〈요요현상〉 (감독 고두현)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43 〈요요현상〉
1월 27일 오늘의 큐 💡
 Q. 추억여행... 떠나실래요?  🪀

님, 오늘의 인디즈 큐 제목에서 아련함...☆을 느끼셨나요? 오늘은 잠깐 추억여행을 떠나보려고 해요🍂 이제부터 님의 추억을 자극할 아련한 만화들을 좀 말해볼게요. '이상한 나라의 폴', '마법전사 미르가온', '신비 아파트' ... 혹시 님의 추억, 조금 움찔했나요?' 음...아닌데요☹️'라고 하셔도 괜찮아요. 그래도 '요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이 만화영화들의 공통점! 바로 요요가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캐릭터가 그려진 요요, 반짝반짝 빛이 나던 요요, 어둠 속에서도 화려한 야광 요요 등등... 어린 시절 추억의 아이템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요요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 영화 <요요현상>의 주인공들은 모두 이십여년 동안 요요 실력을 갈고 닦아온 프로-요요인입니다. 요요가 그저 '추억의 장난감'으로 밀려나는 지금, 이들은 사랑하는 요요를 손에 쥐고 취미와 현실이라는 명제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그리고 함께 만나보면 좋을 영화가 있죠. 추억의 게임 '일랜시아'를 살리기 위한 여정을 담은 <내언니전지현과 나>! 두 영화의 주인공들이 함께 한 콜라보 인디토크 현장도 소개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현실 아니면 꿈, 성공 아니면 실패로 나누어지진 않는 것 같아요. 우리 삶엔 흑과 백 뿐만 아니라 '수많은 회색의 선택지'들이 존재합니다. 요요현상을 보고 난 뒤 인디즈는 또 다른 선택지를 상상했어요. 이옥섭, 구교환 감독의 <걸스 온 탑>은 또 하나의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걸스 온 탑> 단평과 관람 링크를 함께 보내드릴게요. 오늘 님의 추억이 조금 말랑말랑해지길 바랄게요💚

〈요요현상〉
꿈과 현실 그 사이에 서 있는 모두를 응원해!
 
얼마 전 친한 선배와 그런 대화를 나눴다. 우리 몇 년 후에는 “그래, 우리가 영화를 할 때도 있었지”하고 회상이나 하는 거 아니냐고. 가벼운 농담처럼 튀어나온 말이지만 둘 다 마냥 웃지는 못했다. 그리고 〈요요현상〉을 봤다. 우스꽝스러운 팀 이름에도, 현란한 요요 기술에도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요요를 툭 치면 끈은 풀리고 요요는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다. 내가 아는 요요는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이 요요에 땀과 노력과 시간을 바친 이들이 있다. 이들의 요요 기술은 마치 서커스를 보는 듯하다. 그 매력은 가히 삶을 흔들어 놓을 만하다. 요요로 에든버러에 가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어린 시절 요요를 쥐어본 이들은 상상이나 해봤을까.

좋아하는 마음은 점점 커지고 그게 주체가 안 될 때, 우리는 꿈을 꾼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던 팀 ‘요요현상’도 각자의 길을 나선다. 계속 요요 공연을 하는 사람, 새로운 길을 찾은 사람, 자신만의 요요를 만드는 사람, 현실과 취미 사이의 균형을 찾은 사람, 현실을 찾아 떠난 사람. 〈요요현상〉 은 앞선 질문에 대한 5명의 제각기 다른 선택을 보여준다. 이들의 선택엔 성공과 실패를 논할 수 없다. 인생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꿈을 선택한 이들이 현실을 택한 이들을 비난할 수도 없고 그 반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각자의 선택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이런 고민을 해본 이들이라면 5명의 모든 선택을 이해하고 공감했을 것이다.

꿈과 현실 그 어드메 서 있는 20대 중반이라는 나이엔 생각이 많아진다. 주변 사람들의 다그침에 마음이 불편해지고 함께 하던 이들 하나둘 선택을 하고 나아가는 걸 보자니 조급함이 밀려온다. 누군가의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 보면 고민의 고민은 꼬리를 물고 평생 풀리지 않을 단단한 매듭이 지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매듭을 푸는 일은 결국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나는 아주 다른 길을 용기 있게 선택한 선배를, 당장은 현실을 택했지만 다시 돌아올 기회를 기다리는 옛 동료를, 학교를 자퇴하고 유학을 준비한다던 친구를, 아직은 포기할 수 없는 나를, 그리고 여전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인디즈 15기 이호진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 적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랜시아와 요요, 이들에겐 현재진행형! <요요현상> X <내언니전지현과 나> 콜라보 인디토크 현장을 소개합니다. 이 자리는 두 영화의 감독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도 함께 참여해서 더욱 특별했는데요. 웬만한 '덕후'라면 모두 공감할 "일과 덕질, 덕질과 일" 사이의 고민... '20년 찐덕후'들의 대화에서 나름의 해법을 찾을지도 몰라요. 무엇보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해본 적이 있다면 네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좋아하는 일에 대한 질문이 되게 많은데요. 제가 20년 이상 취미를 이어온 사람으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좋아하는 건 반드시 꼭 쥐고 놓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시간을 하더라도 그걸 계속 쥐고 있으면, 내 삶에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 순간들이 올 때 되게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질문 주신 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꼭 쥐고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곁에 두는 용기 💚

〈요요현상〉 의 다섯 가지 경우의 수에 더해보는 
〈걸스 온 탑〉

〈요요현상〉을 보다가 잠시 울고 싶은 얼굴이 되었다. 내게도 요요 같은 존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너무 좋아했던 것. 그렇지만 특출나게 잘하는 건 또 아닌 것 같은 것. 직업으로 삼기에 터무니없을 것 같은 것. 결국 그만뒀지만, 자꾸 아른거려 주변부를 맴돌게 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대리만족이라는 욕망을 투영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은연중에 〈요요현상〉의 다섯 친구가 모여 에든버러에서 공연을 하는 마법 같고 억지스러운 엔딩 장면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할리우드식 해피엔딩 관습을 따르는 극 영화가 아닌, 오랜 시간을 축적해 온 다큐멘터리다. 현실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요요현상〉 은 같은 시기에 같은 걸 좋아한 다섯 명의 축이 어떻게 조금씩 비틀어지는지 보여준다. 시간이 갈수록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각기 다른 삶을 다섯 번 살아보는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관한 다섯 가지 대답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걸스 온 탑탑〉 은 여섯 번째 삶, 여섯 번째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걸스 온 탑〉 의 우희(천우희)는 선인장과 이별하고 돌아오는 길에 주영(이주영)을 찾아간다. 작고 귀여운 크기일 때 데려온 우희의 선인장은 무럭무럭 자라 천장에 닿을 정도로 성장한다. 우희는 커다란 선인장에겐 역부족인 6평짜리 천장 낮은 집에 산다. 게다가 매일 선인장과 함께 있어 주거나, 선인장을 안아줄 수도 없다. 우희는 선인장을 너무 사랑하니까 보내주기로 한다. 주영은 선인장과 이별 후 슬퍼하는 우희를 가만히 보다가 말한다. “찾아오자.” “선인장이 포옹이 필요하대? 곁에만 있어 주면 되는 거 아니야?” 〈걸스 온 탑〉이 제시하는 여섯 번째 경우의 수는 이것이다.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감수할 정도의 애정은 아니더라도 계속 곁에 두고 가끔 들여다보는 것. 
〈요요현상〉과 〈걸스 온 탑〉은 취미와 특기, 돈이 되는 일과 돈이 되지 않는 일, 성취와 포기 같은 편리한 흑백논리 뒤에 가려진 무수한 회색의 선택지를 알려주는 영화다.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처럼 보는 이에게도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해 본 시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가끔은 그렇게 순수한 열정을 가졌을 때가 나의 생애주기 중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왠지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긴다. 

인디즈 15기 이주헤
💡 환상의 복식조! 이옥섭, 구교환 감독의 <걸스 온 탑>은 유튜브 '[2X9HD]'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영상을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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