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짧은 문장으로 가장 긴 여운을 주는 詩! 시는 ‘영혼의 비타민’이자 ‘마음을 울리는 악기’입니다. 영감의 원천, 아이디어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눈 밝은 사람은 시에서 ‘생각의 창’을 발견합니다. 고두현 시인이 매주 금요일 아침 ‘고두현의 아침 시편’을 배달합니다.      고두현 시인 (kdh@hankyung.com)

       늦은 인사

                             전윤호


그 바닷가에서 당신은

버스를 탔겠지

싸우다 지친 여름이 푸르스름한 새벽

내가 잠든 사이

분홍 가방 끌고

 

동해와 설악산 사이

외줄기 길은 길기도 해

다시는 만날 수 없었네

 

자고 나면 귀에서 모래가 나오고

버스만 타면 멀미를 했지

아무리 토해도 멈추지 않고

정신없이 끌려가던 날들

 

가는 사람은 가는 사정이 있고

남는 사람은 남는 형편이 있네

더 이상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는 나이

 

잘 가 엄마

아지랑이 하늘하늘 오르는 봄

이제야 미움 없이

인사를 보내


 

  관련 스토리를 자세히 보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오늘은 좀 특별한 시편을 전합니다. 강원 정선 출신의 전윤호(아명 전윤종) 시인이 어릴 때 떠난 생모 장명화 씨를 애타게 찾는 사연입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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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시인 :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등 출간. 유심작품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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