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탐험지: 의자의 세계

⛰️오늘의 탐험지: 의자의 세계

나는 항상 의자를 좋아해왔다. 사람과 같이 팔과 다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

유독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무심코 앉아있는 많은 의자들이 사실은 디자인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알게 되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최초엔 권력을 상징하던 의자가 모더니즘 건축을 거쳐 산업화되고 대중화되었어요. 건축가들이 가진 공간에 대한 철학을 의자에 압축하곤 했거든요.

화가들은 종종 그림 속에 의자를 그려넣기도 했어요. 의자는 그림에서 사람을 대신하곤 했죠. 호크니는 의자가 사람과 같이 팔과 다리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예술과 문화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의자의 세계, 같이 한번 살펴볼까요?

이 의자, 어디서 봤는데? 🤔

미드센츄리 모던이 유행하면서 모더니즘 건축가들의 의자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죠. 카페나 식당에서 흔히 봤던 의자도 오리지널 디자인을 알고 나면 새롭게 보일 거예요. 어디서 많이 본 의자라고 생각된다면, 오늘 그 디자인의 주인을 찾아볼게요!

임스 쉘 체어

👨‍🎨 디자이너 임스 부부

🚩 어디서 볼 수 있나? 비트라 (링크)

핫한 공간에서 자 봤을 거예요. 알록달록한 컬러의 플라스틱 체어. 임스 부부가 만든 의자 중 하나죠. 사실 이 의자는 유리섬유로 처음 만들어졌는데요. 시트와 등받이가 일체형인 의자를 저렴하게 대량생산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었어요. 튼튼하고, 실용적이고, 가벼운 의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죠. 하지만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소재가 플라스틱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현재는 플라스틱과 유리섬유 의자가 모두 제작되고 있어요.

에그 체어

👨‍🎨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

🚩 어디서 볼 수 있나? 프리츠한센 (링크)

비싸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이 라운지 체어도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날 거예요. 영화에도 자주 출연하고요. 실제 가격이 2천만 원에 달하는 '에그 체어'는 덴마크 건축가 아르네 야콥센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호텔을 건축하며 로비에 어울리는 1인 체어로 디자인되었어요. 자연스럽게 감싸 안는 등받이가 앉아있는 사람에게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사해줘요.

스탠다드 체어

👨‍🎨 디자이너 장 프루베

🚩 어디서 볼 수 있나? 비트라 (링크)

"학교 의자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면 정답입니다. 스탠다드 체어는 프랑스 건축가 장 프루베가 학교나 공공기관 등에 들어가는 대량생산 의자로 디자인했어요. 의자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기능적인 디자인을 담았는데요. 앞다리보다 뒷다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더 크기에, 뒷다리의 프레임을 두껍게 만든 것이죠. 이 단순한 발견은 이후 많은 가구와 건축 구조에 적용되어 왔어요!

의자가 놓인 그림 🖼️

의자라는 오브제는 화가에도 매력적인 매체였어요. 앞서 소개한 것처럼 많은 화가들이 의자를 그려 감정을 대신 표현하기도 했죠. 누군가 앉아있지 않아도 많은 의미를 담아내는 의자 그림 몇 점을 소개합니다.

존 레지스터 John Register

🖌️ TITLE Waiting Room for the Beyond

덩그러니 놓인 의자가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을 줍니다. 에드워드 호퍼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존 레지스터의 의자 시리즈. 빈 공간과 여백이 주는 효과를 극대화한 미국의 미니멀리즘 화가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 TITLE Van Gogh's Chair / Gauguin's Chair

자화상으로도 잘 알려진 반 고흐는 의자 그림 역시 유명하죠. 고흐는 비슷한 시기에 자신의 의자와 고갱의 의자를 그렸는데요. 두 사람의 성격이 잘 드러나 마치 초상화처럼 의자가 사람과 감정을 잘 표현해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

🖌️ TITLE Number One Chair / A Picture of Two Chairs

어쩌면 가장 '트렌디한' 화가 호크니. 반 고흐를 존경해 의자 그림을 몇 번이나 오마주하기도 했는데요. 호크니의 다양한 실험과 시도는 과거의 예술가에 대한 오마주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의자의 세계_인풋 리스트 📋

의자의 세계에서 저에게 지식이나 영감을 가져다주는 인풋 리스트를 모아봤어요.

📙 BOOK 비트라, The Lucky Plucky Chairs

비트라(VITRA) 디자인 뮤지엄에서 만든 이 책은 의자를 주제로 한 그림책이에요.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와 일러스트가 함께 있죠. 토네트 체어 No.14의 모험(?)을 담았는데요. 뿐만 아니라 근대 가장 유명한 의자 21가지를 소개하고 있어요. 모두 비트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체어입니다. (링크)

🎟️ EXHIBITION 프리츠한센 전시, <영원한 아름다움>

비트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오리지널 가구를 만나볼 수 있는 덴마크 브랜드, 프리츠한센은 현재 150주년 기념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요. 문화역284에서 12월 11일까지 진행되는데요. <영원한 아름다움>이라는 타이틀로, 에그 체어나 앤트 체어 등 유명한 디자인을 한국 전통 공예와 함께 재해석했습니다. (링크)

🚩 PLACE 시디즈 플래그십스토어

시디즈는 지난 7월, 논현 가구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어요. 일반 가구 매장과 달리 스테인리스 소재가 돋보이는 공간에 오로지 의자를 체험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데요. 밖에서 바라보면 2층 외부 창문으로 보이는 블루 커튼과 의자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에요. 지금은 '책바'와 협업해, 책과 술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링크)

📺 YOUTUBE 영화 속 빌런의 의자

의자를 돌리면 모습을 드러내는 빌런의 이미지, 어쩐지 영화에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영화 속 악당은 어떤 의자에 앉았을까?>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영화에 등장한 빌런의 의자를 골라 소개합니다. 연출의 측면에서 그 의자의 어떤 점이 빌런에게 어울리는지도 분석해줘요. 이를테면 마치 뿔처럼 보이는 등받이의 형태가 빌런의 사악함을 강조한다든지요! (링크)

열한 번째 스티커까지 모았어요!

다음 호는 또 다른 탐험지(주제)에서 새로운 인풋을 찾아올게요.

+ 아웃풋에 관한 이야기 +

인풋탐험대 뉴스레터가 BE.LETTER에 소개됐어요! 덕분에 순식간에 신규 구독자분들이 늘어나 신기했는데요. 그만큼 첫 레터에 실망하지 않을까 부담이 되는 호기도 했답니다. 처음 합류한 탐험대원 여러분들의 소감은 어떤가요? 👀 여기에 첫 의견을 남겨주시면 다음 레터에서 답장할게요.

스티비의 크리에이터 트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마침 제가 한 ✏️ 서면 인터뷰가 업데이트되어 공유해봅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는지 읽어보실 수 있어요. 개인 공간이 아닌 곳에 제 얘기를 실을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회사 얘기도 조금 해볼게요. 요즘 회사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여러 양식의 디자인을 리뉴얼하기도 했고요. 고객이 마주하는 여러 단계에 맞추어 제공할 수 있는 가이드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션(온라인)과 리플렛(오프라인)을 통해서 가이드를 제작하고 있어요. 그동안 모아두었던 종이 리플렛들이 많은 도움이 됐답니다! 전시, 페어, 팝업스토어 등등에서 욕심껏 모아온 종이들이 다행히 이번 기회에 쓸모를 발휘했어요. 평소 틈틈이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요. 영감(!)을 받고자 근처 카페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재미있어요. 앞서 배포했던 광고도 드디어 문의를 꽤나 많이 끌어내고 있어 아주 "순항 중"인 요즘입니다.

할 말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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