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번 주는 어땠어?

어디 아픈 곳은 없지? 잘 지내야 해.

 

요즘 외출할 때 준비 시간이 늘었어. 어떤 날은 완전한 봄이었다가, 어떤 날은 약간 쌀쌀하고, 두껍게 입으면 덥고, 얇게 입으면 아침저녁으로 춥고 말이야. 집을 나서기 전에 알맞은 옷을 고르는 게 일이야. 재밌기도 한데 그러다가 약속 시간을 놓치면 그렇게 속이 탈 수가 없어. 앞으로는 다음 날 입을 옷을 정해놓고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아.

 

나는 지난주에 가족들이랑 모여서 저녁을 먹었어. 각자 할 일이 바쁘다 보니 저녁을 다 함께 먹는 날이 언젠가부터 줄어들더니, 이제는 시간을 맞춰서 먹으러 모여야 하는 시간이 되었어. 가끔씩 있는 시간이 되면서 가장 변한 점은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주제가 좀 바뀌었다는 거야.

 

매일 붙어 있을 때는 오늘 있었던 일이나 친구 얘기, 심지어는 TV에서 본 드라마 얘기와 같이 소소한 이야기들을 주로 했었는데 이제는 서로 궁금한 점이 많아져서 그런지 요즘 어떤 일이 있는지, 최근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앞으로 계획은 있는지 같은 것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아.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질문하는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따뜻해지곤 해.


이렇게 보면 우리가 어릴 적에 어른들의 대화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 어른이 돼서 자주 보지 못하니까 서로에게 하는 질문에서 애정이 묻어나는 걸 어렴풋이 느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

가족들뿐만 아니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 만나고 나면 항상 다짐하게 되는 것이 있어. 행복해야겠다는 것.

 

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라 평소에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짐이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일일 때도, 괜한 걱정일 때도 있거든. 그럴 때는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나의 고민들을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아져. 대신 그런 시기에는 나를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게 돼. 꼭 말로 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들이 있잖아. 애정 어린 말들을 듣다 보면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아도 나에게 닿는 응원들이 있어. 그런 마음들은 자연스럽게 나에게 행복해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줘.

 

이 시를 보면 나에게 그런 사람들에게 집중하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지나가는 고민, 걱정들은 좀 외면하면서 자신에게 소중하고 행복한 것들에 집중하라고 말이야. 날씨 탓, 동무 탓, 월급 탓을 하면서 다른 것들은 볼 여유가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라고 말이야.

 

때때로 ‘탓’라는 말은 ‘덕분에’라는 말보다 크게 와닿을 때가 있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 덕분에 행복하다는 말과 사랑하는 사람 탓에 행복해야 한다는 말은 느낌이 많이 다르잖아. 책임이 부여된 행복은 우리를 움직이는 큰 동력이 되나 봐.

 

나는 내가 탓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누가 준 마음탓에, 누군가 해 준 말 탓에, 언젠가 본 표정 탓에.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니까 행복해야 한다는 아이러니한 문장을 생각해.

 

너는 무엇을 탓하고 싶어? 만일 없어도 괜찮아. 지금부터 만들어가도 좋아.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날씨가 좋으면 좋은 탓에, 흐리면 흐린 탓에 행복해야 한다고 탓할 수 있거든.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네 이야기도 궁금하니까 꼭 들려줘.


그럼 이만 줄일게.

안녕.

추신.

내 모든 사랑을 담아 보낼게 🎵


리에이크
ryric@rya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