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문화재단) 2023 화성 in 서재「주간 북레터」- 매주 목요일, 화성시립도서관에서 전하는 책편지
Vol. 116. (2023.06.08.)
독서 전문가의 책 추천(아동) - 조원경 어린이책 연구자

빛과 꿈을 찾아 걷는 우리

  요즘은 학교에서 운동회를 벌이거나 나들이, 체험 학습들로 이동하는 어린이들 모습을 자주 본다. 지난 몇 해 갇혀 지낸 답답함이 이 즐거운 분주함으로 해소되면 좋겠다. 앞으로 또 다른 사회 재난이 닥친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보호될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여러 자리에서 소망을 품고 빛을 향해 걷는 어린이들을 찾아 본다.

 

  다음 작품에서 열세 살 어린이 넷은 우연히, 어쩌면 ‘운 나쁘게’ 걷기 클럽에 가입한다. 성격도 걱정도 제각기인 어린이들이 운동장과 호수 둘레를 함께 걸으며 닫았던 마음을 조금씩 연다. 함께 걷는 벗들 덕분에 관계 만들기에 성공한 이들은 당당하고 예쁘게 성장하며 위로를 나눈다. 무겁지 않은 서술이 감사하다.

열세 살의 걷기 클럽

김혜정 지음 | 김연제 그림 | 사계절 | 2023

  작품 속 소재들이 매우 산뜻하다. 주인공 윤서가 걷기 클럽 소개 글을 적는 모습부터 재밌다. 어렵게 첫 글을 쓰고 나면 그다음 쓸 내용이 이어지고, 어떻게든 발전시킬 방안이 찾아진다. 바로 글쓰기 기본이다. ‘학교의 보물’로 표현되는 도서관도 반갑다. 한 팀이 된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만나며 자신을 돌아본다. 담담한 문장들 속에 아이들 성장이 들었다.

 

  주인공 윤서가 친구의 가정 폭력 문제 관련해 품었던 자책감이 담백하게 보듬어진다. 갑상선 암 수술을 받은 엄마의 한숨이 되어 속상하던 윤서 상황도 걷기 클럽 친구들 덕에 어루만져진다. “대신 너는 공부 잘하잖아.”라는 친구 말에 재희는 이런 지적을 한다. “나한테는 꼭 ‘대신’이 붙어. 대신은 흠이 있는 걸 숨길 때 하는 말이잖아.” 정말 왜 우리는 ‘대신’ 같은 비겁한 말을 쓰는 걸까.

 

  학원의 한 친구를 좋아하는 재희에겐 고민이 많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왜 행복하지만은 않을까. 내 마음 안에 누군가 들어오면…” 고백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니 극복해야 한다. 이들은 걷기 힘들어하는 친구의 등을 손가락 하나로 밀며 힘을 준다. 별것 아닌 도움으로 사람 살리기도 가능하다며 서로 위로, 격려한다.

 

  누가 앞서는지 중요하지 않고 그저 ‘함께’가 중요한 걷기 클럽 안에서 아이들은 친구가 된다. 힘들었던 각자의 응어리도 서서히 녹여낸다. 성격도 말투도 고민도 다 다른 이들은 뛰면 반칙인 걷기 세계에서 뒤처진 친구를 당연히 기다리며 자기만의 속도를 깨닫는다. 이들은 마라톤 걷기 대회까지 참여하며 ‘마지막 어린이 시절’을 산다. 열네 살을 궁금해하게 된 이들이 대견하고 예쁘고 믿음직하다.

어둠을 걷는 아이들

크리스티나 순토르밧 지음 | 책읽는곰 | 2022

  여기 아이들 분위기와 서사는 매우 다르다. 무겁고 어두운 상황 속에서 처절하게 걷는다. 가난과 부, 어둠과 빛, 도망과 추격, 이 극단의 상황에 절망한 아이들이 해방구를 찾아 어둠 속을 걷는다. 원래 빛이 충만했던 도시 ‘차타나’는 대화재로 모든 것이 사라진 후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총독이 통제하는 이곳에서는 전구 같은 ‘오브’로 빛을 쓰는데 가장 밝은 빛인 황금색 오브는 상류층만 사용한다. 가난하고 병든 하층민들은 어두운 보라색 오브를 쓰면서 엄격한 규칙 속에 총독에게 순종해야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어린이는 세 명이다. ‘퐁’은 가장 암담한 장소인 교도소에서 태어나 그곳에 묶여 살다 자유를 찾아 탈출한다. 퐁의 탈출 후 친구 ‘솜킷’도 교도소를 벗어나 시민 저항 공동체에 들어간다. 한편 교도소장의 딸인 ‘녹’은 퐁의 탈옥으로 추락한 가족의 명예를 되찾고자 집요하게 퐁을 뒤쫓는다. 퐁과는 반대 입장에서 자신의 정의를 구한다. 법과 정의의 차이는 무얼까,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어떻게 마련될까.

 

  총독의 규칙을 어겨야만 생존 가능한 퐁과 솜킷, 그리고 강 반대편에 사는 피억압 계층이 거리 행진을 준비한다. 인간이면 강 어느 쪽에 살든 존중되어야 한다고, 더 이상의 핍박은 거부한다며 거리로 나간다. 억눌리고 멸시받는 이들이 빛을 되찾아 평등하게 퍼뜨리려는 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 압제와 시민 불복종에 관한 중요한 주제들을 엮으면서 희망과 용기, 연민의 힘까지 줄기차게 담아내는 작품이다.

 

  사라진 빛, 등급이 정해져 통제되는 빛, 그리고 자신이 갖고 싶은 빛, 이런 ‘빛’들을 이야기한다. 2021년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인 이 작품의 물리적 배경은 태국이다. 황량한 교도소와 평화로운 사원, 도시의 화려한 빛 시장 등 풍성하고 특별한 장소들이 섬세하게 표현된다. 제도화된 특권과 억압, 출생지별 계급화에 행동으로 저항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읽으며 사회 규칙과 정의를 다시 생각한다. 차타나 도시의 어둠이 뚫리고 빛나는 날이 오리라.

도서관 소식
  • 제13회 <화성 뱃놀이 축제> 개최  

  희망 넘치는 화성, 함께 즐기는 바다! <화성 뱃놀이 축제>가 오는 6월 9일부터 개최됩니다. 축제에 방문하셔서 화성시립도서관 부스를 찾아보시는 것도 잊지마세요~
  - 운영기간: 6월 9일(금) ~ 6월 11일(일)
  - 운영장소: 화성시 전곡항 및 제부도 일원
  - 문의사항: 070-8880-0109 (제13회 화성 뱃놀이 축제 운영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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