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동물권 뉴스레터
2024.03.06 | Vol.70
수요일 아침, 띵캣과 함께 하는 고양이 생각!
안녕하세요, 길고양이 & 동물권 뉴스레터 '띵캣'입니다.

이번주는 캣스토리를 보내드려요. 첫 꼭지는 반려동물 입양을 생각하는 예비 반려인들을 위한 , 두 번째 꼭지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슬픈 소식을 마주하고 읽어내는 것만으로 일으킬 수 있는 변화를 고민하는 글이에요. 곧 다가올 총선에서 동물 복지 관련한 공약에 대한 소식도 살짝 더했으니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니 캣뉴스에서는 지난 레터에서 다루었던 재개발과 길고양이, 그리고 새로 나온 도서 <프랭키> 기사를 준비했어요.   

사지 말고 입양, 어떻게 하는 건데요?
글. 에디터 현

집으로 입양센터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는중인 병아리(왼쪽)과 참새(오른쪽)의 모습 (출처: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동료와 반려묘를 주제로 이야기를 했어요. 우당탕탕 우리집 고양이 넷의 이야기를 한참 하다 “반려동물 입양 계획이 있으세요?”라고 물었어요. 동료는 “귀엽고 예쁘지만, 책임감이 무서워서 고민이에요. 저도 좋아하지만 아내도 좋아하거든요. 종종 근처 펫샵을 지나가다보면 구경해요.”라고 답했어요.


평소 동물권 주제를 수면위로 올려 이야기하는 편은 아닌데, 그날은 조심스럽고 작은 목소리로 “펫샵에선... 사면 안 돼요.”라는 한마디를 입 밖으로 내었습니다. 동료는 알지만 다른 방법이 있냐는 얼굴로 되물었어요.

“그러면... 입양 어떻게(어디서) 해요?”


부끄럽게도 이 질문에 대해 얼버무리며 답을 명확히 하지 못했어요. 반려묘 넷을 입양해 4년이나 키우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사지말고입양하세요 라는 태그를 달지만, 그러게요. 사지 말고 입양하는 방법을 남에게 짧은 문장으로 설명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네이버 검색 '고양이 입양' 결과 화면


네이버에 ‘고양이 입양’이라고 검색해봤어요. 분명 ‘분양’이 아닌 ‘입양’으로 검색했음에도 펫샵 광고가 한가득 나와요. 펫샵 사이트, 펫샵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 블로그 홍보 글. 마찬가지로 펫샵에서 운영하는 것 같은 네이버 카페의 ‘거래 중’ 심지어 ‘택배 거래’ 태깅이 되어있는 게시글까지. 내 위치기반의 보호소는 펫샵과 섞여서 어디가 보호소고 어디가 펫샵인지 알기 어렵고, 동물권 단체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입양 게시판이 수많은 펫샵 광고 사이에 밋밋하게 끼어있어요. 사지 않는 방법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 만합니다.

반려묘 입양은 어떻게 이루어질까?🧐🐺ㅣ수의사가 답해주는 만초의 법칙✅:고양이 입양 방법 (출처: YouTube@어바웃펫)


알고는있지만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던 반려묘 입양 방법은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주로 보호소나 동물권 단체, 지역 기반 단체, 개인 구조자에게서 입양하는 방법이 있고, 직접 구조해서 입양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직접 구조 방법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름의 입양 절차를 거쳐야 해요. 입양 과정은 각 보호소나 구조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은 반려동물 입양 교육을 받아야 하고, 최종 단계는 ‘입양 신청서(계약서)’ 작성하는 것이에요. 이 절차를 통해 입양자의 책임감과 반려동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요.

고양이 입양 계약서 내용 중 일부 (출처: 카라)


앞서 말씀드린 지역 보호소(한국동물구조협회), 카라, 개인 구조자 입양 활동이 활발한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네이버 카페의 입양 계약서를 살펴봤어요.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입양자의 상황 변화(결혼 등으로 가족 구성의 변화, 유학/취업 등의 환경의 변화)에 대비하여 입양 후의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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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나 개인 구조자는 적합한 입양 신청자를 선별하는 것이 그들의 중요한 ‘일’이기도 해요. 학대를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거든요. 안타깝게도 학대자에게 입양된 고양이는 장애를 판정 받게되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잃었습니다. 좋은 입양처를 고르는데에 있어 진실된 입양 신청서(계약서)가 중요한 이유에요.

카라 더봄센터의 모습 (출처: 동물권행동 카라)


구매보다 어려운 반려동물 입양 방법.

누군가는 이렇게 어려울 일이냐고 불평 할 수 있지만 한 번 버림 받았거나 길에서 더 이상 살기 힘든 동물들이기에 어려워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새로운 가족을 만나 평생 행복한 삶을 보낼 수 있는 기회잖아요. 


이제 누군가 제게 ‘반려동물 사지 않고 입양은 어떻게 하는 건데요?’라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할 거예요.

“지역이나 동물단체 보호소에서요. 개인 구조자도 있어요. 입양 신청서 내용도 미리 보시면 좋아요. 사이트나 SNS 알려드릴게요!”라고요.

나를 슬프게 하는 것
글. 에디터 쏭
가끔은 띵캣을 만들어 가는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무거운 소식과 마주해야 할 때가 그렇습니다. 에디터 현이 위에서 언급한 여러 기사에서 보듯, 여전히 악의를 가지고 동물을 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고양이와 관련한 기사들을 확인할 때마다 함께 나오는 학대 관련 뉴스가 눈을 질끈 감게 만듭니다. 이런 이야기를 그만 보고 싶고, 고양이를 비롯한 귀여운 동물들 사진과 영상을 보는 평안한 생활에 빠져 살고 싶습니다.

지난 1일, 완도읍 시가지에서 고양이 32마리가 폐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되었는데요. 지난달 19일부터 이곳에서 폐사한 길고양이는 총 40마리에 이릅니다. 평소 사료를 챙겨주던 한 주민은 쓰러진 고양이들에게 하반신 마비와 구토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체가 발견되기 전날 고양이 급식소가 훼손되어 있고, 죽은 고양이가 줄에 묶여져 있었다고 해요. 정황을 미루어봤을 때 독극물 등으로 인한 폐사 원인이 지목됩니다. 현재 경찰은 탐문 조사와 CCTV 분석을 진행하며, 고양이 사체 감정 의뢰를 맡긴 상태입니다. 

보고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렇기에 그만둘 수 없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동물들의 삶의 모습이 어떤지 전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옳지 않은 일에 함께 분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회에는 감시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나쁜 의도는 힘을 잃습니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그것이 틀리지 않고, 자신의 권리라고 말할지라도 타인이 쳐다보는 앞에서 그 행위를 하지는 못해요. 지켜보는 것만으로 지켜낼 수 있고, 힘을 보탤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동물보호단체의 이야기와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동물 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기 어렵고, 당위를 주장하기 힘들 테니까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총선을 한 달 여 앞두고 국회에서 동물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처음으로 동물 관련 공약을 선보인 거예요. 주요 골자는 동물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물 복지입니다. 민주당은 이러한 정책들의 이행을 위해 ‘동물복지기본법’을 제정하고 민법을 개정하겠다고 해요. 현재 인간의 재산으로 구분되는 동물의 법적 지위를 생명체로 바꾼다는 것인데요. 그외에도 펫숍을 막기 위한 방안을 촉구하는 등의 제안들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좋은 논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곧 총선입니다. 많은 약속이 있을 것이고, 그 안에는 동물과 관련한 공약들도 있어요. 공약은 그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의 반영입니다. 투표권을 행사하는 시민의 대변자가 많은 지지를 받을 테니까요. 비인간 동물의 권익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수록 실질적인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을 함께 바꾸어 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재개발에 신음하는 길냥이들 "가이드 필요"
이데일리 | 박지애 기자
부동산 시장 한파에 많은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도심 한 켠에선 더 짙어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길 고양이들 입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해 주택 공급이 확연하게 줄어들자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전국적으로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  동물 단체와 ‘케어테이커’들의 재개발 현장에서의 동물 구호 과정을 들여다 보면 길 고양이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보기 불편하고 고단합니다. 우리가 살 곳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다른 종의 터전과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과연 정당한 걸까요? ...더보기

[신간] 말하는 고양이와 우울한 남자의 기묘한 우정 ... '프랭키'

연합뉴스 | 김용래 기자

프랭키는 쓰레기 언덕에 사는 길고양이다. 다른 길고양이와 다른 게 하나 있다면 바로 인간의 말을 할 줄 안다는 것.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마음먹고 모든 준비를 마친 인간 남자 리하르트 골드를 우연히 방해하게 된 프랭키는 그 길로 아예 골드의 집에 눌러살게 된다. ...우울한 골드에게 인생에도 해피엔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프랭키는 파란만장한 도전에 나선다. 그리고 존재 이유를 상실했던 골드는 어느새 프랭키가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됐다는 걸 깨닫는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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