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사용해보셨나요? 구글이 새로 발표한 바드(Bard)는요? 아직 알파고 충격도 가시지 않았는데 더 엄청난 것들이 몰려오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존의 충격은 주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거라는 우려였습니다. 사람보다 더 자연스러운 언어를 구사하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해대는 챗GPT를 보면 이제 인공지능의 문제가 단순히 일자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밀려옵니다.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은 "인공지능이 민주주의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합니다. 구 소장은 3가지를 지적합니다.
1. 탈진실 현상을 심화시킨다.
인공지능이 정확하고 뛰어난 답변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어를 높은 확률로 구성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황당한 이야기도 자연스러운 문장과 줄거리로 만들어낸다.
2. 기계에 의한 편견과 차별이 고착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미국에서 채용, 직원 평가, 법원 판결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유색인종과 여성 등 기존에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아온 집단을 구조적으로 차별하는 문제를 일으켰다. 그 근거와 과정을 모르니 개선하기도 어렵다.
3. 위임받지 않는 집단이 거대 권력을 행사한다.
민주주의는 주권자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이 통치한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거대 권력은 민주적인 제도로 선출된 세력이 아니라 정보기술과 거대 플랫폼을 설계하고 소유한 빅테크와 그 설계자들이다.
"이제 민주주의는 시대와 환경에 맞게 재발명되고 새롭게 모색되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기술자들과 입법가들의 과제가 아니라, 자신이 위임하지 않은 기술 권력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통제당하고 있는 시민들 모두의 각성과 토론에서 출발해야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