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리드미컬하게


2022년은 한마디로 아주 정~신이 없던 한 해입니다. 그래서 2023년은 별다른 목표 없이, 새로 일 벌이지 않고 무난히 묵묵히 열심히 살아야지 결심했어요. 돌아보면 회사 욕한 기억밖에 없으니 정말 일만 했나봐요. 그러느라 너무 힘들었으니 2024년은 조금 쉬어가는 한 해로 보내보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인생도 음악도 퐁당퐁당 강약 조절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올해 새해 목표도 엄청 쉬운 걸로만 잡았어요.

친구들하고 한 <올해의 OO>, "칵~~~~ 퉤" 앞에 가린 것은 회사 이름입니다^^  

자 이제부터 (갑자기) 2023년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 자체 점검과 함께 2024년 목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목표도 알려주세요. 목표는 많은 사람들한테 공유하고 이야기해야 더 달성하기 쉬워진대요.

2023년 목표는 이렇게 세 개였네요.

1. 더 적게 사고 적게 쓰고 지독할 만큼 더 오래 쓰기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의 저에게 가장 큰 효용을 준 소비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과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였기에… 그럭저럭 잘 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더 적게 사고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앞으로도 노력하리라 다짐해봅니다.


2. 선택이 가능할 때는 최대한 채식하기

이건 하나도 어렵지 않은 목표였습니다. 날로 먹었죠? 이만큼 할 수 있었던 건 어글리어스-못난이 채소 구독/배송 서비스. 1인 가구에게 조금 버거운 양이지만 기간 설정이 가능해서 괜찮음-와 각종 채식 레시피-특히 ‘해먹는 사람’ 님- 덕분입니다. 하지만 가끔 고기가 땡길 땐 그냥 먹었습니다. 내년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고기 먹는 날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정해 놓을까?


3. 프로젝트 성과 내기-숫자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나름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길게 말하고 싶지가 않네요…

위의 두 개는 적당히 습관이 된 것 같고 아래는 내년에도 해내고 싶은 일이니 셋 다 저에게 흡수된(?) 것으로 치고 함께 새해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내년 목표는 이렇게 잡았어요.

1. 운전 면허 따기

조금 치사하지만 지난 주부터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집에 드러누워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필기 시험 신청을 하고, 양주에 있는… 면허 학원에 등록했어요. 어제는 기능 시험을 100점으로 통과하고(✌️뿌이✌️) 돌아왔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저는 1월 10일에 운전 면허 시험에 합격할 예정이죠. 2024년 목표 중 하나를 1월에 해치운다? 엄청 든든하고 이득일 것 같지 않으신가요. 여러분도 1월 중에 해치울 수 있는 작은 목표 하나를 잡아보세요.


2. 5kg 찌우기

입버릇처럼 염불처럼 “응~ 진짜 살찔 거야~” 해온 게 벌써 몇 년 째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미룰 수 없다. 올해 일만 하느라 3~4kg 정도가 빠졌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심각한 일입니다. 매 끼니마다 포션 버터를 밥에 얹어 먹어라, 빅맥 세트가 살찌는 데 직빵이다 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지만 저는 성인병에 걸리고 싶은 게 아니라 살이 찌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 먹으려고요. 건강하게 살찌는 법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3. 비문학 도서 많이 읽기

밀리의 서재 기준, 올해 들춰만 본 것도 포함해서 221권의 책을 읽었고 248시간 동안 독서를 했습니다. 이중 80% 이상이 소설과 에세이라는 건 슬슬 지루하죠. 내년에는 조금 더 골고루 열심히 읽어보려고 합니다. 더 나은 사람 말고, 얄팍하게나마 더 똑똑한 사람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우선 독서 기록용 다이어리를 샀는데(?) 가끔 내용도 공유할게요!


올해의 마지막 일주일을 미니 방학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그냥 조용히 쉬고 있어요. 물론 갑자기 말벌 아저씨처럼 면허 따러 뛰쳐나가기도 하고 이왕 방구석을 선택한 이상 진짜 겨울방학을 즐기겠다며 <토지>를 때려 읽느라 눈이 아프기도 하지만… 홈파티도 하고 술도 많이 먹었지만… 나름 조용한 거 맞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의 2023년은 길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무난히 묵묵히 열심히 살았다고는 하지만 입 꾹 다물고 속으로 계속 욕했어요. 속으로 울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 이게 바로 스트레스인가?’ 하는 순간도 많았고 일도 사람도 회사도 제 맘 같지 않았습니다. 뭐 앞으로도 평생 이렇겠지만… 유난히 힘들었다는 뜻으로 넘어가주세요.

무엇보다 올해엔 그냥 다 내던지고 도망치고 싶은 때가 많았습니다. 누가 장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맷집이 셉니다”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물론 ‘회복탄력성’이나 ‘끈기’ 같은 사회인의 언어로 바꾸어 말했지만) 2023년엔 너무 처맞은 건지 맷집이 약해져서 조그마한 회초리질도 못 견디는 사람이 된 건지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도 힘든데 바깥 세상도 너무 슬프고 추악해서 더 힘들었나 봅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저는 이렇게 여러분께 마음껏 올해가 X같았다며 연말맞이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버텨냈고 지나왔고 해냈다는 뜻이겠죠. 당연히 이걸 읽고 계신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한 해가 어떤 시간이었든 우리는 그 시간을 넘어왔어요! 그 시간의 어떤 순간들마다 서로 안부도 주고받았고요. 내년이 어떻든 또 다가올 1년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엇박이든 뒷박이든 퐁당퐁당 강약중강약 리드미컬하게 시간을 흘려보내요. 일기이기도 하소연이기도 한 이 레터도 함께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추천합니다😎]
  • 어글리어스(링크), '정고메' 님의 블로그(링크)

어글리어스는 올 한 해 저의 식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준 서비스입니다. 마켓컬리는 매번 사던 품목만 사게 되고, 소포장 품목은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어글리어스는 평소 절대 안 샀을 재료도 먹어보게 되는 재미가 있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저는 대략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문했습니다. 어글리어스 채소박스를 받으면 안에 레시피가 같이 들어 있는데요, 이 레시피가 엄두가 안 날 때는 정고메 님의 블로그에 들어가 검색을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시도했던 레시피는 다 성공이었어요! 내년엔 더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