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크, APR, 데일리앤코 등등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후니입니다.

최근 스타트업 시장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뭘까요? 아마도 NFT, 메타버스, 라이브 커머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조각 투자 등 다양한 비즈니스들이 언급될 것 같은데요.


바로 그 이전 핫했던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코 '미디어 커머스'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블랭크, APR 등으로 대변되던 미디어 커머스 업체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죠.


그 당시 그렇게 자주 언급되던 업체들을 요즘 기사에서 찾아보긴 힘든데요. 최근 블랭크에서 비즈니스 방향성의 피봇팅 기사를 접하면서 궁금해졌습니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대표주자 블랭크가 비즈니스 피봇팅까지 시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지. 주로 미디어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보고자 합니다. 다량의 뇌피셜을 담고 있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  오늘의 에디터 : 후니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
오늘의 이야기
1. 3~4년 전 슈퍼 핫 키워드 '미디어 커머스'
2. 그 잘나가던 블랭크가 피봇팅하는 이유? (feat. APR, 안다르)
3. 그들의 넥스트는?

3~4년 전 슈퍼 핫 키워드 '미디어 커머스'

스타트업에서 일 좀 해보셨다 혹은 항상 신사업에 관심 있다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들어보셨을 미디어 커머스. 그 시장이 생긴지 오래전 일인 것 같지만 불과 4~5년 전 일인데요.


앞서 언급했던 NFT, 메타버스 등의 가상화폐 기반의 기술 신사업 분야 말고 라이브 커머스라는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이 떠오르기 전 가장 핫했던 키워드는 단연코 미디어 커머스 일겁니다.

그 당시 대표적인 히트 아이템은 바로 브랜드 바디럽의 '퓨어썸 샤워기', 블랙몬스터의 '다운펌 키트' 등이 있죠.


지금은 대중화된 제품들이지만 그 당시 녹물 제거를 위해 필터를 장착한 샤워기와 남자들의 뜨는 옆머리를 해결하기 위한 다운펌 키트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샤워기와 다운펌 제품 등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여러 자극적인 콘텐츠들도 함께 큰 관심을 받게 되죠.

그때 그시절 블랙몬스터 모델은 남주혁... (출처 : 블랙몬스터_페이스북)

뷰티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되던 비포/애프터 개념과 다양한 실험 콘텐츠들을 통해서 제품들이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치들을 영상 콘텐츠 소재로서 잘 활용했습니다.


또한, 그 당시 성장 중이었고 효율이 좋았던 페이스북 플랫폼 타겟팅 광고를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마케팅 중심의 세일즈 전략은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게 됩니다. 고성장 시기에도 앞서 언급한 제품들 외에 바디럽의 '마약 배게' 등을 히트 시키고 다양한 브랜드들을 런칭하며 매출을 공고히 해 나가죠.


그 결과 창업 3년 만에 1,000억 달성과 함께 커머스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로도 다양한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생겨났고 퍼포먼스 마케팅과 다양한 클릭률을 높이는 콘텐츠들을 기반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게 됩니다.


그렇게 시장에 진입한 회사들은 현재 블랭크 (바디럽_리빙템), APR (메디큐브,에이프릴스킨_화장품/널디_패션), 데일리엔코 (쿨럭_마사지기), 에이블루 (커블체어_교정의자)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자리 잡게 되죠.

최근 널디의 모델은 태연 (출처 : 널디)
그 잘나가던 블랭크가 피봇팅하는 이유? (feat. APR, 안다르)

빠르게 성장한 만큼 성장통도 큰 법. 그렇게 잘나가던 미디어 커머스 업계에도 여러 큰 악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으로 ‘믿거페' (*믿고 거르는 페이스북 제품)으로 대변되는 극악의 제품 퀄리티 이슈가 그중 하나인데요.


앞서 언급된 초기 진입자들의 경우 이러한 이슈가 터지기 이전 빠르게 성장한 탓에 그러한 이슈를 빠르게 해결 또는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그 당시 특유의 낮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이후 진입한 회사들의 떨어지는 제품 퀄리티로 인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개선되지 않고 바닥을 치게 되죠.


또한, OEM (*계약에 따라 상대방의 상표를 붙인 부품이나 완제품을 제조·공급하는, 일종의 하청부 생산 구조) 활성화로 인해 유사 제품들의 난립과 그것들을 홍보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들 그리고 과장 광고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대두되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렇게 제품적인 이슈들과 과장 광고 이슈로 허덕이던 시기가 어느정도 지나고 결정적인 한방이 그들을 찾아옵니다. 바로 유럽발 빅 테크 프라이버시 정책 규제 강화가 그것이죠.

 

제 개인적으로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의 성공 공식에는 크게 2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퍼포먼스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클릭율 높이는 콘텐츠
  2. 정교한 타겟팅을 기반으로 한 효율을 높이는 퍼포먼스 마케팅 기법


두 가지 요소가 선순환 구조로 매출을 끌어올리죠.

 

2 가지 요소 중 1번은 품질과 과장 광고 이슈로 인해 힘을 잃었고 2번은 강화된 프라이버시 정책 규제로 효율이 떨어져만 가는 이중고를 겪게 된 것입니다.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메타 (구.페이스북) 주가 (출처 : 매일경제)

이러한 지점들로 인해 아마도 블랭크는 앞서 언급된 2가지 요소 중 콘텐츠에 방점을 찍고 해당 기사에서 언급되는 신사업들을 전개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언급된 신사업들이 대부분 콘텐츠와 연관된 부분(*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MCN, 엔터 사업 등)으로 유추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플랫폼적인 변화는 커머스 기업 차원에서 어떻게 할 수 없어도 그동안 쌓인 콘텐츠적인 역량과 대표의 이력으로 봤을 때 자신 있는 측면이 있었을 테니까요.


그에 반해 APR이나 데일리엔코, 에이블루 등과 같은 기업들은 자신들의 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흔히 말하는 존버를 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방향성으로 인해 실제로 APR의 경우 패션 브랜드 널디의 꾸준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메디큐브의 해외 매출 상승으로 블랭크가 주춤한 사이 큰 성장을 해냈죠. (*APR 2021년 매출 2,289억)


결국 그렇게 부진을 이어가던 블랭크가 올해 초 드디어 다양한 신사업들과 돈 안되는 브랜드들을 접고 그동안 추척된 마케팅 역량과 제품 소싱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라시오 모델 (*또다른 말로 애그리게이터_외부의 탄탄한 브랜드 인수를 통한 시너지 및 매출 극대화 모델)로 피봇팅하겠다 선언하게 됩니다.


예상되는 피봇팅 배경에는 실제로 블랭크가 빠르게 성장한 이후 스라시오의 애그리게이터 모델과 유사한 지점들이 있다는 측면이 부각 됐던 것으로 볼 때 자연스러운 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과 앞서 언급한 경쟁사 APR의 성장 히스토리와 광고 대행업이 주력인 에코마케팅이 안다르 인수를 통해 매출 상승을 이뤄낸 측면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유추하게 되는 이유이죠.

그들의 넥스트는 과연?

  애그리게이터 성공 모델 스라시오 (출처 : 스라시오)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은 기존 성공 방식을 고수한다면 정체기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미디어 커머스적인 측면뿐 아니라 해당 아티클에서 보이듯 재무재표적인 해석과 유통적인 측면으로도 유추가 가능하죠.


본질적으로 미디어 커머스들이 운영하고 런칭하는 브랜드들은 그 역사가 길지 않고 소비자들을 그들의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 온 시간이 짧기 때문에 꾸준한 소비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ex) 애플, 슈프림, 나이키 등)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높은 비중의 광고비가 필요하고 재무재표상 광고선전비율은 그 어떤 유사 브랜드 기업들보다 높은 편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한번 구매한 소비자들의 락인이 잘 일어나고 있나?라고 봤을 때 몇 년 동안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광고선전비 비율로 봤을 때 그렇지 않다고 유추할 수 있죠.


결국,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 지점들을 해결하고자 해당 기업들 중 일부는 크게 투 트랙 전략을 실행 중인 것 같습니다.


  1. 아직 프라이버시 정책이 강화되기 이전의 국가로 빠르게 진출하여 기존의 성공 방식을 도입하여 매출 생성 (ex)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2. 자신들의 플랫폼별 타겟팅 광고로 인해 축적된 퍼포먼스 마케팅 데이터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런칭하는 방향


2가지 측면으로 볼 때 퍼포먼스 마케팅 데이터 기반의 커머스 기업이 앞으로 그들이 나아갈 방향으로 보입니다. 콘텐츠의 힘이 사라진 지금 사실상 미디어는 이제 떼야 된다고 생각도 하고요…

위와 별개로 그들이 그동안 런칭해 온 브랜드들의 소비자 재구매를 위한 락인 전략과 소비자들이 공감할 만한 브랜드 스토리 축적에도 힘을 쓰면서 꾸준한 성장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앞서 언급된 회사들과 그 시절 돼지코팩으로 성공했던 미팩토리 등 센세이셔널한 성장을 봤던 저로서는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게 됩니다. 3~4년 뒤에는 조금 더 긍정적인 측면으로 언급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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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후니>의 코멘트
너덜트, 숏박스 등 스케치 코미디을 주력으로 하는 채널들이 요즘 부쩍 주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콩트가 기반인 장르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숏박스 팀의 누구나 겪을만한 상황 속 디테일한 묘사를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정말 일품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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