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자입니다. 이들은 인터넷 망 운용업체를 통해 고화질 동영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죠. 최근 넷플릭스가 급성장하자 인터넷 망의 트래픽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 마치, 혈관에 기름이 낀 것처럼요. 그래서 인터넷 망 회사는 넷플릭스에게 망 운용과 확장에 필요한 ‘망 이용료’를 내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국내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수백억씩 망 이용료를 내고 있죠.

원격 진료는 화상 채팅으로 의사와 환자가 만나 진단하고 처방하는 걸 말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죠. 하지만 원격 진료가 도입되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등장하는 이익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때 한시적으로 허용해봤더니요.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 별다른 부작용도 나오지 않았죠.

오늘은 넷플릭스 vs SK브로드밴드 갈등을 알아봅니다. 

이 주제를 두고, 많은 구독자가 여러 뉴스레터를 통해 봤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스터동에서 다뤄달라고 요청해왔습니다.

본격적으로 이 주제가 이슈화가 된 것은 ‘소송’이었습니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합니다.

넷플릭스는 트래픽을 이유로 인터넷 망 운용·증설 등에 대가인 ‘망 이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확인받는 소송이죠.

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소송이라는 싸움까지 오게 됐을까요?

망 공급자와 넷플릭스는 출석했습니까?

(동시에) 네!

둘이서 꼭 싸워야 합니까. 친하게 지내면 안 돼요?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런데 자꾸 망 공급자 쪽에서 시비를 거니깐 할 수 없습니다. 저희 같은 기업의 역할은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고, 망 공급자는 인터넷을 원활히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한테 인터넷 망 유지까지 책임지라뇨! 이건 책임 전가입니다.

존경하는 배심원 님. 그리고 판사님. 최근 넷플릭스는 엄청난 성장을 해왔습니다. 2018년 3월 넷플릭스의 추정 월 결제 금액은 36억원입니다. 이후, 2020년 3월엔 362억원입니다. 불과 2년 만에 10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LG유플러스와 애플 아이튠즈 등을 통한 결제 금액까지 합치면 넷플릭스는 362억원 이상의 결제 금액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트래픽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소수의 콘텐츠 사업자가 전체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죠. 

그러니깐 트래픽을 많이 차지하든 말든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가만있어 보세요! 지난해 당신 같은 해외 콘텐츠 사업자 5곳에서 전체 트래픽에 67.5%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트래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죠.

반면, 국내 기업들은 망 이용료를 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연간 약 70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을 내고 있죠. 넷플릭스는 이것을 봐도 느끼는게 없어요?

참. 이상하네요. 망 이용료를 왜 우리에게 요구합니까. 더군다나, 이미 돈을 받고 있잖아요. 개인 이용자가 집에서 또는 직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때, 돈 내잖아요. 그건 돈 아닙니까. 스마트폰 통신비를 이용자가 내고 있는데, 스마트폰 제작사에게 통신비를 부담하라는 꼴이네요. 쳇.

그렇게 따지면, 스마트폰 제작사는 스마트폰을 그만 만들어야 합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예를 들어보죠. 모든 사람을 위해 고속도로를 지었습니다. ‘공공재’죠. 그런데 엄청 큰 택배회사가 자신들의 택배 차량으로 고속도로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바로, 당신네처럼요.

그럼, 일반 이용자는 길이 막히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죠. 고속도로는 당신만 위해 존재하는 시설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에, 택배 회사는 고속도로 확장공사나 유지보수 비용에 동참하라는 겁니다. 어차피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하니 말이죠. 

택배 차량이 점령만 안 했어도, 확장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절약해서 우리는 새로운 고속도로도 만들고 편리한 휴게소도 만들 수 있는데 말입니다. 

거참! 말씀 잘하셨습니다. ‘공공재’ 말입니다. 인터넷 망은 그야말로 공공재입니다.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거죠. 바로, ‘망 중립성’이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모든 콘텐츠 사업자가 동등한 입장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죠. 그런데 우리 트래픽이 많다고 해서, 차별을 둔다니요! 인터넷 정신을 위배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당신들은 이미 인터넷 사용료를 받는 마당에 우리에게도 사용료를 받으면요. 이거 이중 청구죠.

존경하는 배심원 님. 그리고 판사님. 잘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망 공급자 말을 들어주면 또 하나의 거대 권력 집단이 생겨납니다. 망 공급자는 영세 업체가 아닙니다. 거대 기업이죠. 만약, 망 사용에 규제한다면, 자신들의 입맛대로 기준을 또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차례는 바로, 여러분일 수도 있죠. 

지금 넷플릭스가 주장하는 ‘망 중립성’은 옛날 말입니다. 최근, 과도한 중립성 요구는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들 하죠. 심지어 해외에서는 망 이용료는 내고 있으면서, 왜 우리나라에서는 못 낸다고 하고 있습니까.

이거 ‘배짱 영업’ 아닙니까. 어차피 돈을 내든 안 내든, 우리 망 공급자는 넷플릭스 트래픽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거죠.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서 내는 망 이용료에 ‘무임승차’ 하지 마세요!

이보세요. 감정적으로 해결하려 마세요. 배심원 여러분. 망 중립성이 훼손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 아시나요?

2018년. 미국에서는 한 이동통신사가 산불 진압 중이던 소방 당국의 인터넷 속도를 늦춘 적 있습니다. 왜냐고요? 데이터 용량을 초과했다고요. 이 때문에 초기 대응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당시, 이동통신사는 더 비싼 요금제 가입을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경제 논리가 한국에서는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망 중립성이 지켜져야 하는 점을 배심원분들께서 유념해주십시오.

그건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미, 망 이용료를 내는 국내 기업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대량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사업자가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공감하죠. 만약, 당신이 망 이용료를 내지 않으면요. 넷플릭스를 보지 않는 일반 인터넷 사용자의 부담이 커질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망 유지 및 확충을 해야 하니 말입니다.

이쯤에서, 증인으로 ‘SK브로드밴드’가 있습니다. 증인을 불러도 되겠습니까?

네. 그렇게 하세요.

(SK브로드밴드가 증인석에 앉는다.)

SK브로드밴드에게 묻습니다. 지금 피해를 보고 있죠?

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넷플릭스 관련 트래픽이 지난해 12월 말 대비 2.3배 늘어났습니다. 

아이고. 힘드시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증설에 약 100억원이 들었습니다. 넷플릭스 때문에요.

잠깐만요!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넷플릭스 때문인데, 왜 한국과 일본 해저 케이블에 돈을 썼습니까.

그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넷플릭스 캐시 서버가 일본에 있기 때문입니다. 

캐시 서버요?

네. 캐시라는 게 한 번 읽은 데이터를 저장했다가, 다시 불러낼 때 곧바로 보내는 겁니다. 그러니깐 미스터동이 네이버 메일을 한 번 열어봤다면, 미스터동 휴대폰에 메일 내용을 저장해두는 겁니다. 그럼, 미스터동이 다시 메일을 열 때, 네이버로 트래픽을 유발시키지 않고요. 미스터동 휴대폰에서 곧바로 메일 내용을 열게 하는 겁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캐시’를 두는 서버를 일본에 두고 있죠. 

아하.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용자가 많이 늘어날수록 일본에 있는 캐시서버 이용이 많아지겠군요. 당연히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망 사용도 늘어나고요.

네. 바로 그겁니다. 

알겠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만 들어가 봐도 좋습니다.

잠깐만요! 판사님. 그리고 배심원 님. 우리도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도 캐시서버를 두는 걸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트래픽은 현저히 줄어들겠죠.

캐시서버 두는 게, 여기서 왜 나오나요? 트래픽은 줄어들겠지만, 인터넷 망을 이용한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인터넷으로 데이터가 옮겨지는 과정 중에 발생한 갈등입니다. 이때,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 사업자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를 고민해보게 됩니다.

이제 배심원의 판단을 들어보죠. 배심원 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전국경제인엽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원격 의료시장은 약 37조 5,000억원입니다. 그리고 이 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죠. 

더군다나 ‘파이터치 연구원’은 원격 의료가 시행되면, 우리나라 GDP가 2조 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합니다. 여기에, 4조 3,000억원의 신규 투자와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죠.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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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내 기업은 원격 진료 시스템을 개발해도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판국입니다. 규제로 둘러싸여, 의료 서비스 관련 기술을 선도적으로 해결해나가지 못하죠.

정리하면요. 원격 진료가 도입되면, 우리 경제에 도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정부의 방침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정부는 원격 진료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있습니다.

지난 석 달간 한시적으로 원격 진료를 허용했는데요. 이때, 약 26만 건의 원격 진료가 이뤄졌습니다. 원격 진료를 받은 환자 80%가 만족했고, 별다른 문제점이 도출되지 않았죠. 

코로나가 역설적이게도 지난 20년간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의료 서비스 시장에 도입 직전까지 끌고 왔습니다.

하지만 원격 진료에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대한의사협회가 나섰습니다. 진료라는 것은 ‘대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제공할 수 있는데요. 화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하죠.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원격 진료에 반대했지만, 대한병원협회는 원격 진료 도입에 공감하는 제스처를 보이죠.

같은 의사 모임인데, 반응이 다른 이유는 주요 회원이 달라서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1차 동네병원이 주요 회원인 데 반해, 대한병원협회는 2, 3차 병원이 회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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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의료를 도입하면, 환자들은 대부분 대형병원으로 몰릴 겁니다. 그럼, 동네 병원은 도산할 게 뻔하죠.

그리고 원격 진료가 현행 문제점으로 불리는 ‘3분 진료’를 크게 변화 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됩니다. ‘3분 진료’가 화상 진료로 플랫폼만 바뀔 뿐이라는 거죠. 오히려 정확한 진단과 모니터링을 하지 못해 의료 질은 하락할 것도 우려됩니다.

결국, 환자에게는 의료 수준 향상 없이 의료비 부담만 커질 수 있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책임 소재’입니다. 원격 진료로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지냐는 겁니다. 현재 대면 진료에서도 의사보다 환자가 불리한데요.

원격 진료로 오진이나 의료사고가 나면, 책임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환자가 처방을 잘 이행하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도 우려되죠.

우선, 국회에서는 전면적 원격 진료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지 주민과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 시행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후, 정부는 전면적 원격 진료를 꿈꾸고 있죠.

원격 진료는 새로운 경제 활로를 열어주고, 의료서비스 확충의 결과를 가져다줄까요. 아니면, 의료 분야에서 경제 논리가 앞서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할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MBC 인터뷰에서 “ 5.18민주운동과 6월항쟁의 이념만큼은 우리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지난 17일 밝혔습니다. 실제, 문 대통령은 2018년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는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