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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세상 모든 콘텐츠! 서울라이터 레터입니다. 님, 카피 지옥에서 돌아온 서울라이터입니다. 한 주만 쉬고 돌아온다더니 어느새 6월이 되었네요. 아무도 안 궁금한 근황부터 알려드리자면 저는 올여름에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가는데요. 짧지만 알찼던 이곳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아꼈던 나 자신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물건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허허허...그래서 텅텅 빈 통장, 지갑과 함께 가벼운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에요. 어차피 이렇게 쓸 거면 그냥 작년부터 돈을 쓸걸.

생각해보니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저마다의 인생에는 일정량의 기쁨과 고난이 정해져 있는 것 같거든요. 오늘이 행복하면 내일이 고단하고, 어제가 힘들면 오늘이 해피하고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행복할 힘이 있을 때 작은 행복을 많이 많이 챙기는 게 남는 장사입니다. 돌아가는 날까지 뉴스레터는 계속 쓰고 싶은데요. 또 한 번 사는 곳을 옮기는 거라 아마도 작년처럼 긴 여름방학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그건 나중 일이고, 오늘 준비한 내용부터 풀어볼게요. 

😘 액셀로 뮤비 안 만드니, 완전 럭키비키잖앙

엑셀을 코딩해 눈 앞에서 움직이는 뮤직비디오를 만든 스포티파이의 <Spreadbeats>
직장인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프로그램, 엑셀! 이걸로 뮤직비디오를 만든 브랜드가 있습니다. 보는 순간 머리가 어질하면서 '와...내가 지금 저 엑셀로 뮤직비디오 안 만들어도 된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생각이 마구 들게 했던 사례인데요.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가 광고 미디어 판매를 위해서 제작한 B2B용 콘텐츠, <스프레드비츠>입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많은 매체 담당 직원들이 스포티파이 애드버타이징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그냥 오디오 전용 플랫폼이라고만 생각했대요. 그래서 스포티파이는 담당자들이 매일 사용하고 ROI를 분석하는 스프레드시트에 크리에이티브를 더한 거예요. 소름 끼치는 건 엑셀을 열면 그냥 미리 만들어진 비디오가 나오는 게 아니라, 미리 코딩된 4분짜리 음악과 그래픽이 행과 열을 따라 눈앞에서 플레이 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ASCII, 그래프, 유니코드, 조건부 서식과 같은 엑셀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했대요.

여기에 쓰인 음악은 코첼라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섰던 DJ 존 써밋(John Summit)이 프로듀싱했는데요. 이분이 또 이 프로젝트에 찰떡인 게, DJ 이 전에 첫 직업이 회계 분야였대요. 그래서 스프레드시트를 디제잉하듯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하더라고요. 이거 만드는 데 대체 얼마나 걸렸을까요. 아이디어도 멋지고, 이걸 멋지게 만든 분들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 그래서, 할머니가 누구신대요? 

무명의 100세 할머니를 하루 아침에 스타로 만든 지하철 광고, JCDecax의 <Meet Marina Prieto>

저는 지하철을 타면 광고 자리를 한번 둘러보는 습관이 있는데요. 예전엔 자리 잡기도 힘들었던 2호선 광고 자리에도 종종 빈 자리가 보일 땐 괜히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이건 스페인도 마찬가지 상황인데요. 옥외광고, 특히 지하철 광고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해요.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기가 막힙니다.

어느 날 지하철 역사의 모든 광고를 이름 모를 100세 할머니의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가득 채워버린 거예요. 화분에 물 주는 할머니, 츄러스 먹는 할머니, 낮잠 자는 할머니...등등 팔로워도 28명뿐이던 할머니 사진이 수백 개의 지하철 광고판에 보이니까 사람들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마리나 프리에토라는 할머니가 누구야?" 

광고를 게시한 다음 날부터, 할머니는 벼락스타가 되었어요. 사람들이 사진 앞에서 셀카를 찍고, 누구인가 토론하고, 방송에도 출연하고, 팔로워수는 급격히 늘어났어요. 이 캠페인을 기획한 제이씨데코(JCDecaux)는 세계 최대의 옥외광고기업인데요. 이렇게 지하철 광고의 힘이 세다는 걸 손수 보여주고 발표한 뒤, 지하철 광고는 역대급 예약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100세까지 건강하신 것도 보기 좋은데, 인기쟁이 되셔서 보는 제가 다 흐뭇하더라고요. 코리안 그랜마 박막례 할머니도 생각났어요. 두 분 다 건강하시길!

🧢 이케아 가상직원 채용합니다

로블록스 내 이케아 매장에서 일할 직원 채용한다는 이케아의 <The Co-worker>

6월 24일 로블록스에 가상의 이케아 지점이 열릴 예정인데요. 더 많은 사람들이 가상의 이케아를 몰입하여 즐기도록 'The Co-Worker Game'이라는 이름의 게임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일할 이케아 동료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이슈가 되고 있어요. 

저는 그냥 이케아 게임 아이템 무료로 주고, 이름만 동료라고 붙여주는 줄 알았는데요. 진짜 가상 세계에서 일할 직원을 선발한다는 거예요. 정확히는 가상 매장에서 일할 유급 직원을 모집하고요, 인원수는 총 10명. 실제로 이력서를 제출하고 가상 면접도 볼 예정이고요. 최종 채용된 사람들은 실제 이케아 직원 급여인 시간당 약 23,000원을 받으며 교대로 근무하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추후 승진이나 부서 이동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여기 채용되면 이력서에 '로블록스 이케아 근무'라는 경력을 추가할 수 있는 거겠네요. 독특한 이력이 될 것 같은데요. 아쉽게도 지원자는 영국 및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18세 이상만 가능하다고 하고요. 지원은 https://www.thecoworker.co.uk에서 할 수 있습니다. 

📱논란으로 중단된 애플 광고, 치고 들어간 삼성

창작자들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애플의 <Crush!>와 바로 애플을 이용해 광고한 삼성의 <

이건 미리 찾아두었던 사례인데, 레터 쓰는 게 계속 미뤄져서 벌써 2주 정도 지났네요.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은데요.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가 논란에 휩싸였었습니다. 인간의 창의성을 대표하는 피아노, 카메라, 미술도구 등이 산업용 분쇄기에 파괴되는 모습을 묘사한 게 이슈가 됐는데요. '창작자 비하다, 인간의 창의성이 짓밟히는 기분이다. AI에 자리를 빼앗긴 인간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어요. 애플은 물론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 다만 우리의 새로운 태블릿이 얼마나 얇은지 비유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라고 방어했지만, 결국 광고는 TV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플 논란이 한창 뜨겁던 그때, 단 일주일만에 삼성 광고가 등장하는데요. 이 캠페인, 마치 애플의 후속편처럼 보여요. 페인트가 흩뿌려진 프레스, 부서진 도구들이 널려있는 공간에 걸어들어오는 한 여성. 망가진 기타를 들고 연주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뜨는 카피, "창의력은 부서질(Crush) 수 없습니다." 누가 봐도 애플을 한방 먹이는 카피죠. 일주일만에 이걸 송출하려면, 거의 논란이 터진 날 광고안 결정되고 다음 날 제작 들어가서, 그 다음날 편집 후반 하고, 시사 하자마자 내보냈어야 하는 일정인데요. 이야, 이 어려운 걸 해내네요. 그리고 많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역시 마케팅은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애플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ntjkwIXWtrc

✳️삼성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6eqDLa-nSw

🧝‍♀️ 밟으실 수...수수수퍼 아트

만든 사람들이 누구인가 궁금해서 찾아본 에스파의 <아마겟돈> 뮤직비디오

얼마 전 이 뮤비를 보고 진짜 대한민국 아트의 수준을 재확인했습니다. 음악도 스타일도 좋았지만, 편집이랑 화면 전환, 2D와 3D 아트가 진짜 예술이더라고요. 이 뮤비를 보고 '이야... 에스파가 한국 K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지인에게 설레발을 떨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대체 감독은 누구이며 CG는 누가 작업 했는가 한땀 한땀 찾아보았습니다. (혹시 틀린 정보 있으면 제보 주세요.


일단 이 영상의 감독은 '리전드 필름'의 윤승림 감독님이에요. 영어 이름은 한글 이름의 마지막 자를 연음한 Rima Yoon을 쓰고요. 홍익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광고 조감독으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거의 다 직접 한다는 실력파이고요. 아마겟돈 편집도 직접 하셨더라고요. 비메오에 직접 3D로 작업한 예전 작품이 올라와 있는데 느낌이 딱 차가운 쇠맛이었습니다. 최근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청하의 '스내핑', 아이브의 '해야' 뮤직비디오도 감독님 작품입니다. 


제가 특히 주목했던 건 수 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감독님의 결과물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건데요. 이전에는 잘 찍은 기분 좋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면 최근 작품들은 확실히 독보적인 오리지널리티가 생겼더라고요. 그 이유가 본인의 스타일 변화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창작자로써의 입지를 다진 결과인지 궁금했습니다.   


리전드 필름은 2016년에 만들어졌고요. 윤승림, 장동주 두 감독이 듀오로 움직이다가 지금은 장동주 감독님이 제작을 담당하는 EPD로 윤감독님이 기획과 연출을 담당하신다고 해요. 광고계에도 이렇게 감독님들이 듀오로 움직이는 분들이 꽤 계세요. 아무래도 혼자 하는 것보다 의견을 나누고 함께 발전시키는 게 시너지를 일으키기 때문이겠죠. 

@calllmechi

윤감독님은 춤을 추는 것도 좋아해서 대학교 4학년 때 뮤직비디오의 세계에 발을 들였는데요. 광고 촬영은 콘티나 메시지가 다 정해져 있는데 뮤직 비디오는 소속사에서 촬영 컨셉을 정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대요. 그래서 감독님이 기획하고 컨셉을 잡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특히 아마겟돈이 힙하게 느껴진 건 CG는 미래형인데, 서사를 보여주는 시퀀스는 옛날 느낌을 살렸다는 건데요. 후반부로 가면서 아름답고 기괴한 캐릭터들이 더해지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 뮤직비디오의 키워드는 코스믹호러, 평행세계, 초인, AI디스토피아가 있는 세계관이었는데요. 이 키워드로 이렇게 멋진 작품을 완성해내기까지 얼마나 밤잠을 못 자고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뮤직비디오는 4일간 촬영했고 3D만 2개월이 걸렸다고 하고요. CG팀만 15곳이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아래는 감독님이 공개한 CG팀 계정이고요.

감독님 인스타그램은 @rimayoon_sr
감독님 비메오는 https://vimeo.com/rimayoon
참고 인터뷰는 https://naver.me/FFv7VLEo

아마겟돈에 참여한 VFX디자이너 @calllmechi 님이 올려준 제작과정도 확인해 보세요.

💁‍♀️ 서울라이터레터* 북하우스 도서 선물 이벤트

우주에서 보내는 러브레터, 배명훈 작가의 장편소설 <청혼>
오랜만에 책 증정 이벤트를 가져왔습니다. 이 책은 11년 전 출간되었다가 다시 재출간된 배명훈 작가의 <청혼>이라는 책인데요. 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평점이 엄청나게 좋더라고요. 이 책은 지구에서 180시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군 복무 중인 ‘나’가 지구에 사는 연인에게 보내는 열두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내용인데요. 우주에서 보내는 편지라니 너무 로맨틱하지 않나요. 아득한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과 아름다운 로맨스를 교차시킨 이 작품은 첫 발표 당시 짜임새 있는 전술과 박진감 넘치는 묘사, 천체물리학과 군사학 같은 전문 지식이 뒷받침하는 서사, 그리고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로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거의 모든 문장을 다시 쓰는 정도로 묘사와 표현을 시대감각에 발맞추어 수정했다고 하는데요. 11년의 세월을 담아 한층 완성도 높아진 이 책을 독자님들께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 참여 기간: ~6/14(금) 
✳️ 당첨 인원: 총 5명
✳️ 참여 방법: https://forms.gle/8HH4S75tA3uRssm26 로 신청
뮤직비디오 자료 찾느라 발송시간이 좀 늦었네요. 그럼 이번주도 밝고 경쾌한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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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Seoul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