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구독자 대상 설문조사 분석 결과 리포트' 올립니다.

설문조사의 시작

충동적으로 열었습니다. 설문조사 또한 구독자와 나누는 소통의 일환이라고 한다면, 일단 '소통'이란 무엇인가부터 정의를 해보아야 할 텐데 무엇보다 저는 여러분을 귀찮게 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추첨을 통해 증정해 드릴 커피 기프티콘이라든가 OTT 구독권 따위의 경품이 걸려 있지도 않은, 주관식 문항도 다량 포함된 이 설문조사에 얼마나 많은 분이 참여해 주실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이건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이니까요.


모든 분들의 답변을 기다리기보다는, 최소 3개월 이상 <콘텐츠 로그>를 구독 중이며 + 최근 1년간의 오픈율이 50% 이상'인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7월 15일부터 7월 23일까지 진행된 이번 애독자 대상 설문조사에는 총 298분이 참여 해주셨어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 결과를 분석한 리포트를 작업했습니다. 다음 구독자 분과 비슷한 감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오늘의 이 리포트를 분명 즐겁게 읽어주시리라 믿으며 시작해봅니다.


구독자의 말 (이하 ▶) "저는 크게 아쉬운 점이 있지는 않습니다. 김치찌개 맛집 사장님께 맛있는 된장찌개가 아닌 김치찌개를 기대하는 것만큼, <콘텐츠 로그>를 보게 되면서 느끼는 점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요."


 리포트 미리보기 
1. 누구인가? 구독자는 누구인가...
2. 구독자의 53%는 거의 매 순간 뭔가를 보고 있다
3. 구독자는 다른 콘텐츠 업계 사람이 뭘 보는지 궁금해한다
4. 구독자는 뉴스레터를 더 자주, 더 짧은 분량으로 받아 보기 원한다
5. 구독자는 칭찬 감옥에 저를 가둬
6. (주목) 앞으로 이렇게 달라집니다

이번호는 좀 깁니다. 😮<ㅡ< ...



누구인가? 구독자는 누구인가...

설문에 앞서, 보다 객관적인 답변을 하실 수 있도록 응답자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를 건너뛰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뉴스레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데에 있어 '구독자층의 나이, 성별 등 생물학적 정보를 파악하는 게 도움이 되는가?'라고 스스로 물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답을 얻었거든요. 하지만, 일부 답변을 통해 <콘텐츠 로그> 구독자의 연령대는 꽤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젊은 분의 취향도 엿보고 새로운 콘텐츠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있어요."

"사십대 초반인데 이십대엔 <씨네21> 같은 잡지를 통해 주로 알게 되었던 정보를 이제는 <콘텐츠 로그>를 통해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안 본 재밌는 건 없었나 확인할 겸,, 보기 귀찮은데 이거 먼 내용이었을까 싶었던 콘텐츠 혹시 보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하고,,,, 그냥 콘텐츠를 보는 것뿐인데 이걸 뉴스레터로 만들어 보내신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막내 고모랑 취향 겹친 기분이어서 흥미로워요."



구독자의 53%는 거의 매 순간 뭔가를 보고 있다

제가 궁금한 건 구독자들이 '콘텐츠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 였습니다. 그래서, 최근 콘텐츠를 감상하는 빈도, 목적, 최근의 감상 패턴에 관한 질문들을 가장 먼저 드렸어요.


질문 1.
평소에 콘텐츠를 얼마나 보시나요? 

'도파민 중독이고 거의 매 순간 뭔가를 봅니다'라고 답하신 분이 절반 이상(53%)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뉴스레터의 초기 타깃 독자층은 퇴근 후나 주말에 보고 싶은 것 위주로 보는 분들이었는데요. 그런 분들이 무엇을 볼지 결정할 때 참고하실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싶었거든요. 도파민 중독자라고 자처하는 분들이 제 예상보다 높은 비율처럼 다가옵니다. 뉴스레터가 약이 될 수는 없을 테고요. 다만, 저는 이런 분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나는 성공 또는 실패의 경험을 남들보다 더 자주 쌓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질문 2.
평소에 콘텐츠를 왜 보시나요? (중복 선택 가능)

이 질문을 드린 이유는, 콘텐츠를 보는 이유가 콘텐츠에 대한 콘텐츠인 <콘텐츠 로그>를 읽는 이유와도 유사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재미를 위해서 콘텐츠를 봅니다"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콘텐츠를 보는 이유가 재미, 쉼, 대화 소재 확보 중 어느 쪽도 아니라고 하신 분들도 13.8%에 달했습니다. 



질문 3. 

최근 1년 내 가장 즐겨보고 있는 콘텐츠 포맷은 무엇인가요? (중복 선택 가능)

이 문항에서는 10가지의 콘텐츠 포맷을 선택지로 드린 후, 최대 3가지까지 택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양한 선택지를 넣고자 했음에도 물론 세상의 모든 콘텐츠 포맷을 담지는 못했어요. (웹툰, 웹소설, 예능 프로그램 등이 빠져 있지요.) 1위와 2위는 설문 응답 기간 중반부까지는 서로 엎치락뒷치락 했는데요. 최종적으로 구독자가 가장 즐겨보는 콘텐츠 포맷은 1위 유튜브 2위 책 3위 음악 순으로 집계되었습니다. 8위 전시, 9위 뮤지컬/연극, 10위 콘서트처럼 오프라인 감상을 요구하는 콘텐츠들이 후순위에 자리 했고요. 뚜껑을 열어보고는, '지금보다는 뉴스레터에서 유튜브 이야기를 더 해도 좋겠구나!' 싶더라고요. 물론 그러려면 제가 더 유튜브를 많이 보는 것부터 선행 되어야 하겠지만요.


구독자는 다른 콘텐츠 업계 사람이 뭘 보는지 궁금해한다


혼자 무언가를 4년 이상 기획하고 제작하다 보면 이 일련의 작업에 얽힌 장단점을 종종 느끼고는 합니다. 상대를 설득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고, 일이 유연하게 진행되는 건 장점입니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섣불리 확답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고요. 왜일까요? 마음은 있지만 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변화의 방향은 <콘텐츠 로그>라는 판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 될 테고요. 실현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이템을 놓고 수요를 물었습니다.


질문 4.

다음은 <콘텐츠 로그>에서 신설을 고려 중인 코너입니다. 가장 관심이 가는 코너는 무엇인가요?

추가 코너 중에는 '외부 필진의 연재'나 '콘텐츠인의 고민 상담소'를 제치고, '게스트 로그'(51.3%)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게스트 로그'는 <콘텐츠 로그>의 기존 콘셉트를 그대로 살려, 발행인이 아닌 다른 콘텐츠 업계 종사자 및 창작자들의 기록을 보는 코너가 될 텐데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오래 전부터 구상중인 아이템이었는데 구독자 분들의 수요를 확인하니 더 확신이 들더라고요.


구독자는 뉴스레터를 더 자주, 더 짧은 분량으로 받아 보기 원한다


수요조사도 좋지만, 이김에 좀 더 객관적으로 뉴스레터의 현주소를 바라보면 도움이 되겠지요. 저는 피드백에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앞으로 무엇부터 개선하고 보완할 수 있을지 우선순위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질문 5.

<콘텐츠 로그>를 받아 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주관식)


가장 많은 분이 꼽아주신 아쉬운 점은 "발행주기가 길다"(총 36명)였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분량이 길다"(총 22명)는 의견들이 있었고요. 개별 코너 중에서는 <콘텐츠 로그>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지난 10일간의 콘텐츠 로그'의 의미와 가독성에 관한 제안들을 다수 볼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콘텐츠에 대한 감상평이 궁금한데, 본 것들의 나열로 끝나서 아쉬울 때가 있어요."

"단순하게 봤던 콘텐츠 나열식이라 추천하는지 보지 않아도 될 콘텐츠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요 (필자의 의견이 없어 아쉬움)"

"지난 10일간의 콘텐츠 로그'는 레터의 시그니처이긴 하지만, 편집 방식을 텍스트 나열형이 아닌 조금 더 구조화된 형태로 바꾸어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콘텐츠를 보고 어땠는지 간단한 느낀점이나 5자로 된 감상평 같은 게 같이 있으면 좋겠다."

"모든 콘텐츠의 한줄평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죄송합니다.)"


뉴스레터에서 소개하는 콘텐츠가 충분히 다양한가에 대해서는 '다양하다'와 '지금보다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양쪽의 의견이 사이좋게발견 되었습니다. 전자의 경우, 본문에 포함된 고유명사가 많거나 다양하다는 이유로 약간의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기보다는.. 평소에 뭘 보고 사셨는지 다 체크해서 그것도 적절한 코멘트까지 붙여서 오픈하고 공유해주시는 게 정말 고맙고 너무 유용하고 내가 덕을 보고 있는 동시에 '이걸 하시는 분은 피곤하진 않을까?? 이렇게 다 메타 콘텐츠로 만들 생각을 하면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을까?' 이 자체가 너무 현대사회적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언급되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다 읽기 힘들어요."

"너무 보시는 콘텐츠가 많아서 뭐에 집중하면 좋을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다루는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서 레터마다 취향 발견과 만족의 편차가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장점이기도 하다. 모르던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된다." 


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보고 싶다는 바람 또한 읽혔습니다.


"자기계발(브랜딩, 마케팅도 좋고요.) 관련한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돌 중에서도 일부의 아이돌만 다뤄지는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아이돌 씬에서도 다양한(?) 취향을 원해요!"

"저의 취향 저격 콘텐츠들이 많아서 좋은데 팝 음악도 추천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팟캐스트나 뮤직비디오 등의 영상 매체를 더 많이 소개해 주셔서 책, 전시 등도 다루어주셨으면 합니다."

"공포물, 미스터리물, 오컬트물 다뤄주시면 좋겠어요."


가장 뜨끔했던 건, 콘텐츠 뉴스레터의 발행인으로서 관성적으로 콘텐츠를 보고 전하는 지점에 대해 짚는 답변들이었어요.

 

"취향이 비슷해서 좋긴 한데 선호하는 분야가 딱 확실해 보여서 이젠 관성적으로 보는 경향은 있어요. 저 같은 도파민 중독자에게는 좀 새로운 콘텐츠 소개가 필요해요."

"(지금도 충분히 좋고, 재미있고, 그렇지만) 약간의 아쉬움은 새로운 발견이 한 스푼 더해지면 좋겠어요."

"특정 채널 이외에 다른 콘텐츠 시청을 도전하지 않는 거 같아서 반복적인 느낌이 들어요." 


구독자는 칭찬 감옥에 저를 가둬


아쉬운 점뿐 아니라 좋은 점에 대해 들려주신 답변들 또한 인상적인 지점이 많았습니다. 이 문항에 대한 답변들 덕분에 <콘텐츠 로그>를 더 많은 예비 구독자 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생생한 언어를 얻게 된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질문 6.

<콘텐츠 로그>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주관식)


"지나친 주관적 개입 없이 한 사람의 취향을 정해진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나열해 주는 성실함. 그것에서 느껴지는 같은 콘텐츠 소비자라는 동질감."

"줄줄이 두서없이(맥락에 따라 문단으로 구성되지 않은) 써 내려간 내용이 누군가의 노트를 보는 듯한 매력과, 유행이 아님에도 개인 관심에 의해 소비하는 콘텐츠 주제에 대한 흥미."

"보는 사람의 취향, 기준이 안정되어 있다고 느껴지고 유연하기도 해서 구독합니다."

"몰랐던 콘텐츠도 많이 알게 되고, 공감하는 것도 많고요. 일단 간결하고 명확해서 좋습니다." 그리고 한번 그런 느낌을 받으니 무조건 신뢰하고 뉴스레터를 열어보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 추천해 주면 일단 어느 정도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믿음이 있어요. 그 믿음이 생긴 후에 비로소 콘텐츠에 대한 흥미가 생기고요. 콘텐츠에 대한 흥미 자체를 유발하는 것이 노력이 필요한 저로서는 매우 든든한 길잡이입니다."

"너무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여느 뉴스레터와 달리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말투가 좋아요. 그래서 내용에 더 신뢰가 가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콘텐츠를 성실하게 감상하고 동시에 예리하게 파악하는 데서 오는 전문성."

"꾸준하게 뭔가를 하는 발행인으로부터 얻는 동기부여와 긍정적 자극."

"초행길에서 만난 아는 지명이 적힌 표지판 같은 느낌."

"난시청 지역의 (문화콘텐츠) 수신율을 높여주는 안테나."


(주목) 앞으로 이렇게 달라집니다


7/31(월)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에 <콘텐츠 로그> 정규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앞으로는 주 단위(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로 콘텐츠 소식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8/3(목)부터 매주 목요일에 서브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월 2회는 책 이야기를 담은 <믹스테이프 (논)픽션>을, 또 다른 월 2회는 정규 레터에서 미처 담지 못한 신/구작 콘텐츠를 다채롭게 큐레이션 합니다.

오는 가을부터 비정기적으로 '게스트 로그'를 보내드립니다. 게스트 로그는 제가 독자이자 팬으로서 궁금한 분들을 객원 발행인으로 초대하는 시간이 될 예정입니다. 가장 많은 분이 보고 싶어 하신 코너이니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끝으로,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리포트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어요. 늘 콘텐츠 생산자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이번 설문조사에서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고 답해주신 총 110분께 추가 질문을 드렸는데요. 그 결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구독자 분들이 요즘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해결은 요원하지만 언젠가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기를(아니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기를) 꿈꾸어보겠습니다. 리포트에 미처 담기지 못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 PC 버전으로 보기를 권합니다!

지금까지 5,323분의 구독자와 함께하고 있어요.

🟠 이번 호 감상 나누기
🟠 콘텐츠 로그에 제안 및 문의하기
🟠 이번 호까지만 읽고 해지하기
 
Copyright © 2019, ㅎ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