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디팡팡을 해줘야만 밥을 먹는 우리 개냥이

(참고로 집사 외출하면 상관없이 밥 잘먹음😅)

Q. 우리 고양이가 제가 있을 때도 혼자서 밥 잘 먹는 방법이 있을까요?

어디 물어보기 힘든 질문, 정확한 내용이 궁금한 질문을 답해 드려요!

퀴즈의 정답은 뉴스레터 👇하단👇에서 확인!

Q. 반가워요, 송이님. 본인과 냥식구들 소개 부탁드릴게요.

첫째인 가지(22세)는 턱시도를 멋있게 차려입은 카리스마 있는 고양이예요. 둘째는 채영(7세)인데, 저와 함께 카페로 출근할 만큼 무던하고 좋은 성격을 지녔어요. 셋째는 채린이(4세)입니다. 임보 중인 넷째 코점이(5세)가 낳은 새끼가 채린이에요. 코점이는 원래 카페 마당에서 살다 입양을 보냈었는데, 파양돼 제가 임보 중입니다.

지난 2015년 당시 제 고양이 가족은 '애기, 가지(당시 모두 15세)' 뿐이었어요. 노묘들을 보살피며 자연이 가까이 있는 제주도로 이주를 결심했고요. 애기는 작년에 노환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제주도에서 만난 채영/채린/코점이와 인연이 돼 지금의 사람1 냥4 가족을 꾸렸어요.

Q. 대식구 가정을 보면 고양이마다 특징과 개성이 짙더라고요. 우리 집 고양이들만의 TMI가 궁금해요.

😺최고의 장꾸 - 막내 채린이

채린이는 오빠 채영이만 보면 난리가 나요. 채영이만 보면 놀아달라고 보채느라 동공이 커지죠. 그 모습이 엄청 귀엽답니다.

😸최고의 똑똑이 - 둘째 채영이

채영이는 서울(냥)대를 보내볼까 싶을 정도로 똑똑해요. 숨은 간식도 잘 찾고, 의사 표현도 확실하죠. 밤마다 휴대폰 하는 저를 재우기 위해 품에 쏙 안기는데, 따스한 마음씨도 참 감동입니다.

😽최고의 먹잘알 - 첫째 가지

가지는 입이 짧아서 아무거나 안 먹지만, 싱싱한 방어회를 좋아해요. 겨울에만 잡히는 생선이라 저도 가끔 먹는데, 그때마다 한두 점 나누어 주거든요. 한 번은 특방어가 아니라 저렴한 중방어를 사갔더니 안 먹었어요. 연어도 훈제는 안 먹고 생연어만 먹는 아주 고급 입맛을 가졌어요.

Q. 카페 마당에 사는 고양이들 얘기도 빼놓을 수 없죠. 마당냥이들은 어떻게 구성된 건가요?

제주도에 내려와 카페를 시작한 지 2년이 흘렀을 때, 마당에 길고양이 밥을 놓기 시작했어요. 원래 제주에 내려와 처음 만난 '잔디'라는 고양이가 있었어요. 정말 사랑을 다해 보살폈는데, 어린 나이에 사고로 떠났죠. 마당에 길냥이 밥을 주기 시작한 것도 슬프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어요. 

처음 사료를 두고 며칠이 지나니 그릇이 깨끗이 비워져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오는 아이들 TNR을 하면서 입양을 보내며 벌써 7년이 됐네요. 현재 6년째 단골손님으로 밥을 먹는 탄광이, 옆 동네에서 영역싸움에 밀려 밀려온 필통씨, 영역을 뺏으러 왔다가 서열정리당해 눌러앉은 너구리까지 이렇게 세 마리가 마당에서 살아요.

가지의 장수 비결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저는 가지의 좋은 유전자라고 답하기도 하고, 그 외에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조금이라도 아프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는 게 비결이면 비결이지 않을까 싶어요. 가지는 나이가 많으니 1년에 한 번 하던 검진을 세 네 달에 한 번씩 진행하며 늘 가지의 컨디션을 지켜봐요.

나이가 들면 관절이 약해져 전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위험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런 위험요소를 잘 찾아 환경도 관리해 주고요. 가지는 어렸을 때 안기는 걸 정말 싫어했어요. 이제는 안아주면 제법 잘 안겨있는데, 늘어난 교감도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요!?

그때는 제주도에 오기 전 애기랑 가지하고만 함께 살 때였어요. 애기, 가지가 한 여섯, 일곱 살쯤 됐을 때라 에너지와 식탐도 많았죠. 제가 그날 가스레인지에 삼계탕이 든 냄비를 두고 출근을 했는데요. 퇴근하고 오니 삼계탕 냄비가 바닥에 떨어져, 끈적한 국물이 바닥에 흥건하더라고요. 그 와중에 애기와 가지가 닭만 열심히 골라 먹었답니다. 😊😉😚

'이걸 어떻게 다 치우지?' 싶다가도 둘이 그 무거운 냄비를 영차영차 밀어서 떨어뜨렸을 생각을 하니 너무 귀여웠어요. 😂 이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냄비를 거기에 둔 인간의 잘못으로 결론지었고요. 지금도 그 장면이 사진처럼 남아서 떠오르는데, 너무 귀여워요. 아마 그 사건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그날

사랑하는 가지, 채영, 채린 그리고 코점아.

제주살이 시작은 우리 애기랑 가지의 편안한 노후를 위함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말년에 식구들이 많아졌네. 애기와 가지에게 더 잘하려고 했는데 식구가 많아지다 보니 그 점이 늘 미안했어. 손바닥에 올라갈 만큼 아주 작았던 가지가 무럭무럭 자라 이제 다시 작아지는 널 보며, 그 시절 아기 고양이가 된 것 같아 귀여우면서도 마음이 시린다. 나의 대학 생활, 첫 자취생활, 그리고 낯선 제주도까지 인생의 절반을 함께해 줘서 정말 고마워.

채영이는 엄마와의 출근을 불평 없이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워. 카페 손님들에게도 상냥하고, 동생들도 잘 챙겨주는 의젓한 모습을 보면 어디서 이런 완벽한 고양이가 엄마 앞에 나타났지 싶어. 채린이는 엄마보다 채영이 오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서 조금 질투도 나지만,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대견하고 고마워. 지금처럼 늘 발랄하고 철없는 막내딸로 있어줘~~코점이는 임보 집사가 새 가족을 너무 신중하게 고르다 보니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꼭 찾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사랑하는 내 고양이들. 부족한 엄마 인생에 들어와서 빈 곳을 행복으로 채워줘서 고마워. 엄마는 너희들과 함께 하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해. 온몸으로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고맙고, 엄마도 세상 누구보다 너희들을 정말 많이 사랑해~~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하자!

송이님의 이야기는 어땠나요? 자신의 인생 절반을 함께해준 고양이 그리고 새로 가족이 된 고양이와 교감하며 사는 삶, 꽤 멋있지 않나요? 집사의 사랑을 받고 건강하게 지내는 가지도 기특하고, 그런 대식구를 살뜰히 보살피는 송이님도 아주 기특해요.🙏😀 마당냥이들까지 모두모두 건강하길 팬싸도 바랄게요. 

꼬순다방은 이만 마칩니다, 다음 주에도 사랑스러운 반려생활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