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진정한 사랑을 찾으셨나요?

안녕하세요 찰리입니다.
오늘은 제가 금요일에 이사도 갔고 해서(?) 이탈리아 영화를 한편 들고 왔습니다🙃

페데리코 펠리니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분들도, 못 들어보신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아마 못 들어보신 분들도 '파파라치'라는 단어와 그 단어가 유래한 펠리니 영화 제목인 '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 라는 말은 익숙하실것입니다. (펠리니는 자신의 영화 제목이 이렇게 많은 가게 이름, 블로그 이름, SNS 계정 등에 쓰일줄 알았을까요?😏)
오늘은 <달콤한 인생>(1960)보다 조금 시간을 앞으로 돌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카비리아의 밤>(1957)이라는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Felliniesque (펠리니스러운)
펠리니는 꽤 특이하게도 네오리얼리즘의 대가 로베르토 로셀리니 아래에서 처음 영화 일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커리어 전반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다른 이탈리아 감독들처럼 정치적인 영화들을 만들거나 네오리얼리즘에 편중한 영화들을 만들어낸 감독은 아닙니다. (물론 그의 영화들에서 전후의 상황을 반영하는 장면들, 요소들이 아예 없진 않습니다) 대신 펠리니는 영어로 'felliniesque' (펠리니스러운) 라는 단어를 만들어냈을정도로 확고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에 캐리커처를 그리는 사람으로 일을 시작했던만큼 영화속에서 사람들을 과장되고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는 환각같은 꿈과 내면의 의식을 자주 활용한 감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인생을 하나의 서커스, 혹은 카니발이라고 생각했던 감독인만큼 서커스나 카니발적 요소들이 그의 영화속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그는 고급 문화보다는 대중적인 것들에 집중을 한 감독이었습니다. 데이비드 린치, 팀 버튼, 테리 길리엄은 모두 펠리니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펠리니는 또한 1963년에 <8 1/2>을 만들어내면서 이후에 만들어질 창작에 괴로움을 겪는 이들에 관한 자전적인 영화들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냈는데요, <8 1/2>(1963)은 자신의 대 히트작인 <달콤한 인생>(1960) 다음에 대체 무엇을 만들어낼것인가? 하는 창작자로서의 괴로움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순위가 항상 모든것을 결정하진 않지만 <8 1/2>(1963)은 항상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 순위 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디 알렌의 <스타더스트 메모리스>(1980)와 웨스 앤더슨의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2004)과 같은 영화들은 이 영화에 영향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틴 스콜세지는 <8 1/2>(1963)을 매년 본다고 말하기도 했죠.

참고로 펠리니에게는 페르소나인 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위 사진속 인물)가 있었는데요, 영화 <8 1/2>(1963)의 주인공을 보면서 외모에 감탄하다가 감독님 얼굴 보고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감독님 아무리 영화라지만 양심은 초큼 챙기셔야하지 않겠습니까.....🙄🙄(물론 영화를 보면 왜 이런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이해가 되긴 합니다만....😅)

오늘 소개할 <카비리아의 밤>(1957)은 그의 리얼리즘적 영향이 아직 남아있던 초기와 그의 자유로운 창의성을 마음껏 펼친 후기 사이의 과도기에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펠리니의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가 주연을 한 영화로, 그녀의 탁월한 연기가 빛나는 영화입니다. (유명 영화 평론가인 로저 에버트는 카비리아를 찰리 채플린의 트램프 캐릭터에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카비리아의 나날들

<카비리아의 밤>(1957)은 카비리아가 그녀의 애인 죠르지오와 함께 손을 잡고 강가를 뛰어다니는 장면과 함께 시작합니다. 하지만 달콤해보이는 모습도 잠시, 그녀의 애인 죠르지오는 강 가까이에 오자 두리번거리더니 카비리아의 가방을 빼앗는 동시에 그녀를 강속으로 밀어버립니다. 카비리아는 겨우 다른 사람들에 의해 구조되지만 그녀의 애인은 그렇게 그녀의 돈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져버립니다😥

죠르지오의 배신이 있었지만 카비리아는 항상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특히나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직업은 성 노동자입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밤에 일을 하고 그녀는 여러 일을 겪게 되는데요, 그 중 하나가 유명 영화 배우 알베르토 라짜리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그의 집안까지 초대를 받는 일입니다. 물론 그녀는 결국 라짜리의 화장실에서 강아지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되지만 말입니다😅

어느날 밤, 그녀는 호기심에 보러갔던 마술쇼에서 오스카라는 회계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그녀가 무대에서 최면에 빠져서 자신의 진심을 드러냈을때에 대해서 감동하면서 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합니다. 그와 가까워지던 와중에 자신이 이제까지 만나오던 사람들과는 다른 오스카는 그녀에게 같이 삶을 꾸려가자고 합니다. 카비리아에게도 이제 드디어 행복이 찾아오는것일까요? 

펠리니는 자신의 영화 속 캐릭터 중 계속해서 걱정되는 캐릭터는 카비리아라고 언급했을만큼 카비리아는 감독이 각별한 애정을 가진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물론 감독의 발언을 제외하고도 영화를 보고 있으면 카비리아는 참 매력있는 캐릭터라고 느껴집니다. 그녀는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거칠게 굴면서도 밤에 어느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혼자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듯이 재밌는 춤을 추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녀가 우연히 땅굴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돕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하는 장면은 길가의 차안에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마치 성당안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녀의 거친 겉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느낄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녀가 살아가는 삶을 관객인 우리가 영화를 통해 따라다니는 것 또한 어느 순간 이후에는 영화가 그녀를 보여주어서가 아닌, 내가 그녀를 계속 관찰하고 싶기 때문 같다는 감정이 듭니다.

펠리니의 대표작들은 흔히 <달콤한 인생>(1960)과 <8 1/2>(1963)로 꼽히지만, <카비리아의 밤>(1957)은 특히나 펠리니 영화에 입문하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카비리아의 여정을 관찰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P.S. <카비리아의 밤>(1957)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 가능하십니다😉

P.P.S. <카비리아의 밤>(1957)이 취향에 잘 맞으신 분들은 똑같이 줄리에타 마시나 주연, 펠리니 감독의 <길>(1954)(원제인 '라 스트라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을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원조 츤데레를 보실수 있습니다😏😏 줄리에타 마시나 또한 또 다른 매력적인 모습으로 출연을 합니다. <길>(1954)웨이브,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 가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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