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한마디

방어기제는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이나 감정적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신경증적 방어기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시에 가장 유익하고 건전한 방어기제이다.

→방어기제란 정확히 어떤 것일까? 어떤 종류가 있을까?

가장 유익하고 건전한 방어기제는 무엇일까? 

퀴즈의 답이 알쏭달쏭하다면 레터를 잘 읽고 답해보자!

인간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

1. 호랑이의 날카로운 발톱, 상어의 단단한 이빨, 사슴의 거대한 뿔.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 바로 동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어.
3. 그에 비해 인간은 육체를 지키기 위해 선천적으로 활용할 만한 것이 거의 없지.
4. 그러나 인간에게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특별한 ‘내면의 방패’가 있어.
5. 외부의 위협은 물론, 내부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부터 스스로의 정신을 보호하는 이 강력한 방어막의 이름은 무엇일까? 바로 ‘방어기제’야.

방어기제란?

6.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등 다양한 작용을 일으켜 감정적 상처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해.
7. 이 용어는 1894년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글 『방어의 신경정신학』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으며, 훗날 그의 연구를 이어받은 딸 안나 프로이트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립되었어.
8. 안나 프로이트는 자신의 저서 『자아와 방어기제』에서 여러 가지의 방어기제를 소개했는데, 지금부터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기제들을 네 가지의 범주로 분류하여 간략히 소개해볼게.

방어기제의 범주 1: 병리적 방어기제, 무의식적인 부인과 회피

9. 먼저, 첫 번째 범주인 ‘병리적 방어기제’에는 부정, 전환, 분열 3가지가 있어.
10. 대표적으로 부정(Denial)은 특정 사건이 지닌 의미를 무의식적으로 부인하려는 원시적 방어기제야.
11. 고통스러운 현실의 상황을 회피하여 스스로의 문제를 직면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정신 질환자로 하여금 망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
12. 구체적 예시로는 가족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그가 실제로 살아있다고 믿고 행동하는 상황을 들 수 있어.

방어기제의 범주 2: 미성숙 방어기제, 행동 수준의 후퇴로 인한 일시적 도피

13. 두 번째 범주는 ‘미성숙 방어기제’가 있어. 퇴행, 신체화, 투사, 행동화 4가지가 이 범주에 속해있지.
14. 대표적으로 퇴행(Regression)은 좌절을 겪었을 때, 어린 연령의 수준으로 행동 등이 후퇴하는 현상을 말해.
15. 어릴 때로 퇴행하는 것은 책임감 등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어 두려움과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으나, 이는 결국 단기적인 미봉책일 뿐 바람직한 해결방법은 될 수 없어.
16. 구체적 예시로는 새로 태어난 동생으로부터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아기처럼 행동하는 손위 형제의 행동을 들 수 있어.

방어기제의 범주 3: 신경증적 방어기제, 무의식에 억누르기만 하는 것은 위협이 될 수 있다.

17. 세 번째 범주는 ‘신경증적 방어기제’야. 억압, 전치, 합리화, 지식화, 반동 형성, 취소, 격리 7가지가 이 범주에 속해.
18. 대표적으로 억압(Repression)은 불안에 대한 일차적 방어기제로, 우리가 가장 흔히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19. 억압을 사용함으로써 사람은 스트레스나 불안을 일으키는 생각, 충동, 욕망 등을 의식에 떠오르지 못하도록 무의식 속에 억누르지.
20. 현실에 드러내면 곤란할 만한 감정이나 소원 등을 막아주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그만큼 억눌린 것이 많아질수록 무의식적인 스트레스의 위협이 커질 수 있다고 해.

방어기제의 범주 4: 성숙한 방어기제, 가장 건설적이고 유익한 방법

21. 마지막 네 번째 범주는 ‘성숙한(긍정적) 방어기제’야. 이 범주에는 유머, 억제, 승화, 이타주의, 동일시 5가지가 속해 있어.
22. 대표적으로 승화(Sublimation)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성적 욕구, 공격적 충동 등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건설적인 방법으로 변화시켜 그것을 발산하는 것을 말해.
23. 여러 방어기제 중 가장 건전하고 유익한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지.
24. 구체적인 예시로는 성적, 공격적 욕망을 그림 등으로 드러내는 예술가의 행위를 들 수 있어.

방어기제는 양면성을 가진다.

25. 지금까지 4가지 범주와 대표되는 방어기제를 살펴보았어. 다른 종류의 기제들에 더 관심이 있다면 안나 프로이트의 저서를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
26. 이 레터의 제목처럼 방어기제는 우리가 스스로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용한 수단이야.
27. 그러나 이것은 아주 날카로운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남용된다면 훗날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위험성을 지니고 있어.
28. 따라서 나는 어떤 방어기제를 많이 쓰고 있는지 이 글을 읽고 난 후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참고문헌

안나 프로이트, 『자아와 방어기제』, 열린책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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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과 잭슨 폴록은 모두 현대 문명의 출현으로 이성과 합리적인 것만 추구하게 된 개개인이

깊은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무작위적이고 즉흥적인 내면을 탐구해야한다고 보았다.

→ 융은 무의식을 주장한 심리학자이고, 잭슨 폴록은 추상 표현주의의 대가인데

이 둘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걸까?

퀴즈의 답을 잘 모르겠다면 아래 레터를 꼼꼼히 읽고 답해보자!

현대인과 무의식의 관련성

1. 인간의 의식은 문명화됨에 따라 점차 본능에서 벗어났어.
2.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생리적인 증상이나 뜻밖의 말실수 등의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되었지.
3. 그렇기에 많은 현대인들은 의식에 영향을 주는 무의식적인 요인을 깨닫지 못한 채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해.
4. 융은 현대인들이 자기의 분열 상태를 인식하지 않고자 칸막이 체계로 자신을 보호한다고 보았어.
5. 사람들이 자신의 그늘진 측면을 인식하게 되더라도, 정말 선이 악을 이기는지, 쾌락이 고통을 이기는지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내적 갈등을 겪는다고 했지.
6. 그래서 고통의 순간이 오면 돌파구가 되어 줄 수 있으며,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특정 관념을 계발해 나가야 한다고 융은 주장했어.
7. 어쩌면 현대인들은 그런 관념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기에 다룰 필요가 없으며, 관념 없이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몰라.
8. 하지만 고통의 순간이 올 때마다 종교나 신앙을 찾아 헤맸던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무의식과 상징의 중요성

9. 융은 무의식이 검증할 수 없다는 한계를 넘어선 유용한 측면을 갖고 있다고 보았어. 수세기동안 사람들의 관념이었던 종교나 신앙과 같은 상징들은 사실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

10. 즉 과거 이야기꾼의 꿈과 같은 상징들이 사람들이 납득 가능한 형태로 해석되며 점차 받아들여져 왔던 것이지.
11.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꿈, 즉 무의식의 중요성이 인정되기 시작했어.

상징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12. 상징은 크게 자연적 상징과 문화적 상징으로 구분해.
13. 마음의 무의식적인 내용에서 파생된 자연적 상징과 달리 문화적 상징은 수많은 변용과 의식적인 발전 과정을 거쳐 사회의 집단적 이미지로 자리잡지.
14. 그럼에도 문화적 상징은 본래의 누미노시티(신성함)를 지니고 있어 사람들에게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해.
15. 만약 문화적 상징이 억압당한다면, 그가 지닌 특유한 에너지가 무의식의 상위 계층을 향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일종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거라고 볼 수 있지.
16. 예를 들어 인류는 미신에서 해방되었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덕적, 정신적 가치가 상실되었고, 결국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어.
17. 이러한 현대 문명이 형성되기 전 인류는 본능적인 생각들에 일관성을 부여했고, 그 과정을 통해 정신적으로 통합될 수 있었어. 바로 ‘상징’을 통해서지.
18. 결국 현대 문명의 출현으로 인해 버려졌던 옛 원시적 특성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서 보존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꿈이라는 현상에 주목하여 심적 에너지를 되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야.
19. 즉 융은 원시 심성과 유사한 구조를 가졌던 유아기의 기억을 회복하고, 원형적 마음의 작용을 재현하려고 노력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의식의 지평을 넓히고 인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어.

무의식과 예술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 무의식의 중요성에 주목한 사람은 융뿐만이 아니었어. 독일 표현주의, 러시안 아방가르드, 초현실주의, 추상 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등 20세기 격변의 시대에서 태동한 예술 운동의 배경을 살펴보자.
21. 20세기 가장 중요한 예술 운동인 초현실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싹트기 시작했어.
22. 이는 전후 유럽과 미국에서 생겨난 새로운 회화 운동의 토대가 되었다고 해.
23. 초현실주의의 예술적 실천 중 하나는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번영한 앵포르멜이야. 앵포르멜은 혼돈의 이미지로 보이지만 전쟁으로 황폐화된 인간의 삶이 회복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어.

24. 이 회화의 대표적인 선구자로는 장 뒤 뷔페가 있는데, 그는 근대적 합리주의에 의해 버려진 삶의 정신적 에너지를 재발견하고자 ‘아르 브뤼(Art Brut)’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대담한 화풍의 회화를 이어나갔다고 해.
25. 한편 1940년 초 유럽의 많은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들은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를 부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어.
26. 추상 표현주의의 대가인 잭슨 폴록은 이런 초현실주의자들과 교류하면서 인간의 잠재된 무의식과 무작위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으로 관심을 돌렸지.
27. 잭슨 폴록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추구한 나머지 자신만의 주관적인 세계에 사로잡혀 버린 인류가 자기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어.
28. 융과 함께 20세기 예술가들 역시 인간의 본질은 의식이 아닌 마음에 있기 때문에 깊은 내면을 탐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참고문헌

인간과 상징 (저자: 칼 구스타프 융/출판: 열린책들)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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