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어질 떄마다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가끔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퇴사 인터뷰다.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에게 회사가 던지는 첫 질문이 "왜 이 회사에 입사했나요?"라는 것.

"왜 그만두려 하나요?"가 아니라 입사 이유를 물어보는 게 신선하다. 직원들에게 초심을 떠올리게 하고, 스스로 일을 왜 시작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멋진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 질문 덕에 퇴사를 번복한 직원들도 많고, 이 회사는 업계에서 낮은 이직률을 자랑한다고 한다.

나도 난임 시술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이 질문을 나에게 던진다.

"왜 시험관 시술을 시작했더라?" 즉, "왜 아이를 갖고 싶었지?"라는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남편과 더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연애할 때의 뜨거운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편안함으로 바뀌었지만, 난 뭔가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우리 사이를 이어주는 공통된 목표나 '구심점'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거다.


남편은 "아이와 같이하고 싶은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서" 아이를 원한다고 했다.

겉으론 우리 둘의 대답이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같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2024년 10월,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회자되는 자전적 소설 <침묵>의 에피소드를 보며 나도 확신이 더 생겼다. 작가가 아이를 갖지 않으려 했을 때, 남편이 이런 말을 한다.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여름엔 수박, 봄엔 참외,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 거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들려주고, 눈 오는 것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이 말을 듣고 나도 생각했다.

우리 역시 그런 소소한 행복을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고.


이렇게 초심에 대한 질문을 곱씹으며 대답하다 보면,

힘든 난임 시술 과정에도 의미가 생긴다. 아니, 잊고 있던 의미를 다시 떠올릴 수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 아이에게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기쁨을 위해 나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갈등과 역경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주인공이다.

이렇게 적고 나니 좀 유치하게 느껴지지만 뭐 어떠한가.

가슴 속에서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든다. 용기다. 전투력이 상승한다.

신혼여행 때 아이를 생각하며 사 왔던 작은 양말과 시어머님이 물려주신 남편의 배냇저고리를 다시 꺼내 본다.


마음이 복잡하고 너무 힘들 때는 처음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거의 나에게서 용기를 얻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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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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