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 Pick #10] 인류애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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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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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왜 사는가?”

인류사의 시작점에서 닥쳐온 질문에, 이제 ‘참조(reference)’라는 키워드로 답해봅니다. 👀

인류를 ‘호모레퍼런스’, 즉 참조하는 인간으로 접근한 색다른 관점의 인류사!

언젠가는 모든 현장에 발을 디디고 싶다는 김문식 작가님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10

"올바른 인류사의 이해는 세계 갈등 해소의 원천입니다."

"제가 연구한 인류사가 독자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나아가 갈등 해소와 인류애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인류사 전체를 관통하는 『호모레퍼런스』, 어떤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셨나요?

A. 엉뚱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책 쓰기를 마음먹었습니다. 아들에게 늘 잊지 말라고 하는 말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만을 위해 돈을 벌고 아등바등 살면 무슨 삶의 의미가 있겠는가. 반드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바란다"는 말입니다. 이 말의 연장선상에서 저 자신도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기성세대의 끝자락에 와서 이제 "내가 어떤 일로 더 공익적인 봉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중 하나가 책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Q. 책이 왜 공익적인 봉사의 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내내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노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되면서, 어느 면에서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을 그만두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공부하고 경험한 것들이 강의실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연구한 인류사가 독자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나아가 갈등 해소와 인류애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이라는 매체는 시공간을 넘어 동시에 훨씬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느꼈던 것을 책을 통해 알리는 것이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 가치로 확산시키는 공익적인 봉사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책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각과 깊은 울림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공익적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인세 전액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건축 기금으로 기부를 하니 개인적으로는 더욱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멋집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이토록 장대한 인류사에 대해 알아야 할까요? 오늘날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저도 예전에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읽을 때, 이것을 왜 읽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당시 인류사는 이해가 아닌 암기의 대상이었지요. 외워서 시험을 보면 잊어버리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인류사를 까마득한 인류의 옛날이야기 정도로 치부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쓰면서 최초 인류부터 인류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것을 알게 되고, 이후 문명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알게 되면 인류사가 암기가 아닌 이해의 층위로 넘어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명에 대한 이해는 문화에 대한 이해로 연결되고, 인류에 대한 이해까지 나아갑니다. 인류사를 이해하고 아는 것은 인류애를 생기게 하는 근본이지요. 올바른 인류사의 이해는 세계의 갈등 해소의 원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사는 우리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Q. 인류사를 이해하면 문명을, 문화를,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만약 이 책을 선물할 수 있다면 어떤 분들께 드리고 싶으신가요?

A. 우선 세계사를 어떤 방식이든 이해하고 싶으나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자주 듣지만 미케네, 미노스, 그리스, 마야, 잉카 등 문명들은 늘 새롭지요. 그러나 이렇게 단편적인 문명만 볼 경우 조각조각 흩어져 있어 인류사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거듭 말하는 것이지만 인류사의 이해는 암기에서 벗어나는 데서 비롯됩니다. 세계사가 어렵다는 사람, 혼란스럽다는 사람, 읽어도 읽어도 세계사가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실마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역사에 관심은 있지만 체계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답답해하시는 분들, 자녀에게 인류의 뿌리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전해주고 싶은 부모님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장 답사와 관광학적 관점이라는 이 책만의 특별한 접근법을 통해 기존 역사서와는 다른 생생함과 깨달음을 얻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 책을 쓰면서 가장 신경 쓴 내용이나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기원전 문화를 다룬다는 것을 처음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나에게 있어 가능한 일인가?’라는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은 많은 고증 자료와 논문을 보고,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현장을 찾아가 보는 것이었습니다. 관광학자로서 다른 역사학자가 미처 보지 못하는 지점을 보자는 것이었지요. 기존의 개념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덕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쓰고 나니 천 페이지가 넘게 되어서 그것을 줄이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Q. 그래도 책을 멋지게 출간하게 되셨는데요! 그럼에도 혹시 아쉬운 점이 있으신가요?

A. 일부 지역의 고고학적 자료가 부족해 아쉬웠고, 생화학과 관광학을 전공한 비전공자로서 역사학적 해석에 한계가 있었던 점도 미진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더 많은 역사학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검증받지 못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너무나 가보고 싶은 이란에 있는 페르세폴리스, 파키스탄에 있는 모헨조다르, 하라파 등은 가보고 싶지만 여러 가지 정치 상황에 따라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 정세가 안정되어 언제든지 가보고 싶은 모든 곳을 여행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들을 더 보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쓰면 쓸수록 현장에 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아마도 책이 나온다고 저의 여행이 끝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8월 중순에는 책에 나온 현장 중 한 곳인 인도네시아의 구눙 파당에 가볼 계획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책을 쓸 때는 가지 못하는 곳을 여행하는 꿈도 자주 꾸었습니다.

Q. 책을 다 쓰시고 나서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앞으로의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쓴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더군요. 처음에는 ‘이 책만 내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호모레퍼런스』를 쓰고 남은 부분을 다시 보니 그것이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시도하고 있습니다. ‘분량이 너무 많아서 잘라놓은 나머지 부분이 더 많은데.’ 하면서 그것을 더 출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인류는 언제부터 빵과 술을 먹었는지, 최초의 정치지도자는 누가 되었고, 철학자는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을 『빵 굽는 철학자』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욕심이면 욕심이지만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자기 만족감이 훨씬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Q.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A. 인류가 만든 기원전 모든 문명은 필연적으로 멸망했습니다. 그 원인은 폭력, 기후변화, 도덕적·문화적 타락입니다. 이것을 기원전에 있던 현상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과 너무나 많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인류의 문화를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바꾸어 가는 것은 우리의 권리가 아닌 책임입니다. 각자 개인은 지구를 스쳐 지나가는 존재입니다. 인류사는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로 귀결됩니다. 인류의 최초 지도자는 가장 공익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이 책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람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없는 사회는 기원전 모든 문명에서 몰락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로부터 이 사회가 건강해지는 생각이 움터 나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