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출하 2년 연속 바닥 · 의정부 캠프 라과디아 납품현장 · 테드 창 「바빌론의 탑」
  2026년 11월호 (주)알오씨
이번 호
① 에디터 칼럼 — 서울 공사장 동영상 기록 이행률 92%, 시공 영상 촬영 제도화
② 이달의 철근·고철 시세 — 철근 유통가 80만 원 선까지, 한 달 새 4만 원↓
③ 기타 자재 동향 — 시멘트 출하량 동향
④ 알오씨 납품현장 소개  — 캠프 라과디아 공공청사
⑤ 함께 읽는 책 — 테드 창, 「바빌론의 탑」

 Editor 칼럼 

콘크리트 시공 전 남기는 기록 — 영상 촬영 제도화


슬래브 타설 전날 감리자가 확인한 철근 배근은, 다음 날 콘크리트가 덮이면 다시 볼 수 없습니다.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의 주원인인 전단보강근 누락도, 무너지기 전까지 현장 밖에서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감리일지의 서명은 검측이 있었다는 증거일 뿐, 철근이 도면대로 놓였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이 빈틈을 메우려 서울시는 2023년 7월 1억 원 이상 공공 공사에, 9월에는 건축허가 대상 모든 민간 건축물에 시공 과정 동영상 기록을 적용했습니다. 2026년 6월 민간 공사장 이행률은 약 92%입니다.

촬영도 촘촘해졌습니다. 민간 아파트 현장은 5개 층마다 슬래브만 찍던 방식에서 지하층까지 매층 찍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국토교통부도 2024년 11월 촬영 대상을 '주요 구조부'로 구체화하는 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이제 쟁점은 '찍느냐'가 아니라 '비용을 누가 내느냐'입니다. 대형 현장은 기존 인력으로 촬영을 흡수하지만, 소형 현장에서는 촬영과 편집이 통째로 새 업무가 됩니다. 10월 서울시의회에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서울 밖에서는 민간 공사 의무화 여부조차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작업자에게 감시로 느껴지는 영상이 하자 분쟁에서는 책임을 가리는 증거가 됩니다. 균열이나 누수의 원인을 벽을 뜯지 않고 영상 한 구간으로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이 도면의 오류까지 말해주지는 않지만, 기록이 표준이 된 현장에서는 기록을 남기지 않은 쪽이 불리해집니다.

영상의 쓸모는 분쟁 대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 우수현장인 이문아이파크자이에서 동·층별로 남긴 기록을 유사 공정의 품질 기준 자료로 쓸 계획입니다. 잘된 시공의 기준이 숙련공의 머릿속에만 있으면 사람과 함께 떠나지만, 영상으로 남긴 기준은 현장에 남습니다.

품질을 증명하는 수단이 감리자의 서명에서 영상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서명이 '확인했다'를 보증한다면, 영상은 '이렇게 했다'를 보여줍니다. 남은 분기점은 서울의 제도가 법으로 이어질지, 비용을 누가 어떻게 나눌지입니다.



 철근 · 고철 시세 

철근 유통가 80만 원 선까지, 한 달 새 4만 원↓

- 2026년 10월 말 기준 · 철강금속신문, 스틸데일리 참고

철근 유통가격 추이, 10월 넷째 주 톤당 80만~81만 원
· 철근 유통가격(10월 넷째 주): 톤당 80만~81만 원 (한 달 새 4만 원↓)
· 수입 철근: 톤당 76만 원 (4만 원↓)
· 철근 기준가격: 톤당 100만6,000원 (10월 결정분 보합, 유통가보다 약 20만 원 높음)

10월 초 연휴로 거래가 멈춘 뒤, 중순부터 재고를 털어내려는 저가 판매가 퍼지며 값이 빠르게 내렸습니다. 제강사가 공장 쉬는 날을 늘려 공급을 줄였지만 수요가 약해 흐름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원료인 고철값까지 석 달째 내려, 철근값을 받치던 원가 부담도 가벼워졌습니다. 6~7월 월평균 87만 원 선에서 꺾인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11월 전망: 반등보다 약보합

뚜렷한 반등보다는 약보합에 무게를 둡니다. 다만 고철값 하락이 막바지라는 신호가 있어, 10월만큼 크게 더 내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더 내릴 수 있는 경우: 재고 처분용 저가 판매가 다시 늘 때
· 하락이 멈출 수 있는 경우: 제강사 감산이 강해지고 고철 인하가 멈출 때
· 해외 고철: 튀르키예 수입가(미국산 HMS 80:20, CFR) 톤당 395달러, 3주 연속 보합. 국제 시세가 버티면 수입 고철값도 크게 내리기 어렵습니다.



고철 시세: 전 등급 kg당 10원↓, 8차 인하

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한국철강이 10월 27일부터 고철 구매가를 톤당 1만 원 더 내렸습니다. 7월 초 이후 8번째 인하로, 10월 첫 주보다 생철 기준 kg당 20원 낮습니다. 다만 포스코·세아베스틸이 이번 인하에 동참하지 않아 저점이 가깝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고, 일본 고철 수출가(H2, FOB)도 톤당 5만1,000~5만2,000엔으로 보합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크랩은 전주와 같습니다.

 기타 자재 소식 

시멘트 출하량 2년 연속 바닥, 회복은 내년 이후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약 3,810만 톤으로 1991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적었고, 올해는 3,800만 톤을 밑돌아 2년 연속 최저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주요 공장 가동률은 몇 년째 60%를 밑돕니다.

10월 들어 '바닥을 찍었다'는 말도 나옵니다. 상반기 주택 착공 면적이 1년 전보다 14.4% 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멘트는 기초 공사 뒤 골조에 레미콘을 붓기 시작할 때 많이 쓰여, 착공보다 보통 6~12개월 늦게 수요가 나타납니다. 상반기 착공 증가는 빨라야 연말, 본격적으로는 내년에 출하량으로 잡힌다는 계산입니다.

기대와 통계는 아직 엇갈립니다. 내년 정부안 SOC 예산은 28.9조 원으로 약 4% 늘어난 데 그쳤고, 건설수주는 7월 30.6%, 8월 8.1% 줄었습니다. 가동률이 낮을수록 톤당 원가가 오르는 구조라, 수요가 줄어도 값은 쉽게 내리지 않습니다. 업계는 본격 회복을 내년 이후로 보며, 연말까지 출하 반등이 없으면 회복 기대는 이르다고 봐야 합니다.

 납품 현장 소개 

의정부 캠프 라과디아 공공청사

18년 비어 있던 미군기지 터에 동네 청사가 선다
출처: 다인건축그룹 / 캠프 라과디아 조감도 (도시개발사업 공모설계 당선작)
알오씨 철근커플러가 납품된 의정부 캠프 라과디아 공공청사를 소개합니다. 1951년부터 미군 공병부대가 헬기를 띄우던 도심 한복판의 축구장 19개 크기 땅은 2007년 우리 정부에 돌아왔지만, 이후 18년 동안 잡초와 쓰레기가 쌓이는 빈 땅으로 남았습니다. 그사이 의정부2동 주민센터는 좁고 낡아, 어르신들이 간단한 민원에도 시청까지 가야 했습니다.

걸림돌은 땅값이었습니다. 국방부 소유인 땅을 시 예산으로 사기는 어려웠습니다. 해법은 2021년 확정된 민간 도시개발입니다. 사업자가 아파트를 짓고, 그 이익의 일부로 공원과 청사를 지어 시에 넘기는 방식(기부채납)입니다. 2025년 9월 착공한 청사는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주민센터·도시공사·복합체육센터가 함께 들어서며,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합니다.


현장 눈으로 보면 숙제가 분명한 건물입니다. 땅 넓이의 네 배 가까운 공간을 지하와 지상에 나눠 짓고 주차 275면을 지하 2개 층에 넣는, 지하 골조가 큰 현장입니다. 사무실과 기둥 없이 넓어야 하는 체육 공간이 한 건물에 들어가, 여럿이 같은 박자로 뛸 때 바닥이 울리는 진동 문제도 설계와 골조 단계에서 따져야 합니다. 민간이 지어 시에 넘기는 건물이라 넘겨받는 시점의 품질 검수도 중요합니다.

의정부에는 땅값만 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캠프 레드클라우드처럼, 쓰임을 기다리는 옛 기지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시 예산을 크게 들이지 않고 공원과 청사를 얻은 라과디아의 방식이 다음 땅에도 통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원문 보기 -> 알오씨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알오씨와 함께 읽는 책 

테드 창, 「바빌론의 탑」 — 하늘 천장을 뚫는 공사 일지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당신 인생의 이야기』 수록, 엘리, 2016
테드 창은 작품 수가 많지 않은데도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여러 차례 받은 SF 작가입니다. 「바빌론의 탑」은 그의 데뷔작이자 네뷸러상 수상작으로,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첫 작품입니다. 소설은 "옛사람들의 믿음이 모두 사실이라면, 하늘에 닿는 탑은 실제로 어떻게 지을까?"를 끝까지 따라갑니다.

그래서 신화보다 공사 기록에 가깝게 읽힙니다. 벽돌 가마에 땔 나무를 대려고 숲을 새로 심고, 크레인 없이 나흘씩 이어 끄는 수레 릴레이로 자재를 올립니다. 천장 위의 물이 터질 때를 대비해, 진흙 벽돌이 물에 녹으면 화강암 돌문이 저절로 내려와 터널을 막는 안전장치도 만듭니다.

광부 힐랄룸은 끝내 천장 틈으로 헤엄쳐 올라가지만, 깨어난 곳은 바빌론 근처의 사막이었습니다. 원통 인장의 양 끝 그림이 맞닿듯, 세상은 말려 있어 하늘 끝이 다시 땅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신은 벌하지도 허락하지도 않았고, 탑을 짓기로 한 결정과 책임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그렇다고 수백 년의 공사가 헛수고는 아닙니다. 하늘 끝까지 가 본 사람만이 세상의 생김새를 알게 됐고, 힐랄룸은 그 사실을 동료들에게 전하러 돌아갑니다. 일의 의미가 목적지보다 그 길에서 알게 된 사실과, 그 사실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사람 목숨보다 흙손이 귀하다는 현장 농담이 웃음으로 끝나는 현장과 그렇지 않은 현장은 무엇이 다를까?
· 탑에 박힌 별을 뽑아낸 일은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우리 현장에도 기록되지 않은 아찔한 순간이 있지 않을까?
· 짓는 사람은 그 건물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일상을 보지 못한다. 일의 보람은 어디에서 확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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