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삼보일샷하며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 오르다 
지난 주말 강원도 인제 곰배령 가는 길은 6월의 녹음과 야생화로 가득했습니다. 점봉산 생태관리센터에서 5㎞쯤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천상의 화원’이라는 수식어답게 몇 걸음 옮길 때마다 예쁜 야생화가 나타나 사진을 담아야했습니다. 그래서 ‘삼보일샷’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생태관리센터 벽에 붙은 곰배령에 피는 야생화와 개화 시기를 보니 6월에 볼 수 있는 꽃만 60여 가지였습니다. 이중 3분의2는 본 것 같습니다. 야생화 천국이지만 꽃에 관심이 없더라도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탐방로를 오가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삼보일샷하며 ‘천상의 화원’ 곰배령 오르다. 꽃개회나무, 함박꽃나무꽃, 미나리아재비, 쥐오줌풀, 요강나물, 눈개승마, 감자난초, 은대난초, 광대수염, 삿갓나물, 미나리냉이, 물참대, 노린재나무, 도깨비부채, 관중, 박새를 볼 수 있다.  
이날 저의 가장 큰 목표는 곰배령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 언덕에 있는 꽃개회나무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꽃개회나무 군락지가 있는데 마침 꽃이 필 무렵이었습니다. 꽃개회나무는 토종 라일락인 수수꽃다리와 형제쯤인 나무입니다.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 능선이나 정상 근처에서나 자라 쉽게 보기 어려운 나무입니다.

드디어 꽃개회나무를 처음 ‘알현’했습니다. 듣던대로 묵은 가지에서 꽃이 피는 다른 종류와 달리, 새 가지에서 연분홍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수수꽃다리 형제답게 향기도 예상한 것 이상으로 강했습니다. 3시간여 땀 흘리며 올라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곰배령 꽃개회나무
다음으로 볼만한 것은 함박꽃나무 꽃이었습니다. 서울 등 다른 곳에선 이 꽃이 진지 오래인데, 고지대인 점봉산엔 한창이었습니다. 5~6월 산에 가면 목련처럼 생긴 싱그러운 꽃을 볼 수 있는데 이 꽃이 함박꽃나무 꽃입니다. 정식 이름은 함박꽃나무지만 흔히 산목련이라고도 부릅니다. 함박꽃나무 꽃은 맑고도 그윽한 꽃향기가 일품인데, 말 그대로 청향(淸香)입니다.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근처에 함박꽃나무가 있겠구나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향이 강합니다.  

점봉산 함박꽃나무 꽃
곰배령 정상엔 노란 미나리아재비, 자주색 쥐오줌풀, 검은 요강나물이 한창이었습니다. 미나리아재비는 꽃잎에 광택이 있기 때문에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언뜻 보면 매끈해 보이지만 줄기·꽃받침 등에 흰 털이 나 있습니다. 참한 겉모습과 달리 유독성 식물이라고 합니다.  

곰배령 미나리아재비
자주색 꽃이 둥글게 뭉쳐 피는 쥐오줌풀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뿌리에서 냄새가 납니다. 역시 이맘때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쥐오줌풀 말고도 노루오줌, 계요등(鷄尿藤), 여우오줌 등에도 오줌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곰배령 쥐오줌풀
요강나물은 워낙 특이하게 생겨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강나물은 드물게도 꽃이 검은색입니다. 꽃은 5~6월에 줄기 끝에 1개씩 밑을 향해 달립니다. 요강나물은 직립성인데, 덩굴성인 검은종덩굴(정식 추천명은 검종덩굴)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요강나물
눈개승마도 오가는 길 곳곳에서 반겨줍니다. 노란색이 약간 섞인 흰꽃이 이제 막 피기 시작했습니다. 눈개승마 꽃은 여름 내내 숲을 환하게 밝혀줄 것입니다. 울릉도 식당에 가면 삼나물이라는 메뉴를 파는데, 눈개승마 어린순으로 만든 것입니다.  

점봉산 눈개승마
야생 난은 감자난초와 은대난초가 피어 있었는데, 둘 다 전국 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감자난초는 키는 30~40㎝이고 잎은 1~2장입니다. 꽃은 5~6월에 황갈색으로 피는데, 이름은 뿌리 부분이 감자 같이 생겼다고 붙은 것입니다. 한번 캐서 확인하고 싶지만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흰색의 입술꽃잎에는 짙은 색의 반점이 있습니다.  

점봉산 감자난초
은대난초는 하얀 꽃이 피는 난초 종류인데, 키가 20~40cm정도이고 꽃대가 잎보다 낮게 자라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은난초는 키가 10~20cm정도이고 꽃대가 잎보다 높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점봉산 은대난초
광대수염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노란색이 약간 섞인 흰색의 입술 모양 꽃이 독특합니다. 광대수염이라는 이름처럼, 층층이 피는 꽃 바로 아래 수염처럼 들쑥날쑥 나와 있는 모습이 재미있는 꽃입니다. 꿀풀과 식물로, 산이나 들의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자랍니다.  

점봉산 광대수염
특이한 모습의 삿갓나물도 몇 개 보았습니다. 삿갓나물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수술은 맨 위 8~10개 동그랗게 돌려난, 노란색을 띤 부분이고 가운데에 진한 자주빛 갈색이 씨방, 그 위에 넷으로 갈라진 것이 암술대입니다. 이름에 나물이 붙어 있지만 독성이 있습니다.  

점봉산 삿갓나물
미나리냉이도 어느 산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입니다. 곰배령 오가는 길에도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잎이 미나리를 닮았고 꽃은 냉이를 닮아 붙인 이름입니다.  

점봉산 미나리냉이
물참대는 비교적 깊은 산 개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인데, 점봉산은 지금이 절정이었습니다. 물참대는 꽃의 아래쪽 색깔이 연두색을 띠고 수술이 아주 깁니다. 그래서 물참대 꽃을 보면 왕관 모양이 떠오릅니다. 말발도리가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 아래쪽 색깔이 황색을 띠고 물참대보다 수술이 짧은 점 등이 다릅니다.  

점봉산 물참대
이밖에 노린재나무 꽃도 한창이었고 도깨비부채도 계곡 바위 틈에서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관중과 박새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어서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절반도 소개하지 못했지만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점봉산 노린재나무

점봉산 도깨비부채

점봉산 관중

점봉산 박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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