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1 October 8, 2024 1995년 탄생한 미나 페르호넨 minä perhonen은 핸드 드로잉과 수작업 도안을 바탕으로 텍스타일 디자인을 선보이는 일본 브랜드입니다. 의류를 포함해 가구와 그릇, 공간 등 일상 곳곳에 접목된 미나 페르호넨의 디자인은 특유의 섬세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죠. 지난 9월에는 서울 DDP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을 기념해 브랜드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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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AD by B(스프비)와 만난 미나가와는 자신의 철학과 함께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려줬습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사용자에 의해 완성되며 계속해서 순환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는데요. 디자인을 통해 만들어진 물건에 사람들의 애착과 경험이 더해져 기억이 탄생하고, 그 추억과 감정이 다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었어요. 만든이의 의도만큼 사용하는 사람의 해석에 동등한 가치를 두는 태도는 그에게 영향을 미친 브랜드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고정돼 있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그에게 자유로운 감성을 불어넣은 브랜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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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BRANDS INFLUENCED YOU THE M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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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가와 아키라 Akira Minag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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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 때 배낭 하나만 메고 핀란드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무척 추운 한겨울에 헬싱키부터 북극권 가까이 있는 로바니에미까지 이어지는 여정이었죠. 당시 가진 돈이 거의 없어 묵었던 숙소에서 밥을 얻어먹거나, 열차에서 음식을 나눠 받았어요. 핀란드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들의 상냥한 성품을 매일 같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핀란드의 자연은 제가 디자인을 하고 미나 페르호넨을 만드는 데도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디자인이란 오랜 시간 소중히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나라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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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와 제작자를 모두 고려한 디자인 '알바 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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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 함께 그 나라를 대표하는 알바 알토 Alvar Aalto는 '스툴 60' 등 세계적 가구를 만든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죠. 미나 페르호넨 또한 스툴 60을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그의 디자인은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동시에 매우 간결하고 누구나 다룰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오랜 세월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인 거죠. 이처럼 제작자와 사용하는 사람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알바 알토를 무척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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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Glenn Gould를 좋아해 왔어요. 콧노래를 부르며 연주한다든가 자신의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그의 음악은 듣는 사람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죠. 그는 연주할 때, 마치 피아노 속으로 빠질 것처럼 몰입하기도 하는데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음악과 진정으로 마주하는 느낌을 줍니다. 오랜 세월 연주된 바흐의 음악도 악보에서 나아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며 다양한 연주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어요. 그를 통해 자유로움과 창작이 융합돼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됐고, 저 또한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움을 더해 시도하려는 태도를 갖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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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d Plaut, Sony Music Entertain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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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상황에서 발견한 행복의 씨앗 '빅터 프랭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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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 Viktor E. Frankl은 홀로코스트 당시 직접 경험했던 유대인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담아 소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펴냈습니다. 가혹한 환경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고자 했던 그의 이야기를 읽고 인생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특히 디자인은 하나의 물건으로 완성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도중에 멈추거나 좌절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모든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평소 일상적으로 겪는 고난과 실패에 크게 개의치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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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가 보여준 자신다움과 균형 잡힌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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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수입 가구점을 운영하셨어요. 일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셨지만 언제나 기모노를 입고 젓가락을 챙겨 다니면서 생활하는 분이셨죠. 자신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입하는 굉장히 멋진 자세를 지닌 어른이었어요. 살아계실 적 평생 많은 것을 알려주셨습니다만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 있는 가르침은 "서두르지 말아라" 그리고 "나태하게 굴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실천하는 게 좀처럼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는 동시에 성실하게 임하는 두 행동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제가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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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가 전하는 단 하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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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가 있을까요?" 사람에게는 현실과 공상, 두 가지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미나 페르호넨이 디자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기억이나 감정 또한 우리의 마음과 상상의 세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도 꼭 자신만의 공상 세계를 갖길 바라요.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괴롭더라도 그 세계가 여러분을 지탱하는 또 다른 힘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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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와의 인터뷰는 아래 영상에서 전체 내용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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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가 묻습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가 있나요?"
움직이는 아이콘을 눌러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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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금요일에는
베트남에 자리한 '포시즌스 남하이'를 다룬
스페셜 레터로 한 번 더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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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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