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번째 책편지(2024. 11. 7.(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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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 내일도 일
  😯밤 산책길, 같이 걷던 친구 A가 말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 일 끝내고, 저녁 먹고 조금 쉬면 자야 하고, 눈 뜨면 또 일하고….” 그 친구는 이직 후 이제 갓 수습 기간을 벗어난 차였다.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미래가 잘 안 그려져. 너는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겠다.” 나는 멋쩍게 웃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맞는데…. 그건 분명한데….’ 어쩐지 시원히 답할 수가 없었다. 그사이 친구는 “삶의 낙이 없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 후 고향 친구 B와 만난 어느 날.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직한 B는 간호사 외길을 걷고 있었다. 문득 지난밤의 대화가 생각나서 나는 친구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 그 일 한 지 벌써 10년도 넘었잖아. 어때? 할만해?” 친구는 단호하게 말했다. 별로라고. 연차가 쌓이니 그만큼 책임질 일도 늘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취직하자마자 그만두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친구의 마음은 강산이 변한 지금도 유효해 보였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요즘 삶의 낙이 뭐야?” 친구는 잠시 생각하더니 퇴근 후 드라마를 보면서 맛있는 걸 먹거나, 최근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라고 답했다. 그에게 일은 생계의 수단일 뿐, 행복은 일 바깥에 있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 친구들과 나눈 대화를 종종 떠올리며 고민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쓰고 그리는 일을 나는 여전히 좋아했다. 하지만 마냥 즐겁냐고 하면 글쎄, 오히려 사방으로 일에 포위된 요즘은 그냥 힘들기만 했다. A와 마찬가지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막연했고, B처럼 행복은 일 바깥에 소소하게 흩어져 있었다. 어떤 창작자들은 자신의 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던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살다 보면 못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쓸모를 찾는 A도, 생계를 위해 버티는 B도, 좋아서 하는 나도 오늘 무엇을 했냐 하면, 일을 했다. 각자에게 어떤 의미이든 간에 누구 하나 그만두지 않고, 어제도 일했고, 오늘도 일했으며 내일도 일할 터였다. 기가 막힌 것은 힘들어도 해야 하고, 코가 막힌 것은 좋든 싫든 오래 해야 한다는 사실. 거창한 이유가 없어도, 이 일에서 저 일로 건너갈지라도 아무튼 떼어낼 수 없는 게 바로 일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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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의 일생

마스다 미리 지음 |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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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일러스트레이터 쓰유쿠사 나쓰코의 이야기. 나쓰코는 낮에는 도넛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에는 만화를 그린다. 특별한 일 없이 미지근하게 흐르는 일상 안에서 나쓰코는 언제나 일을 하고, 일을 좋아하는 마음에 관하여 생각한다. 작가는 주인공 나쓰코와 나쓰코가 그리는 만화 속 하루코를 빌려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면 이런 거. ‘복권 1등에 당첨되면 난 아무 일도 안 하고 살까?’ 가볍지만 삶을 관통한다. 단조로움에서 포착한 통찰이 묵직하다.

  마스다 미리 작가의 화풍은 담백하다. 한 컷에 말풍선 하나만 덜렁 들어가 있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구름만 동동 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빚어낸 이야기는 밀도가 짙다. 툭 하고 던지는 질문과 무심해 보이는 답을 따라가다 보면 여백에 한참 머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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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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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어느덧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팀장이 된 18년 차 직장인의 기록. 이 책에는 회사원으로서 지혜롭게 일하는 법, 일과 거리를 두고 사생활을 사수하는 법, 나아가 일 바깥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비결이 담겨있다. 작가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그러면서도 딴짓을 권장하며 ‘나를 키우는 것을 나의 본업으로 삼자’고 다짐한다. 회사와 나 사이에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고, 이왕이면 즐겁게 일하고, 일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그의 태도가 오늘도, 내일도 일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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