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는 모두가 사춘기이지 않을까
밤을 채워주는
음악 뉴스레터 <밤사이>
오늘도 반가워요! 🧭모든입니다.

주말에 인사이드아웃2를 보고 왔어요. 사춘기에 들어선 주인공, 라일리의 요동치는 감정을 다룬 영화였는데요. 주인공 라일리는 여러모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제 또래 같다고 느꼈어요. 어쩌면 어른이 된 우리도,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는 사춘기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인사이드아웃2에서 단연 눈에 띈 감정은 '불안'이었는데요. 밤사이 67호도 불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불안을 다루는 방식
'일요일 밤 증후군', '월요병' …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 오후,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출근 스트레스로 잠 못 드는 경우를 뜻하는 이 단어가 제 일상에 침투하기 시작했어요. 약 한 달 전부터 제게도 이 증상이 나타났거든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자려고 누우면 뒤척이다, 동틀 무렵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겨우 잠드는 날이 많아졌죠. 당장 할 수 없는 일인데 머릿속에 일 생각이 둥둥 떠오르니, 잠을 청하려 눈을 꽉 감았다가도 몇 번이고 눈을 번쩍 뜨게 되는지. 
😆 차노을 - Happy (Prod. Hedyy)
'A업무는 이렇게 할까? B는?' 퇴근길에도 머리를 굴리고 새벽까지도 다음 날 업무 생각에 불안이 반복됐어요. 아침에는 피곤함에 최대한 뭉그적대며 겨우 출근했죠. 그런데 막상 출근하면 걱정했던 일이 아무것도 아니거나 수월하게 풀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다면 '내일 해보면 별일 아닐 거야'하고 걱정을 물리칠 법도 한데, 잘 안되더라고요.

일 생각 하지 않는 퇴근길을 위해, 퇴근하는 엘리베이터에서 이어폰을 끼고 듣는 첫 음악은 차노을 어린이의 <Happy>예요. 음악을 들으면, 까랑까랑한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고
'나는 할래 행복할래 뭐가 됐든 나는 행복하게 살래'
라는 가사를 속으로 따라 하면 잠시나마 근심이 사라져요.
<Happy>는 초등학생인 차노을 어린이가 부른 1절과 그의 아버지가 부른 2절로 구성되어 있어요. 1절은 차노을 어린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는 희망차고 야무진 가사, 2절은 차노을 어린이가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 담긴 가사인데요. 어떤 날은 1절, 또 다른 날은 2절을 듣고 눈물을 찔끔 흘릴 만큼 위로를 주는 곡이에요.
👊 Imagine Dragons - Believer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을 하나둘씩 찾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제일 효과가 좋은 방법은 '일하기'예요. 평일엔 퇴근이 늦더라도 불안 요소를 손 보고, 주말엔 지난주에 한 일과 다음 주에 할 일을 정리하고 잔업을 해요. 특히 주말에 고민과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골치가 아팠는데요. 형체 없이 떠다니는 생각을 타자로 쳐서 하나의 문서로 만들고, 눈으로 그 내용을 확인하면 걱정이 사라지더라고요.

단 단 탁- 다다다단 단 탁- 비장하게 시작하는 <Believer>는 분위기를 전환하기에 좋아요. 노트북을 켜고, 몰입해서 순식간에 일을 끝낸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드를 바꿀 때 듣기 좋아요. (불안감을 없애기 내 마음 편하자고 주말에 업무 정리를 하지만, 사실 내키지는 않거든요.) 일에 압도당하는 요즘이지만, 일을 압도하고 주도하는 날! 언젠가 오겠죠..?

'Pain
(고통)
You break me down
(넌 날 쓰러뜨리고)
You build me up believer believer
(다시 일으켜 세워)'

🧚 Billie Eilish - come out and play

또 다른 방법은 숨결을 느끼는 거예요. '지금'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인데요. 예전에 어떤 어른에게 제 고민을 마구 털어놓았는데 첫 대답이 '일단 숨 쉬고 얘기해요. 들이마시고 내쉬고'였어요. 지금, 여기, 나는 호흡하고 있음을 느끼기. 코로 들어왔다 나가는, 살짝 차게 느껴지는 숨을 느껴보기. 숨에만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차분해지더라고요. '우울은 과거에서 온 감정, 불안은 미래에서 온 감정'이라는 말이 있듯. 이런 감정을 느낄 때면 현재로 돌아오려고 노력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요.

<come out and play>는 불안해서 종종거리는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곡이에요. 이 노래는 많은 설명을 하기보다 가사의 일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And I know it makes you nervous

(알아요, 불안하겠죠)

But I promise you it's worth it

(그래도 약속할게요 해볼만 해요)

To show 'em everything you kept inside

(숨겨만 두었던 모든 걸 보여주면 돼요)

Don't hide don't hide

(숨지 말아요, 감추지 말아요)'

가사번역: 직키(Zickii)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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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받아 어울리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밤사이에 담아드릴게요.
늦더라도, 모든 사연을 전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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