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불패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형성된 것을 한두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랜 기간 여러 가지 굴곡과 정부 정책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부동산 불패에 대한 여러 사람의 믿음이 서로 상승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내 스스로는 부동산 시장의 호황에 대해 뚜렷한 믿음이 없지만 다른 여러 사람이 부동산 불패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해 보자. 이 경우 나는 미래 전망이 뚜렷하지 않아도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게 맞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믿음에 따라 부동산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므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경선 정국에서 가장 부각되는 이슈는 ‘화천대유’입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구조의 설계자가 누구냐, 어떻게 그런 비정상적인 개발이익이 났느냐, 그 많은 이익금은 누구 주머니로 들어갔느냐.

이재명 지사는 ‘부동산 가격 급상승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이익’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 부동산 가격 급상승은 어떻게 일어난 일일까요. 정부의 정책 실패, 공급 부족, 투기 수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설명 가능하지만, 심리적인 이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단 사놓으면 언젠가는 오른다’ 하는 믿음. 한 사람의 믿음이라면 몽상이겠지만 다수의 믿음은 부동산 수요 증가로 이어집니다. 내가 지금 이 부동산을 사두면 언젠가 더 높은 값에 팔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 집을 안 살 이유가 없죠.

연일 대장동 관련 의혹이 뉴스를 뒤덮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폴라리스는 '구조적 문제'를 짚어야겠죠.

일차적으로는 '누가 개발 수익을 가져 가는가'의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공(성남도시개발공사)과 민간이 합자한 결합 개발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1조 가량의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는 성남시로서는, 지방채 발행 등 자체적 재원 조달이 어려워지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돌렸죠. 덕분에 대장동 사업은 (민간 자본의 관점에선)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다는 공공 개발의 장점과, 상한 없는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수익 구조가 결합한 이권으로 거듭났습니다.

 에디터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