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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8 | 닷 | TBT | 7 Jun
[그때투자] 닷, accessibility 분야 글로벌 탑 티어 기업으로 도약

김동오 TBT 이사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다수의 사람들이 겪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한편 소수가 겪는 문제라면 그 중요성이 크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뛰어들기는 어렵다. 시각장애인들의 문제가 그러하다. 그들이 겪는 불편함은 중요한 문제지만 시각장애인 인구 수는 세계 인구 중 3%, 우리나라 인구의 0.5%에 불과해 관심을 그다지 받지 못하고 오랫동안 혁신이 없던 시장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은 나날이 증대하는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 지식, 교육의 격차를 체험한다. 텍스트 자료들의 3%만 점자로 번역되어 있어 지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고, 번역된 책도 두껍고 무거워 들고 다니기 어렵다.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고자 문서와 인터넷 내용을 점자/음성으로 구현해주는 점자정보 단말기가 활용되지만, 가격이 고가라 지원사업 없이 구매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글로벌 시각장애인 중 점자단말기를 사용하는 인구는 0.05%에 불과하다고 한다. 

 티비티가 투자한 [닷]은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해결하는 보조공학기기 및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김주윤 대표는 미국 워싱턴대 재학중인 20대 초반부터 3번의 창업과 3번의 실패를 경험한 뒤 자신의 창업 목표를 ‘가치 있는 일’로 설정했다고 한다. 마침 출석하던 교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성경책이 20권인 모습을 보고서 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고 ‘가장 저렴하고 스마트한 보조공학기기를 만들어 그들을 돕겠다’는 목표로 성기광 공동대표와 ‘14년에 닷을 설립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닷의 김주윤(사진 왼쪽)과 성기광 공동창업자 /닷 제공
 김주윤 대표를 만났던 ’19년 6월에 닷은 점자 기반 스마트워치인 ‘닷워치’로 이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독일제인 점자 모듈보다 획기적으로 작은 크기의 ‘닷 셀’을 개발해 점자로 메시지, 날씨, 뉴스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33만원에 선보였는데, 그 혁신성을 인정받아 스타트업계 올림픽 ‘Get in the Ring’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나아가 기존 점자단말기들이 점자 모듈을 한 줄만 구현한 데 비해, 여러 줄의 모듈을 이어붙여 다양한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는 닷패드의 기술도 개발 완료해 상용화 준비중이라고 했다. 
 
 당시 필자는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 기술력, 두 공동대표의 진정성 등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긴 했지만, 검토 과정에서 여러 의구심이 생겼다. 시각장애인들 중 점자정보단말기 사용자 비중이 0.05%에 불과해 시장 규모는 글로벌로 보더라도 7,000억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시장 크기가 작으니 처음부터 글로벌로 진출해야 할 필요가 절실한데, 기술에 초점을 맞춘 창업자들이 좋은 영업능력을 가진 경우를 많이 못 본 점, 영업 대상이 해외 정부, 장애인협회, 교육부 등인데 29세 두 청년이 이러한 보수적인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제품을 세일즈할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었다. 결국 당시에는 아직 검증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추후를 기약하기로 하였다.  
  

 그 후 20개월이 지난 ‘21년 4월에 당시 티비티 임정욱 공동대표님을 통해 닷의 신규 라운드 소식을 들어 두 번째 미팅을 가졌는데, 김주윤 대표는 놀랍게도 그간의 의구심을 거의 다 불식시키는 성과들을 보여주었다. 닷패드는 그래프, 표, 사진 등을 2,400개의 핀에 촉각 그래픽으로 표시하고 시각장애인들이 그래픽을 인식하며 입체적 학습과 업무를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미 정부는 자신의 비용으로 미 전역 학교에 순차 공급(1차 300억)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유럽 국가들도 계약이 임박해, 시각장애인의 보조기기 사용 비율이 기존 분석(0.05%)보다 증가하면서 시장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드웨어 뿐 아니라 닷의 소프트웨어 규격 아래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콘텐츠의 생산,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의 착수, B2C 닷패드도 출시하여 향후 건강보험 적용 추진중인 점도 고무적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닷패드 /닷 제공
 특히 김주윤, 성기광 공동대표가 다양한 해외 국가에서 (1)정부기관 및 (2)장애인협회를 모두 찾아가 설득하고, 많은 행사와 세미나에 참여해 열정적으로 제품을 알리면서 고객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온 결과에 감명을 받았다. 미국 시각장애인 협회 임원은 SNS에 “이런 제품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올렸으며, 교육부 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교육은 닷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김주윤 대표에게 해외 영업활동을 어떤 관점으로 해왔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우리에게 오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는 모토로, 글로벌 창업관련 행사 및 발표기회에 적극 지원했고 선발을 거쳐 경비를 지원받았으며 정부, 기관 행사에 가능한 참여해 저희를 알릴 기회를 얻었습니다.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의 ’세렌디피티(우연한 행운)를 만날 확률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조언은 닷 초기 팀의 아이덴티티가 되었고 더 도전적인 성품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티비티가 닷에 투자하게 된 이유는 제품의 독보적인 기술력, 미국 정부 등과의 파트너쉽, 닷의 제품이 왜 필요한지에 관해 창업자들이 고객을 설득해온 신념과 영업력 등이라고 생각한다. 티비티 투자 후 닷은 제품을 고도화하며 미국 정부에 납품을 시작했고, 미국의 하원의원들은 닷패드 공급 확대를 위한 교육부 예산 증액을 제안하였다. 또 참전용사 직업재활 용도의 닷패드 수주, 호주 및 UAE 교육부의 닷패드 수주가 올해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24년 사업으로는 시각장애인용 컨텐츠 유통 구조를 준비중이며, 닷패드와 오피스 프로그램의 연동도 예정되어 있어서 교육, 재활,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닷의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닷은 최근 글로벌에서 장애인들의 accessibility를 개선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연이어 받고 있다. CES 2023에서 accessibility 부문 최고혁신상 수상, 세계 경제포럼(WEF) 2023 Technology Pioneer 선정 등이 그것이다. 닷의 기술은 계속 고도화되고 있으며 창업자들은 더 많은 국가에 mission을 전달하고 있으므로 장애인들의 권리, 접근성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울러 수년 뒤 닷은 글로벌 시각장애인 토탈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으로 큰 가치를 창출하리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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