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의지는 왜 이렇게 약한 걸까요?

우리는 의지가 부족한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데에 지나치게 익숙합니다. 하지만 의지는 쓸 수 있는 한계가 정해져 있는 자원이고, 더군다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숱하지요. 필요한 것은 그저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너무 소모되고 있진 않은지도 종종 살펴주고요. 삶은 앞질러 갈 방법도 없거니와, 완주가 더 중요한 여정이니까요.

이번 주의 플레이라이프 뉴스레터에서는,

불합격 통보를 받을 때마다 우울하고 무력해진다면, 김혜령 카운슬러의 편지를 읽어보세요.
지난 한 달 동안 진행된 새해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설문의 결과를 나눕니다.
2월은 숨을 고르는 시간, 꾸준한 실천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담은 문장을 전합니다.

COUNSELING
불합격 통보를 받을 때마다 우울하고 무력해요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입니다. 대학 생활을 할 때는 모든 일이 잘 풀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졸업이 가까워지고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낸 뒤 불합격 문자를 받을 때마다 내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아서 우울하고 무력해집니다.

특히 SNS나 주변 사람들을 보면 계속해서 뭔가를 성취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저 혼자만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계속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이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무력감에 빠져 미루기 일쑤인 내 모습도 실망스럽습니다.

J 나 혼자만 멈춰 있는 것 같은 취업준비생

💌 카운슬러 김혜령의 편지

안녕하세요, J님. 고민 잘 읽었습니다. 우울하고 무력감이 드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취업을 시도하는 게 정말 쉽지 않으실 거예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자신을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왜 이런 기분이 들까요?

외부적인 요인을 과소평가해선 안 돼요

살아가면서 ‘성취감’을 갖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 즉, ‘자기효능감’을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취업 상황에서 합격 또는 불합격 여부는 100% 내 노력에만 달린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불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어요.

한 사람이 한 회사에 합격하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영향을 줍니다. 심지어 면접관이 누구냐에 따라서 좌지우지될지도 모르죠. 그런데 이렇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적 요소들을 과소평가하면 위험해집니다.

결과만 보고 ‘내 노력이 부족했어’, ‘내가 못나서 그래’와 같이, 나에게만 전적으로 원인을 돌리면 우울하고 무력해지기 쉬워요. 혹시 외부 요인을 과소평가하고 오로지 나에게서만 원인을 찾지는 않으셨나요? 불합격 자체가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취업에는 상당한 외부적 요인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합격과 불합격을 성공과 실패로 연결짓지 마세요

막막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취업이라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크게 소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엔 취업은 될 것이고 그 때까지 지치지 않고 뚜벅뚜벅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결국엔 될 것이다’라는 사실이 지금은 아주 먼 얘기처럼 느껴지겠지요. (...)

은연중에 ‘합격은 성공’, ‘불합격은 실패’로 연결짓는 것을 경계하세요. 대신, 합격자 발표날에는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아주 작은 보상을 주세요. 용기있게 지원을 했고 합격자 발표가 났으니 한 단락을 매듭짓는 의식같은 겁니다. ‘수고했다’는 메세지가 담겨있지요. 단순히 다이어리에 스티커를 붙여도 좋고, 달콤한 초콜렛을 먹는다던가 소소한 즐길거리에 시간을 허락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찮아 보여도 메세지가 명확한 작은 보상은 심리적 에너지를 충전하게 도와줍니다. ‘나 이만큼 고생했다’, ‘잘하고 있어’ 라고 스스로를 확실하게 인정해주면서, ‘좌절감’ 이라는 심리적 허들을 넘어서게 해주는 도구가 되어줄 겁니다. (...)

김혜령 카운슬러의 편지 이어서 읽기

J 님을 위한 마음 습관 TIP!
☑️ 매일 하나, 아주 작은 목표의 힘

매일 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통해서 성취감을 느껴보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입니다. 달리기 10분도 좋고 푸쉬업 10회도 좋습니다. 혹은 일기 쓰기나 책 한 페이지 읽기, 영어 한 문장 외우기도 좋은 예입니다. 중요한 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아주 작은 목표를 통해 ‘나는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이 감각은 분명히 불안한 시기를 견디게 해주는 단단한 힘이 되어줄 거예요.

counselor 김혜령 상담심리사

김혜령 카운슬러에게 내 고민 보내기

POLL

새해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올해만큼은 꼭 지키고 싶은 새해 계획이 있었나요? 슬금슬금 실행을 미루는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1월을 보내지는 않았나요. 그러나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우리가 세운 계획을 돌아보며 그 때의 마음을 되새기면,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의욕이 생겨날 거예요.

➊ 내가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새해의 계획으로 '공부하며 성장하기'를 선택한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성장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바람이 느껴집니다. 한편, '나 자신을 잘 돌보기'가 그 다음 순위에 올랐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나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에 가장 소홀하기 쉽지요. 여유로운 아침이 곧 좋은 하루를 만드는 만큼, '아침 일찍 일어나기'를 고른 분들도 많았습니다.

➋ 작년의 새해 계획이 실패한 이유는 왜인가요?
'의지가 부족해서' 새해 계획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일 많았어요. 우리는 쉽게 자신의 의지 박약을 탓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간의 의지는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고, 실천에 더 효과적인 것은 상황과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해요. 그러니 의지는 진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아서'가 그 다음 순위를 차지했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면 좋을까요? 설문에 참여한 분들이 세운 계획에서 힌트를 찾아봐도 좋겠어요.

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본다면요?
각각 새해 계획의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공부하며 성장하기', '나 자신을 잘 돌보기'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분이 세운 구체적인 계획도 들어보았습니다. '공부하며 성장하기'를 고른 분들은, 매일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거나, 책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또는 꾸준히 기록하고 회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나 자신을 잘 돌보기'를 목표로 삼은 분들은,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을 것, 나를 돌아보고 기록할 것, 휴식하는 시간을 정해둘 것을 구체적인 실천 계획으로 삼았습니다.

실천을 더 쉽게 만드는 것은 언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 얼마만큼의 양을 실행할 것인지를 정해 두는 것이죠. 매일 아침, 매주 주말과 같은 식으로 주기를 설정하거나, 매일 1시간, 한 달에 하루와 같이 투자할 시간을 정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한 달에 2권, 하루 한 끼처럼 구체적인 분량과 기준을 정해도 좋겠고요. 여러분에게도 꾸준히 실천을 이어가는 방법이 있나요? 아래 버튼을 클릭해서 인스타그램 댓글로도 나누어주세요.

실천을 쉽게 만드는 나만의 방법 나누기

2월은 숨을 고르는 시간

"새해 첫날부터 새로워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열렬히 계획을 세우지만 이행되는 일은 잘 없다. 연초부터 실망하는 일은 너무 가혹해서 우리는 서로의 이른 실패를 쉬쉬한다. 그래서 1월과 2월은 카페나 식당의 임시개업 기간 같은 거다. 가게의 효율을 살피는 시기. 숨가쁜 계획들을 재정비하는 시간."

source 유지혜,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김영사

playlife talk 💬

1월이 지나가고 2월로 접어드는 시점, 연초의 다짐은 희미해지고 야심차게 세운 새해 계획들은 슬슬 흐지부지되기 시작합니다. 실망이 곧 체념으로, 결국엔 포기로 연결되기 가장 쉬운 때지요. 하지만 애초에 기대가 과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한 순간에 바뀌는 법이란 없는데 말이예요. 2월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으로 삼아봅시다. 열의에 넘쳐 세운 계획이 무리였다면 현실적으로 수정하고, 꼭 지키고 싶은 것들만 남기는 거예요. 지켜야 한다는 강박, 의지가 부족했다는 자책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대신, 재정비하는 시간을 통해 꾸준한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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