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은 네덜란드의 반도체 생산 장비 업체예요. 반도체는 회로의 폭을 미세하게 만들수록 성능이 향상되는데요. 세밀한 설계도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이 설계도를 보고 실제 제품을 생산할 때도 점차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졌어요. ASML은 최신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한 장비를 만들어요.
ASML이 생산하는 장비가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려면 반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아야 해요. 설계도를 보고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을 간략화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먼저 설계도에 있는 회로 모양대로 ‘웨이퍼’라고 부르는 평평한 판 위에 빛을 쏴요. 빛에 노출된 판에는 일종의 밑그림이 그려져요. 이때 밑그림이 그려진 부분 외에 나머지 부분을 깎아내면 회로 모양만 남게 되고, 이게 바로 반도체가 되는 거예요.
설계도대로 밑그림을 그릴 때는 여러 종류의 빛을 사용하는데요. ASML은 특수한 빛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를 만들어요. 이 특수한 빛을 사용하면 극도로 세밀하게 만든 설계도대로 밑그림을 그리는 게 가능하죠. 이 특수한 빛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라고 불러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SML만 만들 수 있어요
이 장비는 한 대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가인데다 만들기도 어려워요. 많아 봤자 1년에 50대 정도만 만들 수 있대요. 만들기 어려운 만큼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이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대요.
국내 언론은 ASML을 ‘슈퍼 을’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보통 고객이 갑이고 판매자는 을이라고 하잖아요.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도 있고요. 그런데 ASML은 첨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들다 보니 오히려 고객들이 이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래요. 그래서 이런 별칭이 생겨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