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제가 사주를 믿지 않는 이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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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아흡이라매. 사람마다 아홉수가 사납지."

소설 '토지'에서는 아홉수에 대해 위와 같이 이야기 한다. 생각해 보면 내 직전 아홉수인 19살은 꽤나 사나웠다. 지원했던 6가지 대학 중 한 곳을 빼고 모두 광탈했으니 말이다. (첫 아홉수인 9살은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올해의 아홉수 역시 고달팠다. 장기 연애를 했던 여자친구와 이별을 하며 사나운 아홉수의 포문을 열었고, 다닌지 어느덧 2년을 넘긴 첫 정규직 회사에서는 번아웃이 와 어떤 일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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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이 안 팔려서, 행사를 취소해야 할 것 같아

7월 5일, 리요와 나눈 대화

이런 나의 생각은 7월 5일(수)에 임계점에 도달했다. 두 달 넘게 준비한 응답하라 마케팅 구독자 대상 오프라인 파티 홍보 뉴스레터가 나간 날이었다. 30명을 대상으로 티켓을 판매했지만, 하루종일 팔린 티켓은 겨우 4개였다.


심각한 문제였다. 광고주가 대관비를 전액 지원해 주기로 했고, 케이터링 등의 식비나 디자인 비용도 모두 지불된 상태였기에 무를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1만명이 넘는 뉴스레터가 오프라인 이벤트가 팔리지 않아 못한다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너무나도 큰 타격이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 "아홉수 진짜 징하다. 세상이 나를 억까(억지로 까다)하는구나."였다. 연애부터 회사,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징하게 풀리지 않는 아홉수 시기를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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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면, 팔리게 하자
7월 7일, 실제로 발행된 뉴스레터
행사를 취소할 순 없었기에 배수진을 쳤다. 안 팔리면 안 사고는 못배기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추가 뉴스레터 발행을 결정했다. 이후 오픈채팅방을 통해 협찬사를 모집했다. 순식간에 협찬사 세 곳이 추가됐다.

회사가 끝나고 리요 동네로 가서 리요 맥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큰 갈래를 정해주면 리요가 디테일한 문구를 작성했고, 나는 상세페이지 컨셉부터 이미지까지 통째로 바꿔버렸다. 이벤트를 오면 1) 알찬 강의와 2) 네트워킹, 그리고 3) 푸짐한 제휴사의 혜택을 2만원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새벽 세 시가 돼서야 뉴스레터 작성은 끝이 났다. 아홉시 뉴스레터가 발송되고 나서 티켓은 4시간 만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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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확신이 없을 때 사주에 기댄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사주에 기댔던 것 같다. 이직을 준비하던 때 최종면접을 보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사주어플로 그 날 운세의 시험운을 보고 안도했고,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별 직후 재회 가능성을  어플로 보며 다시 이어질 것 같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웃기게도 무조건 합격운이 있다던 그 날 불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상대방과 곧 재회하게 될 거라는 어플의 확신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럼에도 난 그 어플의 정확성을 탓했을 뿐, 사주 자체가 틀리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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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는 꺾으면 된다
성공적으로 종료된 응답이 파티

오프라인 이벤트는 한 구독자의 후기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추가 뉴스레터 발행을 결정한 7월 6일 목요일부터 7월 15일 행사날까지, 안 팔리던 행사도 팔리게 만들었는데 무엇을 못하겠냐는 마음으로 정말 촘촘하고 섬세하게 행사를 준비했다.


그래서 든 생각이 있다. 아홉수는 꺾으면 된다는 것이다. 운명과 사주가 나를 억까하며 힘들게 한다면, '아 이번엔 좀 난이도가 있네.'라고 생각하며 꺾으면 된다. 실제로 사주도 사람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결정론적 태도보다는 미래를 예측해서 미리 대비하자는 유비무환의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 글을 읽을 구독자님도 혹시나 하반기의 안 풀리는 사주를 보고 속상했다면, '운명 따위는 꺾어버리면 된다.'는 마음으로 헤쳐나가길 바란다. 일이 안 풀려 '올해 난 안 될 사주인가봐'라고 이야기 하기 보다는, 안 풀리면 풀릴 수 밖에 없게 만들자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데 오늘 이 뉴스레터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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