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인기있는 부동산 유형은 전세였어요. 내집마련을 당장 할 수 없을 때 보증금을 맡기고 적어도 2년은 안정감있게 살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학군이나 거주환경이 좋은 곳은 (집값이 비싸니) 전세라도 살고자 수요가 몰리면 전셋값 상승->결국 집값 상승을 이끄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차순위였던 월세가 추월하면서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복잡하면서 간단합니다.
소녀시대 월세시대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를 조사해 봤어요. 어랏! 월세 비중이 51.6%가 나왔어요. 이런 통계를 2011년부터 했는데 월세 비중이 반을 넘은 건 처음이에요. 약 10년만에 반전이 일어난 건데요, 첫 번째 요인으로 지목된 건 '임대차법'입니다. 우선 서울 통계를 볼게요.
- 임대차2법 시행 직전 '20년 상반기: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 28.8%
- 시행 2년 후 '22년 상반기: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 40.7%
임대차법 시행되면서 월세 인기가 훌쩍 높아졌어요.
잠깐, 임대차법 뭐더라?
정확히는 임대차3법인데요, 계약갱신청구권(2년 살고 2년 더 살 수 있는 티켓) + 전월세상한제(티켓을 사용한 경우 직전계약 임대료 5%까지만 올릴 수 있음) + 전월세신고제입니다. 앞의 2개가 2020년 7월 말 먼저 시행되고, 신고제는 1년 뒤에 도입됐어요.
여기서 문제가 계약갱신청구권 + 전월세상한제입니다. 임대차법은 세입자의 안정적인 거주권 보호를 위해 탄생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론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월세로 밀려나게 됐다는 평이에요.
집주인 입장에서 생각해 볼게요. 내가 직접 들어가서 살지 않는 이상 세입자가 2년 더 살겠다고 하면 ok 해야해요. 이 때 보증금도 별로 못 올려요. 옆 동네 전세금은 막 오르는데 난 최대 5% 상한제가 걸렸네요. 어쩔 수 없이 2년을 꾹 참아요. 총 4년이 지나면 빗장이 풀리니, 옆 동네만치 전세금 올려받을 수 있어요. 그동안 못 올린만큼 2배 더 시세가 확 뛰는거죠.
그런데 왜 월세로...?
임대차법이 '20년 시행됐으니, 만약 그때 연장 티켓을 썼다면 만료되는 게 올해 7월이에요. 그래서 올해 초부터 시장은 분주했어요. 다시 전세 매물이 나오고 거주 이동이 일어나면 전세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였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월세대란이 갑툭튀 합니다. 왜냐면,
세입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게요. 티켓 써서 약 4년간 마음 놓고 살았어요. 옆 동네 대비 보증금 적게 내고 사니 뭔가 이득 본 것 같아요. 그런데 티켓 기한이 끝나가요. 집주인이 옆 동네만큼 받겠대요. 막상 닥치니 보증금이 엄청 뛰었네요. 전세대출 더 받으려고 하니 그새 금리는 더 뛰었어요.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높네요. 어쩔 수 없이 계약연장 안하고 월세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집주인 고민도 커졌어요. 특히 다주택자는 세금 때문에 집을 하나라도 더 팔고 싶은데 지금 매매 절벽이잖아요? 거래도 안되는데 전셋값은 더 떨어집니다. 이럴바엔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거죠.
나혼자산다도 한 몫
가구 유형의 변화도 월세 인기를 끌고 있어요. 요즘 1-2인 가구가 엄청 많아지고 있는 거 아시죠? 지난 6월 기준으로 64.93%나 돼요. 절반을 훌쩍 넘어 그야말로 나혼자산다 시대가 온 것이죠. 그럼 이들이 굳이 큰 돈이 들어가는 매매나 전세에 몰릴까요? 오히려 보증금으론 투자를 하고 월세를 내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어찌됐든 임대차법 손질?
임대차법이 시행된지 2년밖에 안됐는데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죠. 그리고 지난 31일,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TF'가 꾸려지면서 '임대차법 손질'이 예고됐어요. 세입자 보호하겠다고 만들어놓고 보호는커녕 시장 혼란만 불러왔다는 이유에서죠. 특히 티켓연장권이나 5% 상한제는 거의 폐지에 가까울 정도로 손볼거라고 하는데요,
아직 시행 초기인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 개선이 쉽지 않을 거란 의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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