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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메일 #138 | 2023년 5월 8일 - WEEK 19
[북리뷰] 직장에서 쓸모 있는 고수의 업무노트
최환진

업무를 잘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옆에서 보면 별다른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일의 성과와 속도는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정병익 님의 직장에서 쓸모 있는 고수의 업무노트”에서 업무 고수들의 숨겨진 비결의 몇 가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일과 업무를 더 잘하고자 하는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40가지의 내용을 법칙으로 정리하고 있는데요. ‘법칙’이라기보다는 ‘업무 스킬’이나 보유하면 도움이 될 ‘역량’에 대한 내용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책은 총 2부 - 작은 차이, 기본기 - 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제별로 해외 사례나 논문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 법칙의 필요와 배경에 대한 “왜(why)”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네요.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유익했던 몇 가지 내용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실패가 주는 감정적 경험과 이성적 깨달음을 구분하자


실패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순수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요. 저자는 일의 수행과정과 결과를 모두 살펴보고 실패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결과로서 “실패”와 과정으로서 “실패”가 모두 같다면, 진짜 실패인 것이지요. 반면, 최선을 다했다면 그 과정은 “실패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성적인) 되돌아보기를 통해 진짜 실패한 것과 실패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보완할 부분들을 알아차리고 올바르게 대응하는 것이 다음번에 주어질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일을 하면서 실패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실행의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생각의 전환 기회를 몇 번 갖게 되었는데요. 이후, 실패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기회를 위한 디딤돌로 만드는 일이 좀 더 수훨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실패”를 어떤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받아들일지에 대한 생각과 자세의 변화가 확실히 일의 성과에 영향을 가져오는 것 같네요. 

구조화하여 보여줘라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이야기할 때, 어떻게 이야기하는 편인지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뒤 내용이 없이 결론만 이야기를 해서 대화가 끊겨버린 경우나 서론이 길어 본론에 다다르기 전에 상대방이 지쳐버리는 경우를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런 경우가 있다면, 이야기를 전달받는 사람이 쉽게 내용을 이해하도록 전달할 내용을 일정 크기로 나누어 하나씩 전달하면서 단계적으로 요약해 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책에서 언급한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에 나오는 "논리 피라미드" 방식이 유용합니다). 논리적 전개가 좀 더 복잡하다면, 그림을 그려 설명하는 방안도 효과적입니다. 2x2 matrix나 표, 순차적인 과정을 도식화하여 내용을 설명한다면 부분과 전체 이해를 돕는데 유용합니다. 개인적으로 2x2 매트릭스를 사업 환경 분석이나 비즈니스 기회 발굴에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요. 생각을 시각화하여 구조적으로 분해해 보는 일은 상대방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네요.

작은 성공으로 스스로를 격려하라


책에서는 MBA를 준비하던 저자의 목표 달성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요지는 "꾸준히 작게 작게" 성공의 경험을 누적해 보는 경험과 가치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작은 성공을 자축하려면 성공의 내용을 기록하는 일이 중요한데요. 저자는 애덤 그랜트가 제안한 "하루동안 가장 잘한 일 세 가지"를 기록하는 방식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하루 일과를 보내면서 한 일이나 이루어진 결과를 별도로 기록하거나 적어두지는 않는데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기록이 언젠가 되돌아보면 무엇인가 큰 결심과 결정의 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삶과 일 속에서 스스로에게 전환과 변환의 순간을 가져다주는 일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놀라움과 기쁨은 기록의 습관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의 기록을 습관화하는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네요.
  

메모를 귀찮게 생각하지 마라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메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다는 책 속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메모가 가진 효과들 - 1) 기억을 연장하고 2) 생각을 정리할 원천을 확보하며 3) 대화나 일의 상황을 보다 정확히 이해 - 가 더 관심이 가네요. 메모는 짧고 중요한 키워드들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개인적 경험으로는 펜으로 작성한다면, 나중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확히 작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 선 메모, 후 정리(기록)의 2단계로 나누어 메모의 생성과 활용을 구분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수집의 목적이 강한 "선 메모" 단계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정리에 보다 집중함으로써 메모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속시간 15분 전에 도착하라


위의 제목 글이 "넬슨 제독(영국의 해군제독으로 트라팔가 해전의 영웅)"의 성공 비결이었다니...!!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유명인들의 성공 비결로 "시간엄수" 혹은 "시간관리"가 반드시 포함되는데요.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모든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가장 소중하고 희소성이 높은 자원이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도 교통이 막히거나 지하철의 도착시간이 지연되어 여유 없이 미팅과 강의를 했던 순간들을 몇 번 경험하면서 이제는 최소 20분 전 도착을 목표로 합니다. 미리 도착해서 미팅이나 강의 장소들도 살펴보거나 교육진행 내용이나 미팅 의제등을 검토하는 준비 시간을 가져보니, 여유 있게 일들을 진행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면 그는 당신의 단점을 생각한다"는 책에서 소개한 프랑스의 속담이 시간 약속과 시간 엄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번아웃을 예방하라


번아웃(burn-out)이란 정신적 "탈진"이나 "소진"을 뜻하는 말로, 정신적 혹은 신체적인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누구나 번아웃 상태에 처할 수 있으며, 지속되면 집중력이나 신체기능등의 저하가 있을 수 있어서 빠르게 탈출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무엇보다 번아웃 상태에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한데요. 책에서는 "덕질"이 유용하다고 하네요. 한 가지 주제나 관심사에 좀 더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다보면, 업무와 일의 현실에서 좀 더 떨어지게 되고 이를 통해 일로 인한 긴장이나 스트레스등을 해소함으로써 스스로 심리적 완화상태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덕질 이외에도 산책이나 산행, 운동, 식사, 숙면등도 번아웃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건강하고 활기차게 현재를 헤처 나갈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넣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내용들 이외에 책에서는 리더로서 팀원들이 성과를 내도록 돕는 서번트 리더십, 연습의 중요성, 결론부터 시작하는 효율적인 대화법, 아침을 일깨우는 자신만의 리추얼 만들고 실천하기, 업무 시간의 강도를 견디기 위한 운동의 필요성, 칭찬/사과/감사의 힘, 작은 인연의 소중함 등 일과 업무에 있어 실천적 관점에서 도움이 될 부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가고, 자신에게 부족한 단면들을 찾고 이를 빠르게 보완할 방법들을 찾으신다면, 이 책이 좋은 안내자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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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성 글쓰기의 끝판왕 도구 diigo
한세희

스크랩한 정보와 목차를 손쉽게 연결하는 편리한 정보 수집 도구


소설이나 시, 에세이 같은 문학적으로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경우가 아닌 이상,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글쓰기는 필요한 정보를 모은 후 적절한 형식에 맞춰 배치해 다른 사람이 필요한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게 정리해주거나, 자신의 주장을 밝히거나, 다른 사람이 어떤 사안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언론 기사는 물론,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나 사업계획서, 기획안, 이슈 리포트, 트렌드 조사 등이 다 이런 범주에 속합니다. 화이트칼라 노동의 상당수는 이같은 문서를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익숙해지면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만, 상당히 번거로운 일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글을 한편 쓰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 우선 관련된 자료와 정보를 찾아 필요한 내용을 골라내야 하며, 
  •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핵심 메시지와 그 근거를 뽑아내고, 
  • 이렇게 모은 자료를 분류해서서, 활용할 것과 그렇지 않을 것, 핵심 근거로 삼아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로 나눠야 합니다. 
  • 이후 실제 글을 쓸 때 이들 정보들이 글의 적절한 위치에 배치되어야 하며 
  • 그러기 위해선 이들 정보들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저장, 보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대학 때 공부 잘 하는 선배 누나의 시험 보는 요령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시험 문제를 보고 답안에 꼭 들어가야 할 키워드들을 시험지 한 구석에 적어 놓은 뒤, 답안을 쓰다가 그 내용들이 다 들어갔다 싶으면 정리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하면 제한된 시간 안에 교수님이 원하는 답안을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업무를 위해 쓰는 실용적 글쓰기도 본질적으로는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외부 자료와 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시간은 더 없다는 차이가 있겠죠. 


중요한 것은 주장 또는 핵심 메시지의  근거가 될 자료의 발굴과 보관, 활용입니다. 자료를 모으고 쓸 만한 것을 골라내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글의 목차를 구성하는 단계, 그리고 필요한 근거 데이터와 자료, 사례 등을 필요한 자리에 배치하는 과정 등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자료를 쉽게 저장하고, 분류하고, 나중에 활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에버노트, 노션, 북마크, 구글 문서 등을 이런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어딘가 미진한 점이 있음은 다들 느끼실 것입니다.

디고(Diigo)는 자료의 보관과 분류, 활용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브라우저 익스텐션을 설치해 필요한 정보가 있는 웹페이지를 북마크해 두고, 원하는 부분에 하이라이트를 하거나 포스트잇 같은 메모를 붙일 수 있습니다. 


밑줄을 그어 놓고, 이 부분이 무엇에 대한 정보였는지 주석을 달거나, 자기 생각을 적어놓을 수 있습니다. 물론 태그로도 분류할 수 있고요. 이미지와 유튜브 영상도 북마크 가능합니다. 웹페이지에 대한 주석을 여러 형태로 붙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디고 홈페이지 대시보드의 'My Library'에 가면 북마크한 모든 웹페이지들을 그 웹페이지에서 밑줄 긋거나 메모한 내용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웃라이너(My Outiner)' 기능입니다. 많이들 쓰시는 '워크플로우이(Workflowy)'와 같이 엔터와 탭 키만으로 아웃라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의 목차를 잡을 때 유용합니다. 


특히 화면을 분할해 왼쪽에 내가 찾아놓은 웹페이지와 메모를, 오른쪽에 아웃라인을 띄어 놓고 양쪽을 비교하며 작업할 수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하이라이트와 메모를 마우스로 끌어다 오른쪽 아웃라인의 원하는 위치에 갖다 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글의 목차와 글의 각 부분에 들어갈 핵심 정보와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뼈대도 아니고 근육과 살까지 이미 어느 정도 붙어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 살을 붙이면 한편의 글이 완성됩니다. 

저는 최근 한 미국 우주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 프로필 원고를 작성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쓸 때 디고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간략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필요한 정보를 소개하는 비교적 단순한 형식의 글입니다만, 큰 틀에서는 보다 복잡한 글을 쓰는 것과 큰 차이는 없으리라 봅니다. 


우선 웹페이지를 뒤져 가며 이 회사에 대한 내용을 찾고, 관련 정보를 표시해 둡니다.

저장한 웹페이지는 태그 등을 붙여 분류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자료가 쌓였다고 생각이 들면,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웃라이너에 목차를 만들어 봅니다. 


간략한 목차는 이런 구조입니다. 최근 투자를 유치하며 스텔스 모드에서 나왔다는 내용을 도입부에 쓰고, 투자 유치 실적과 창업자, 시장 상황 등 회사 전반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어 이 회사의 주요 프로덕트와 이 회사를 둘러싼 논란 등을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라이브러리’ 페이지를 왼쪽에 열어 목차의 각 부분에 들어갈 내용을 고릅니다. 

왼쪽에 있는 메모를 오른쪽에 드래그 & 드롭해 목차의 필요한 위치에 갖다 놓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목차와 함께 목차에 들어갈 내용을 추가하면 어느 정도 초안이 나옵니다. 


웹페이지에서 이미지만 따로 라이브러리에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인포그래픽 등을 저장할 때 유용합니다.

사용에 불편할 수 있을 점도 말씀드려야겠죠. PDF에 웹페이지처럼 밑줄 긋거나 메모를 할 수 있는데, 유료입니다. 저는 과거 PDF 기능이 일부 무료일 때부터 썼는데, 당시에 PDF 메모 기능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류의 앱이 대부분 그렇듯 모바일 환경에서 불편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폰을 쓰는데, 웹페이지에 하이라이트를 하려 공유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일단 디고 자체 브라우저 페이지로 바뀌고, 이후에야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로서는 자료를 보다 막힘 없이 술술 저장하고 분류해야 하는데, 병목이 좀 있습니다. 아니면 디고 모바일 앱의 자체 브라우저로 모든 자료를 봐야 하는데, 그것도 우리들의 일반적인 사용 패턴과는 차이가 좀 있죠. 


그래도 전에 소개드렸던 '글라스프(Glasp)' 같은 앱이 모바일 서비스가 없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정말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도 첨부된 이미지들을 보며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이 정말 어글리합니다. 약 20년 전쯤에 멈춘 듯한 디자인입니다. 라이너 같은 비슷한 하이라이터 앱들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큽니다. 핵심 기능의 가치 하나로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들 앱과 달리 소셜 공유 기능을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아마 이 부분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한줄 요약
  • 수집한 정보를 목차와 함께 배치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글쓰기의 큰 장애물을 해결해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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