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파운드리 행사 현장에서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어요. 미국의 반도체 기업 지원 계획도 함께 전해드릴게요. 인텔의 파운드리 행사 '다이렉트 커넥트'
이번 주는 지난 레터에 이어 반도체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해요. 지난주 언급한 '엔비디아'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세 번째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는데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도 이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는 다른 칩 메이커에서 갖지 못한 엔비디아만의 칩 생산 능력, AI 칩 소프트웨어 능력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고요.
이 가운데 미국을 대표하는 칩 메이커 인텔의 파운드리 행사 '다이렉트 커넥트'가 지난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됐어요. 이날 인텔은 다가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가 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현장에 참석한 저는 반도체를 향한 미국의 욕망을 확실히 느꼈어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인프라와 생산 모든 것을 미국에서 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거든요. 특히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팻 겔싱어 인텔 CEO의 발언에서 실감했어요. 그럼 파운드리 행사 현장 속 연사들의 발언 등 생생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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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운드리(Foundry)
: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 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 대만의 TSMC는 대표적인 파운드리 회사입니다. 파운드리 업체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독보적인 기업이죠.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7.9%, 한국 삼성전자가 12.4%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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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파운드리 행사에서 미국의 반도체 전략을 설명하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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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를 다시 실리콘밸리로
- 인텔의 파운드리 행사 당일,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화상으로 다음과 같이 연설했어요. 러몬도 장관은 이 연설에서 인텔을 우리의 '챔피언'이라고 불렀는데요. 저는 그 발언에 충격을 받았어요.
- 미국이 전 세계의 평화를 수호한다고 하지만 역시 국익에서는 자국 우선주의 국가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특히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으로 인식하기보다 '국가안보'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현장에서 강하게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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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연설 내용]
① 미국은 전 세계 칩의 40% 이상을 우리 영토에서 생산했으나 이 역할이 꾸준히 감소 📉
② 칩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것도 단일 국가나 지역에 의존해서는 ❌
③ 미국은 공급망을 갖추고 필요한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 탄력적인 접근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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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지금이 그 시기이며 미국은 현재 더 많은 칩을 만드는 中
(연구개발부터 반도체 첨단 포장까지 미국에서 이루어짐)
👉 그 과정에서 미국에 수십만 개의 고임금 일자리 창출하고자 함.
👉 연구개발과 칩 인력 교육에만 1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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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에 오르겠다고 발표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
ⓒ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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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산업이 아닌 미국의 국가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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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은 인텔과 같은 '챔피언'을 돕기 위해 미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기업 지원을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자국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 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2조 원)이 넘는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는 지난 2022년 반도체법 발표 이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 번째 보조금 지원 계획이면서 첫 번째 대규모 지원 사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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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2022년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있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원하는 반도체법을 제정하고 시행 중이에요. (*반도체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 한화로 약 75조 5,000억 원을 지원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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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CEO 펫 겔싱어가 첨단 공정으로 제작된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인텔 제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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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왜 인텔을 밀어줄까?
- 엔비디아 역시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인데 왜 미국은 인텔을 밀어주려고 하는 걸까요? 이는 미 정부의 강력한 중국 수출 규제에도 엔비디아의 AI 칩이 중국군과 국영 기관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한 외신은 중국 국영기관 수십 곳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어요.
- 미 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 미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어요. 지난해 10월에는 저사양 AI 칩도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요. 여기에는 엔비디아의 첨단 칩 A100과 H100 칩, 저사양 AI 칩인 A800과 H800도 포함돼요.
- 그런데도 중국 국가 기관이 A100 칩을 100건 조달했어요. 또 지난해 10월 이후에 A800을 수십 건 구입한 내역이 확인됐어요. 따라서 반도체와 AI 칩을 국가 안보로 인식하고 있는 미 정부 입장에서는 엔비디아를 100% 신뢰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에요.
- 반면 젠슨 황은 중국에 대한 수출을 접을 의지가 없어 보여요. 그는 지난 22일 미국 규제를 피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새 반도체 제품을 고르고 있다고 발언했어요. 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새 AI 반도체 샘플에 대한 고객사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고요. 이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부터 중국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정부 입장에서 엔비디아와 젠슨 황은 눈엣가시인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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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 참석한 인텔의 CEO 펫 겔싱어. ⓒ 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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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고객은 아침 뉴스 안 봐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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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인텔 CEO는 파운드리 행사에서 “아시아 등 특정 지역에 치중되어 있는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라고 힘줘 말했어요. 또한 “미국·유럽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비중이 20%에 불과하다”면서 “20%인 생산량을 5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라고 야심 차게 선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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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CEO는 미국 정부의 국가 안보적 정책을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해요. 겔싱어 CEO가 이날 포럼에서 전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때 그의 전략이 더 두드러지게 드러났어요. 그는 한 독일 기자의 “정말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를 달성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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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CEO 팻 겔싱어의 답변]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아침 뉴스를 확인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전쟁이나 선거, COVID-19 같은 전염병 등 지정학적 요소나 특정한 전염병이 전 세계에 영향을 줘도 우리만의 서플라이 체인을 갖출 것입니다. 오늘 아침 러몬도 장관이 말했듯이 어떤 리스크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게 고객이 원하는 것이고, 우리 미국의 국가 안보가 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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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서 겔싱어 CEO는 오는 2027년까지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말했어요. 자사의 1.8나노급(nm·10억분의 1m)인 18A 공정의 고객이 마이크로소프트(MS)임을 알렸죠. 미국의 챔피언 반도체 기업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의 빅테크 기업과 손을 잡은 셈인데요. 인텔이 이날 발표한 자신들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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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1위 기업 대만의 TSMC. ⓒ 사진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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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칩워(Chip War), 그리고
- 베스트셀러 ‘칩 워(반도체 전쟁)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시작부터 미국과 중국 간의 반도체 대결, 한국과 대만,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기술 경쟁과 미래 전략에 관해 썼습니다.
-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 AI는 엄청난 돈을 들여 자체 AI 칩을 설계하고 있어요. 중국 기업 화웨이 등도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죠. 한국의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한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어요.
-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와 인텔이 띄운 승부수,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요? 다함께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음 주에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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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 가속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엔비디아가 '피규어 AI'에 각각 1억 달러와 5,000달러 투자
→ 옵티머스와 피규어 AI 외에 '1X 테크놀로지 AS'는 챗GPT가 적용된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 中
→ 캐나다 스타트업 생츄어리 AI는 피닉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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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기업 '레딧' 3월 상장 추진
→ 레딧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종목코드명 'RDDT'로 기업공개(IPO) 추진 발표
→ 레딧은 신주 공모 가격이나 희망 범위, 기업 공개 조건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음.
→ 레딧의 기업 가치가 최소 50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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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시총 2조 달러 돌파, 시총 3위 등극
→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지 단 8개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 중 한때 4.9% 오른 823.94달러를 기록하며 시가 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섬.
→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시총이 2조 달러를 넘는 기업은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3,490억 달러)와 시총 2위 애플(2조 8,180억 달러)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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