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김미화의
5문 5답
베를린에서의 투룸 생활
저의 투룸 생활은 요새 점점 확장되고 있어요. 일을 하고 생활하는 공간으로서의 베를린은 사실 더 이상 새롭지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지금껏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해보면서 이곳에서의 삶에 생동감을 더하고 있어요.
투룸매거진과의 협업 경험
무엇보다 제가 하고 싶은 작업을 자유롭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믿고 맡겨주시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여러 곳과 협업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경험 중 하나는 마이크로 매니징인데요, 이런 경우 결국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투룸매거진과 협업할 때는 제가 그 달의 표지를 책임진다는, 그리고 어떤 경우든 진실되게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셔서 늘 즐겁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게 되었답니다.
투룸매거진 21호와 26호 커버작업 스토리
21호 커버는 제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그림의 주제는 ‘불면의 시간’이었습니다. 불면의 시간은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나 혼자 겪고 이겨내야 하는, 철저하게 나만의 시간이기도 해요. 잠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면서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그린 그림이에요. 이번 26호 커버는 조금 더 안정되어 보이지 않나요? 추운 겨울을 작고 따뜻한 방에서 견뎌내며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이방인 여성을 그렸어요. 창밖에 눈은 녹아가고, 맛있는 차를 마시고, 그 시간들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봄이 오는 희망찬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애독자의 눈으로 바라본 투룸매거진
투룸은 저에게 다가와준 매거진이에요. 많은 것들이 무거워서 뒤뚱거리는 저에게 산뜻하고 가볍게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준 매거진. “세상엔 너와 이렇게 비슷하지만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있단다, 네가 관심 가질 만한 주제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줄게. 잠시 쉬어가렴”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읽고 나면 늘 기분이 좋아져요.
일상에서 작업의 영감을 받는 곳
영감을 받는 곳들이 너무나 많아 도리어 작업준비기간이 엄청나게 길고 작업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에요. 항상 애매모호하고 모순적인 것에 끌리는 편이라 어떻게 보여줄지를 늘 고민해요. 그런데 최근 유진 편집장이 굉장한 팁을 주었습니다. 바로 ‘어떻게’가 아닌 ‘왜’를 생각하는 건데요, 앞으로 내가 이것을 왜 보여주고 싶은지로 생각의 방향을 바꿔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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