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여받지 못하거나 이름을 잃어버린, 우리가 환대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어느 인류학자의 추적
뉴스레터 No. 4                  2024.12.04
  
[미모연 신간 소식]

미모연 권희정 소장의 신간,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책은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지거나, 방치되거나, 입양된 아이들을 추적해 그들의 기록을 담았다.

결혼제도 밖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가난한 형편 때문에, 딸이라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살해됐거나 버려진 아이들의 사연을 모았다. 책은 살해, 유기, 방임, 입양 등 4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과거 신문을 비롯한 국내외 관련 자료와 실제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살해, 유기, 방임, 입양의 원인과 배경을 파헤쳤다. (연합뉴스 "학대의 기억,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중에서)

[권익옹호 활동]

정우성 논란 계기로 ‘아버지의 역할’ 새롭게 논의해야 [왜냐면]

... 이번 논란 속 또 하나의 문제는 그간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어땠으며, 앞으로는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얻은 자식을 홀로 미혼부로 키우거나, 재혼한 아내의 자녀나 입양한 자녀를 키우는 등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한 좋은 아버지들이 있다.

하지만 제 자식을 돌보지 않는 나쁜 아버지들 역시 많았다. 창밖으로 아기를 던지는 엄마,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버리는 엄마, 제 자식을 입양 보내야 했던 엄마들의 이야기 뒤에는 바로 함께 양육을 책임지려 하지 않았던 아버지가 있다. ...
(한겨레 2024.12.2 게재)
[학술활동]

"1기 세미나 2차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지난 11월 23일 미혼모 아카이빙과 권익옹호 연구소는 2차 세미나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염운옥 저 『생명에도 계급이 있는가: 유전자 정치와 영국의 우생학』입니다. 


■ 책 후기


생물학적 진화와 문명의 진보가 뒤섞인 빅토리아 시대가 저물어가는 19세기 말,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 숭배와 우수 인종에 대한 끝없는 열망 속에 우생학이 탄생했습니다. 

우생학이 제국주의와 만나며 인류에게 비극적 역사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제국주의 폐망과 나치 전범 재판과 함께 우생학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우생학의 탄생지 영국에서 우생학이 어떻게 변주하는지 추적합니다.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보면 우리는 1920년대와 1930년대 특징적 변화와 마주하게 됩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며 영국은 대량생산으로 인한 소득 증대로 가난한 사람들도 차를 마시게 되었고, 가정용 전기 보급 확산으로 더이상 화롯불 옆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1908년 ‘모범가정전시회’(Ideal Home Exhibition) 가 열리기 시작했는데 1930년대 이 전시에는 가정용 가전제품이 주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 무렵 뜨거웠던 여성 참정권 운동의 주역들인 서프라제트와 그 딸들은 모성주의 페미니스트가 되어 “여성주의 운동의 주체는 기혼여성”이라는 선언을 하는가 하면 기존의 ‘모성수당’을 ‘가족수당’으로 대체하고, 혼전의 성을 문제시합니다. 한편 우생학협회는 “우생학이 결혼과 생식의 원리로 작동할 것”을 주장하고, ‘모범가정전시회’에 참여해 “신중한 결혼으로 건강한 국민을!”이란 슬로건을 외칩니다.

1930년대 유독 결혼과 가정에 관한 담론이 풍성해지며 <결혼상담협의회>, <결혼지도소위원회> 등도 설치됩니다. 바야흐로 우생은 ‘위생’으로, 성은 ‘보건’으로, 모성은 ‘가족’으로 대체되며 푸코가 말한 성과 사랑이 몽땅 결혼과 가족 안에 포섭되는 근대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우생학이 있었습니다. 

읽기 쉽지 않았던 책이지만 세미나에 참여하신 분들과 함께 많은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 참여자 생각 나누기 

[아카이빙 활동]

하층 계급의 출생율 증가를 우려하던 우생학은 20세기에 들어서 산아제한 운동과 만나며 일상의 섹슈얼리티를 관리하는 영역에 편입되는데(참조: 염운옥의 『생명에도 계급이 있는가: 유전자 정치와 영국의 우생학』), 이 오래된 우생학이 발명된지 수십년이 지난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 자녀 입양을 정당화하고 중간 계층 가정의 혈통 개선을 위한 논리로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기사명: "10년 동안 2천 명 입양 도와 '혈통 밖의 우성도 바람직"
  • 게재지: 조선일보
  • 게재일시: 1975년 1월 23
     
 1970년대 영국 보수당 의원의 미혼모 및 하층 계급 여성 산아제한 실시 촉구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기사명: "영국, 저소득층 난혼 격증"
  • 게재지: 조선일보
  • 게재일시: 1974년 10월 23일
학술논문 공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미혼모 아카이빙과 권익옹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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