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산업혁명 시기 런던의 빈민 수는 급속도로 늘었다. 교회 계단, 쓰레기 더미 등에 한 해 약 1천 명
뉴스레터 No. 7                      2025.3.4
[권익옹호 활동] 칼럼

[여성논단] 아이들의 역사를 지우는 나라

18세기 산업혁명 시기 런던의 빈민 수는 급속도로 늘었다. 교회 계단, 쓰레기 더미 등에 한 해 약 1천 명의 아이들이 버려졌다. 이를 목격한 자선사업가 토마스 코람은 기아보육원을 설립했다. 빈곤에 시달린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맡겼다. 그리고 다시 찾을 날을 기약하며 레이스 단 모자며 종이 하트 등을 증표로 남겼다. 안타깝게도 다시 아기를 찾은 엄마는 극소수였다. 1954년 문을 닫은 기아보육원은 토마스 코람재단으로 바뀌어 빈곤가정 아동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에는 기아박물관(Foundling Museum)을 오픈했다.

이곳은 기아의 삶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곳이다. 과거 자료와 사진을 전시하고 그곳에 수용되었던 당사자의 육성도 들을 수 있다. 몇 달 전 여행하며 들러보았는데 작지만 숙연해지는 곳이었다. 오래전 엄마들이 남긴 증표도 잘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보육원이 소지한 자료를 토대로 이들의 후손들이 조상을 찾는 일도 돕고 있었다. 기록이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부/모가 누군이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후손에게 전해주는 일의 중요성을 박물관이 잘 인지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얼마 전 '사라진 입양 기록: 나를 지운 나라'(MBC PD수첩 1월 14일 방영)에도 나왔듯 우리의 입양 기록 보관은 총체적 부실 상태에 있다. 기록 보관 부실 문제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기관에서는 "입양인들이 30, 40년 전 기록을 보고 싶어 할 수 있으니 기록을 폐기하라"고 지시했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 발전했는데 왜 여전히 해외 입양을 보내는지 비판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핏줄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 때문이라는 핑계를 둘러댔다. 이젠 묻고 싶다. "핏줄을 중시하는데 왜 입양인의 친생부모 정보를 이렇게 함부로 다루었나?"
 [북토크 소식]


지난 2월 25일 배진시 작가의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와 권희정 작가의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를 이야기하는 “우리를 연결한 두 권의 책”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는 해외입양인 통역 봉사를 하며 저자가 만난 8명의 해외 입양인의 목소리를 다큐 소설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자신의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입양인들이 친생 부모를 찾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담았습니다.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는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지거나 방치되거나 입양된 아이들을 추적하며 그간 우리사회가 태어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그리고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합니다.

 

영아살해, 유기, 입양 문제를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보고자 한 이번 북토크에서 저자들과 참여자들은 깊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다시 새기고 싶은 책 속의 문장과 북토크 대담 요약을 공유합니다.

[학술활동] 2월 세미나 소식, 3월 세미나 안내 

지난 2월 22, 온오프 9명이 모여 소현숙 선생님의 두 개의 논문을 읽고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경계에 선 고아들 고아문제를 통해 본 일제시기 사회사업"(2007)

고아는 가족 및 친족 공동체가 해체되고 근대가족의 출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타자다. 이 논문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배제의 매커니즘으로 작동한 사회복지가 고아를 대상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갔는지 살펴본다. 구한말 아동 인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일제시기에 접어들며 고아원 설립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난다. 1920년대 들어서 조선총독부가 조선감화원령을 공포(1923)하며 일도일원주의 원칙 하에 감화원 시설을 확충한다. ‘어제의 부랑아를 오늘의 생산전의 첨병으로 거듭나게 하는 정책 속에 국민과 비국민 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던 고아들은 국민으로 강제적으로 호명되는 폭력적 과정에 봉착하고 있었다. 


"가족 근대화의 모델 찾기에서 가족 '정상성'에 대한 성찰로"(2021)

가족 연구 동향을 정리하고 가족사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문이다. 1970년대까지 가족의 구조, 핵가족의 기능을 설명하는 연구가 주였다면 1980년대부터 맑시즘,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계급, 계층, 성별을 변수로 보는 연구가 등장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도식화된 측면이 있다. 1990년대 이후 일상, 규범에서 배제된 타자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었으며 구술생애사적, 미시사적 연구가 등장한다. 구조와 개인간의 상호작용, 행위성, 실천성, 전략 등을 살피며 정상가족 규범과 제도를 성찰적으로 보는 가족사 연구가 필요하다.


 생각 나누기 

- ‘보호’, ‘교육’, ‘감화 대상으로 규정하고 고아를 시설에 수용한 논리는 미혼모를 보호라는 명목 하에 시설에 수용하고 갱생의 대상으로 규정했던 미혼모 대상의 사회복지 논리와 매우 유사하다. 과거 신문매체에 등장한 고아 담론을 보면 1970년대 이전까지 고아는 부모 없는’, ‘의지할 데 없는’ ‘고향 없는 자로, 그 이후부터는 미혼모, 빈곤가정, 이혼가정의 자녀를 고아로 규정하는 점이 발견되는데 이 점은 흥미롭다. 


- “가족은 국가로부터 분리된 공간이지만 끊임없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복지에 대한 재정 부담을 지며 전통을 보존하고 되살려야 할 공간으로 명명되었다”는 주장의 연구나, “평생 돌봄 노동 수행하고 모성의 공백을 채웠으나 법적으로 누구의 어머니로 등재되지 못한 여성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근대 핵가족의 비가시화된 그림자 모성 연구 등이 인상적이다.


🌸 3월 세미나 안내

일시:  3월 29일 토, 오후 2시
장소:  피엔티 스퀘어 룸 (종로 3가역 1번 출구) https://naver.me/Galdtsyw 

- 3월 읽을 논문: 
1) 소현숙 (2018), “전쟁고아들이 겪은 전후: 1950년대 전쟁고아 실태와 사회적 대책”, 『한국근현대사연구』84 
2) 이현정 (2020), “해외입양인 생모의 자녀양육 포기 경험을 통한 '정상'가족 제도와 사회 '인식'에 대한 연구”, 『가족과 문화』32(2): 31-76

[아카이빙 활동]

1970-80년대 경제개발과 함께 산아제한 운동이 적극적으로 펼쳐졌습니다. 과거 신문은 미혼모 예방 및 미혼모 아기 해외입양 사업이 산아제한 사업과 긴밀하게 맞물려 진행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두 개를 공유합니다. 

  • 기사명: "가족계획 확대 작업"
  • 부제: 사회사업가(사회복지사) 참여로 광범위한 확대를
  • 게재지: 동아일보
  • 게재일시: 1974년 6월 6일
  • 내용 요약 : 

대한가족계획협회는 올해 들어 사회계층별 또는 직업별로 가족계획 필요성에 대한 홍보 활동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여의사, 조산원 종사자, 미용사 등을 상대로 그 대상을 확대하여 가족계획 세미나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 5일에는 성교육, 미혼모 방지, 가정복지를 주제로 '가족계획과 사회사업(사회복지)' 세미나를 열었다. 여기서 하상락 교수(서울대학교 사회사업학과)는 가족계획에 사회사업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교수는 미혼모 방지, 아동 가정위탁, 입양사업 사업 등은 가족계획 사업의 목적과 내용이 유사한데 아직 가족계획 분야와 사회사업이 함께 일한 경험이 적다는 문제와 의료 분야에서 사회사업의 전문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가족계획은 성문제를 포함 광범위한 인간생활에 관한 문제로 신중하게 다뤄야하기 때문에 사회사업가의 적극적 개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기사명: "나라 사랑 피임으로"
  • 부제명: 주부클럽연(합) 76년 산아제한 사업방향
  • 게재지: 매일경제
  • 게재일시: 1976년 1월 19일
  • 내용 요약 : 

사단법인 주부클럽연합회 (회장 이철경)는 76년을 '나라 사랑 피임으로'의 해로 정했다. 74년을 '임신 안 하는 해', 75년을 '남성이 더 피임하는 해'로 정하고 적극적인 가족계획 사업을 벌여온 동 연합회는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재단(Asia Foundation)의 기금을 후원받을만큼 활발했다. 

76년은 미혼모에 관한 상담과 함께 변두리 지역에도 다음과 같은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1) 취약 지구 동 사무소를 선정하여 가족계획상담소를 설치하고 피임기구도 보급한다. 2) 우수 담배가게를 선정하여 담배와 함께 콘돔을 진열하여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3) 한국야쿠르트유업 주식회사와 협의 하에 외판원들이 야쿠르트와 함께 콘돔을 (가격 10원) 가가호호 배달할 수 있도록 한다.  

미혼모 아카이빙과 권익옹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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