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부채와 비용증가, 회계의 보수주의에 대해 알아봅니다.
2022.11.10
님, 안녕하세요~😄

충당부채에 대해 꽤 많은 뉴스레터를 할애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제에 대한 다른 얘기를 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사항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과거에 다 했던 이야기 들이라….)

충당부채 얘기를 좀 더 하고 경제에 대해 다시 복습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충당부채 1편과 2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충당부채. 그것이 알고싶다. (1) - 재무제표의 5가지 요소😃 👉 https://stib.ee/5WO6

충당부채. 그것이 알고싶다. (2) - 부채를 알아보자.😅 👉 https://stib.ee/D2R6

□ 잠깐 딴 얘기 : 회계는 칼로 무 썰 듯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충당부채와 우발부채를 구분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기업이 갚아야 할 가능성이 큰가’이며, 여기서 ‘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은 ‘50% 초과’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지는 어떻게 아는 걸까요? 이는 철저히 판단의 영역입니다. 누구는 49%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구는 51%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는 5억 원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구는 7억 원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듯 회계에는 추정과 판단이 많이 개입됩니다.

회계는 칼로 무 썰 듯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주먹구구식으로, 마구잡이로 추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사례에서처럼 법률 관련 이슈라면 변호사의 조언을 받습니다. 보험 관련 이슈라면 보험계리사의 도움을 받고요. 또한, 모든 회계 이슈에는 회계사의 전문적인 판단이 개입됩니다. 그런데도 추정과 판단이 많이 개입된다는 태생적인 성격으로 인해 회계 이슈에는 논쟁이 종종 생기곤 합니다.

  

□ 다시 돌아와서 : 충당부채 증가 + 비용 증가

 

앞에서 복식부기에 관해 설명할 때, ‘비용 증가 + 부채 증가’ 조합을 기억해두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제 이걸 설명할 차례입니다. 우리 사례에서 기업은 ‘손해배상 충당부채 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손해배상 충당부채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당연히 부채입니다.

 

회계는 복식부기를 사용하므로, 5억 원이라는 ‘부채 증가’에 대응하는 무언가가 추가로 기록되어야 합니다. 이때 함께 기록되는 것이 ‘비용 증가’입니다. 우리 사례는 손해배상과 관련된 것이므로, 비용의 이름은 ‘손해배상비용’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손해배상 충당부채 5억 원 증가(부채 증가)’와 ‘손해배상비용 5억 원 증가(비용 증가)’를 동시에 기록합니다.

 

‘손해배상 충당부채 5억 원’은 전술했듯 재무상태표의 부채 항목에 기록됩니다. ‘손해배상비용 5억 원’은 비용 항목의 증가이므로, 이는 (포괄) 손익계산서에 기록됩니다.

 

앞서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하면 이익이라고 했습니다. ‘수익-비용=이익’이므로, 비용이 증가하면 이익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충당부채를 기록하면 비용도 따라서 기록되고, 이로 인해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게 됩니다. 즉 비용이 증가하는 금액만큼 이익이 줄어들 겁니다. 우리 사례에서는 비용이 5억 원 증가하고, 그로 인해 이익은 5억 원 감소할 겁니다.

 

이때 포인트는 아직 소송에서 져서 소비자에게 돈을 물어주지 않았는데도 비용을 미리 인식한다는 겁니다. 소비자가 기업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2022년이라고 해봅시다. 그리고 해당 판결이 2023년에 나왔다고 해봅시다.

 

이 사례에서 기업은 ‘손해배상 충당부채 5억 원’과 ‘손해배상비용 5억 원’을 기록한다고 했는데, 이건 2022년에 미리 해야 합니다. 아직 법원에서 “회사는 5억 원을 배상하라”라고 판결을 내린 게 아닌데도요. 즉 해당 소송의 판결은 2023년에 나오더라도, 소송으로 인해 배상해야 하는 금액을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2022년 재무제표에 미리 기록해야 합니다. 즉 비용 5억 원 증가로 인한 이익의 5억 원 감소는 2023년 재무제표가 아니라 2022년 재무제표에 반영됩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판결이 2023년에 나온다면 2023년의 재무제표에 해당 효과를 기록해야 할 거 같은데 말이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회계의 보수주의’와 ‘부채의 정의’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 회계의 보수주의

 

회계의 보수주의란 수익은 되도록 늦게 인식하고, 비용은 되도록 일찍 인식해야 한다는 주의를 말합니다. 앞서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하면 이익이 나온다고 했습니다(수익-비용=이익). 이익은 클수록 좋은 거잖아요? 그래서 기업은 수익은 되도록 일찍 기록하고, 비용은 되도록 나중에 기록하려는 유인이 있습니다.

 

회계가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물건을 외상으로 팔았다고 해봅시다. 물건을 팔면 수익을 기록할 수 있겠죠? 이때 수익을 기록할 수 있는 ‘시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건을 팔기로 약속했을 때 수익을 기록할 수도 있고, 실제로 물건을 넘겼을 때 수익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나중에 물건값을 받았을 때 수익을 기록할 수도 있겠죠. 즉 수익을 ‘언제’ 기록할 것인가에는 여러 가지 대체적인 ‘기록 가능 시점’이 있는 겁니다.

 

기업은 되도록 이른 시점에 수익을 기록하고 싶어 할 겁니다. 수익은 쉽게 말해 좋은 거니까 빨리 기록할수록 좋잖아요. 그래서 회계원칙은 기업이 맘대로 수익을 일찍 기록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비용은 쉽게 말하면 나쁜 거니까, 기업은 비용을 되도록 늦게 기록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까 각종 비용도 이를 기록할 수 있는 여러 대체적인 시점이 있을 것인데, 기업은 그중에서도 되도록 늦은 시점에 비용을 기록하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회계원칙은 기업이 비용을 제멋대로 나중에 기록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은 수익은 일찍 기록하고, 비용은 늦게 기록해서 당장의 이익이 크게 나오도록 하고 싶어 합니다. 회계원칙은 이런 일을 방지하고자 수익은 되도록 늦게 인식하고, 비용은 되도록 일찍 인식하는 방식을 택하도록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기업이 제멋대로 당장의 이익을 크게 만들지 못합니다. 

(위의 ‘물건을 판매한 경우 언제 수익을 기록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제시하지 않겠습니다. 물건을 어떤 방식으로 팔았느냐에 따라 답이 전부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익’은 회계사들조차 어려워하는 주제랍니다. 우리는 초심자이니 얕게만 알아보는 선에서 만족합시다.)

  

□ 부채의 진짜 정의

 

위에서 부채는 그냥 ‘빚’이라고만 쉽게 설명했습니다. 여기서는 부채의 진짜 정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회계학에서 부채는 ‘과거 사건의 결과로 기업의 경제적 자원을 이전해야 하는 현재 의무’로 정의됩니다. 말이 어렵죠? 하나하나 풀어 설명해보겠습니다.

 

① 과거 사건의 결과 : 기업이 과거에 무언가 한 결과로 생긴 의무라는 겁니다. 예컨대 기업이 은행에 갚아야 하는 빚이 있다고 합시다. 이는 기업이 ‘과거에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기 때문에’ 갚아야 합니다.

 

② 기업의 경제적 자원을 이전 : 기업이 빚을 갚기 위해 무언가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로 돈이라는 경제적 자원을 줄 겁니다.

 

③ 현재 의무 : 빚을 갚아야 하는 의무가 지금 당장 있다는 겁니다. 그러한 의무가 없거나, 미래에 생기는 의무라면 부채의 정의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충당부채도 부채이므로, 당연히 부채의 정의를 충족합니다. 우리 사례의 손해배상 충당부채도 그러합니다. 기업이 과거에 결함이 있는 제품을 팔았고(요건①), 이로 인해 돈을 배상해야 하는(요건②), 의무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겁니다(요건③).

 

 

□ 종합해보면

 

비록 언제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지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기업은 소비자에게 돈을 배상해야 하는 의무를 2022년 현재 부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3년이 아닌 2022년에 손해배상 충당부채를 기록해야 하며, 이에 대응하여 손해배상비용도 2022년에 기록해야 합니다.

 

손해배상비용을 2022년에 기록하는 것은 비용은 되도록 이른 시점에 기록한다는 회계의 보수주의 이념에도 부합합니다. 즉 실제 소비자에게 현금을 배상하는 시점(즉 늦은 시점)에 비용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발생한 시점(즉 이른 시점)에 비용을 미리 기록해야 합니다.

11월 테샛이 다가왔습니다.
혹시 11월 테샛을 치는 분은 꼭 외워가야 할 용어가 있습니다.
(테샛 안 치는 분도 한번 보세요~)

아! 뉴스레터 독자 중에 테샛 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 팁!

◆ 벤 버냉키=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 3명 중 한 사람으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인물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을 평가해 선제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보통 정책금리 또는 기준금리의 향방 등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 IMF에서 끌어다 쓸 수 있는 긴급 자금이다. 일반적으로 IMF 회원국의 출자 비율에 따라 배분된다. IMF가 회원국의 국제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금이나 달러 등의 준비자산을 마련하는데, 이를 보완하는 2차적 준비자산으로 제3의 통화인 셈이다.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죽은 고양이도 꿈틀한다”는 뜻으로 주가가 급락하다가 일시적으로 소폭 올라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이다. 데드 캣 바운스 뒤로는 추가 하락이 이어진다.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영국의 경영학자 파킨슨이 현대의 관료사회를 풍자하며 제창한 법칙이다. “공무원이 상급으로 출세하기 위해서는 부하를 늘릴 필요가 있으므로 공무원은 일의 유무나 경중과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한다”며 공무원 조직을 비판했다.

이 용어 외에 더 있으니 테샛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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