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한 작곡가의 곡 중 단 하나만 들을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에디터 W는 그의 곡 중 작곡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면 믿고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오프닝에서는 가을과 특히 잘 어울리는 작곡가 브람스가 꼽은 마음속 1등, "교향곡 제4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브람스는 52세였기에 이미 원숙해진 예술가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기 참 좋은 곡인 듯해요.

음악학자들은 브람스가 추구했던 음악이 이 곡에 모두 담겨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앞서 언급했듯 브람스는 이 곡을 자신의 곡 중 가장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은 작품 역시 이 "교향곡 제4번"이라고 해요. 글릿 뉴스레터에서 수차례 다룬 브람스이지만, 이 계절에 브람스의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은 왠지 아쉬워서 님과 함께 독일의 가을을 짙게 느껴볼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단, 한 번도 소개하지 않았던 브람스의 성악곡 위주로 준비했으니, 끝까지 함께해주세요!

Main Act

Brahms: Vier ernste Gesänge, Op. 121

브람스가 생전 마지막으로 작곡한 곡 “네 개의 엄숙한 노래"는 그의 가곡 작품 중 당대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작품이었다고 해요. 브람스의 기악곡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곡이 조명받지 않은 면이 있지만, 예술가곡 '리트'의 나라 독일의 작곡가답게, 브람스도 수많은 아름다운 가곡을 작곡했습니다✍🏻 예술가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슈베르트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브람스는 독창 가곡만 해도 무려 190개를 썼다고 하죠. 브람스가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에도 관심이 있었기에, 그의 폭 넓은 시 선정도 아주 살펴볼 만한데요. 흥미로운 것은 당시 작곡가들이 하이네, 아이헨도르프, 괴테 등 독일 대표 시인들의 작품을 텍스트로 곡을 썼다면, 브람스는 당대 잘 알려지지 않은, 약간은 비주류 시인들의 작품을 다수 활용했다는 거예요🌝

오늘의 곡 “네 개의 엄숙한 노래"의 텍스트도 살펴볼 만합니다. 이 작품의 가사는 다름 아닌 성경에서 가지고 온 것으로, 종교에 큰 의지를 했던 만큼 그의 작품에서 그 흔적을 종종 찾아볼 수 있어요. 특히 “네 개의 엄숙한 노래"는 한평생 사모했던 음악가 클라라 비크의 죽음을 겪고 작곡한 곡입니다. 브람스가 사망하기 바로 이전 해인 1896년, 자신의 생일날 완성했다고 하죠. 그는 클라라의 딸들에게 이 곡을 장례식에서 연주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나 더! 이 곡을 통해 브람스는 슈베르트와 견줄 수 있는 독일 가곡 작곡가로 거듭났습니다. 사실 둘의 가곡은 전주와 후주가 짧고, 단순하여 부르기 쉽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는데요. 이는 당시 독일 예술가곡의 특징이기도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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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hms: Ein deutsches Requiem

브람스의 곡 중 성경을 가사로 하는 또 다른 곡은 바로 “독일 레퀴엠"입니다. 앞서 주변인의 죽음을 겪고 힘들어하던 시기, 그가 작품의 모티브를 주로 성경에서 얻었다고 이야기했어요. "독일 레퀴엠" 역시 두 번의 큰 죽음에서 비롯되었는데요😢 가장 먼저, 1856년, 그는 평생 은사로 존경하던 슈만의 죽음을 가까이서 목격합니다. 브람스는 이때 이 곡을 처음 구상하게 돼요. 그로부터 약 10년 뒤인 1865년, 그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또 한 번의 상심을 겪고 본격적으로 레퀴엠 작업에 착수하죠. 가방 안에 늘 오선지를 넣어 다닐 만큼 열성적이었던 그는 결국 자신의 혼란의 시기를 일단락하는 레퀴엠을 10년 만인 1868년에 완성합니다.

보통 레퀴엠 앞에는 미사여구가 붙지 않는데, 브람스의 레퀴엠에는 “독일"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요. 그 이유는 레퀴엠의 가사가 되는 전통 가톨릭교회의 미사 전례문이 라틴어인 데 반해, 루터교를 믿었던 브람스의 레퀴엠은 독일어로 되어있기 때문이에요. 브람스가 직접 가사를 선정했고, 해석하여 조금씩 손을 봤다고 합니다👀

브람스는 “독일 레퀴엠” 작곡을 마무리하고 ‘내 마음은 이제 위로받았네. 결코 극복할 수 없으리라 여겼던 장애를 이겨내고 높이, 아주 높이 비상 중이라네…’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높이 비상케 한 이 곡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