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와 하이바 둘 다 셰어하우스에 두 번씩 살아봤잖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 우선 최근에 겪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일명 “샤워 에피소드”인데요. 저희 셰어는 거주자가 모두 직장인이라 아침 샤워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6시 반, 7시, 7시 반, 8시 이 순서로 샤워를 하는 거죠. 저는 7시 반에 샤워하는데 어느 날부터 7시가 순서인 하메가 제 시간에 샤워를 하는 거예요. 그럼 저는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죠. 제 뒷사람에게 민폐가 될까봐 십 분 만에 샤워를 마쳐야 했던 일이 부지기수였어요. 이런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 것이 셰어의 단점인 것 같아요.

🌱 저도 예전에 살던 셰어에서 화장실에 얽힌 해프닝이 있었어요. 하메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실수로 안쪽에서 문을 잠그고 닫는 바람에 문을 따느라 엄청나게 고생했던 일이 있었어요. 그때 마침 집에 친구들이 놀러 와서 다 같이 도왔기에 망정이지, 친구들이 없었다면 학교 화장실을 쓰러 15분을 질주할 뻔했어요. 당황스럽고 불편한 일들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 같아요.

💨 반면에 따뜻한 에피소드도 많죠. 저희 셰어 구성원들은 아주 절친한 편은 아니지만, 가끔 다같이 밥을 먹어요. 얼마 전에도 식사를 같이했는데 다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들이라 성숙하게 배려하고 조언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고, 2년 뒤 각자의 모습을 상상하며 함께 으쌰으쌰 하기도 했죠.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어요.

🌱 와…… 정말 이상적인 셰어 풍경이네요. 저도 아무것도 모르던 스무 살 때 스물 넷, 다섯 언니들과 살면서 알게 모르게 많이 배려를 받은 것 같아요. 가끔 같이 술을 마시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생각나요.

🌱 그렇다면 하이바는 어떤 분들에게 셰어를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 일단, 너무 예민하거나 너무 둔감한 사람에게는 비추천할게요. 사람마다 청결도에 대한 감각이 너무 제 각기라 자신이 유독 깔끔한 것을 중요시한다거나, 정리에는 젬병이라는 분들은 힘들 수 있어요.

🌱 진짜 맞아요. 제일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저는 자취는 하고 싶은데 막막하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자취를 하면 가구나 공과금 등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혼자 감당해야 하니까요. 그 전에 세팅된 공간에서 경험 삼아 살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한 가지 더 떠올랐는데요. 앞으로 몇 달간 학교나 직장 등에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저희 셰어에 사는 한 분이 이런 케이스였는데요. 퇴사를 앞두고 애매한 시기에 몇 달 정도 짧게 머물다 가셨어요. 저 역시 단기 인턴을 하면서 자취방을 구하기 애매해 셰어에 입주한 케이스고요.

🌱 마지막으로 이런 쉐어하우스는 가지 마라! 하는 곳이 있을까요?

💨 개인 방도 중요하지만, 공용공간을 잘 봐야 해요. 집을 보러 갔는데 공용공간이 더럽다면 평소에는 그보다 더 더러울 가능성이 높아요. 그건 생활 규칙이 잘 정리되지 않은 셰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그런 곳에서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수 있어요.

🌱 정말 꿀팁이네요. 하이바와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쉐어하우스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어요. 사정상 자취를 시작하기가 어려울 때 셰어하우스를 찾게 된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그 나름의 매력을 너무 무시했나 싶기도 하고요. 즐거웠습니다!

💨 저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을 나눠 보니 장단점이 확실히 보이는 것 같네요. 타인과 함께 살면서 부딪히는 점도 많지만, 얻어가는 점도 참 많아요. 물론 모든 것은 ‘케바케(case by case)’인 것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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