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을에서]


새해, 오늘의 기도


이재철 목사
 

오늘도 하늘을 우러러보며

세상사 티끌보다 못함을 되새기게 하소서.

오늘도 하늘을 우러러보며

옥죄는 내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오늘도 하늘을 우러러보며

그 사람까지 품는 하늘의 도량을 배우게 하소서.

 

오늘도 땅을 굽어보며

혹한에도 굴치 않는 생명의 용기를 따르게 하소서.

오늘도 땅을 굽어보며

눈부신 생명의 다양함을 겸허히 본받게 하소서.

오늘도 땅을 굽어보며

나의 결국이 한 줌의 흙일 것임을 되뇌게 하소서.

 

그리하여 오늘도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보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십자가의 증인되게 하소서.

[지금 이 책]


시편이 필요한 시간


박혜란 에디터  

인생의 낮과 밤, 시편 읽기
시온 성을 향하는 순례자들을 위한 노래

순례의 여정은 결코 맑은 날씨를 보장하지 않는다. 어떤 예보도 믿을 수 없는 길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의 지팡이와 막대기뿐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은 길이다. 순례자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 믿음의 사람들에게 시편은 다시 한 번 전진할 힘을 주는 응원가다. 어두운 협곡을 지날 때 이전에는 이해되지 않던 그들의 노래가 비로소 등불이 된다. 시편의 그들은 순례자로, 기도자로, 예배자로, 어떤 때는 세상 유혹에 넘어진 실패자로 하나님의 긍휼을 갈급하게 기다린다. 주님 앞에 연약한 양에 불과한 솔직한 시편 기자들의 모습에서 상처 입은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갈 용기와 위로를 얻는다.       


시편 묵상은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실존적 고통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고 깨닫는 행복을 선물한다. 묵상의 고통과 기쁨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물은 흘러가고 미세한 석회가 쌓여서 종유석이 된 것같이 본서에 기록된 고백이 그러하다.

_머리말 중에서

[이덕주와 오후의 정원]


검은 비닐봉지의 춤 공연

이덕주, 전 감신대 교수


광화문에서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대문 영천시장 쪽으로 가던 중이었다. 서대문 로터리 적십자병원과 디타워 빌딩 사이 골목길로 접어들었는데 제법 큰 까마귀 한 마리가 20층 높이의 두 빌딩 사이 공간에서 춤을 추며 날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도심에 웬 까마귀?”
의아해서 자세히 보니 그건 까마귀가 아니었다. 어느 쓰레기장에서 날아왔는지 찢어진 검은 비닐봉지였다. 그런데 그 비닐봉지는 마치 착륙을 준비하는 비행기가 공중을 선회하듯, 먹이를 챈 독수리가 하늘로 치솟듯 춤을 추었다. 40년 전에 보았던 공옥진 선생님의 우아한 궁중무 춤사위 같기도 했다. 난생 처음 보는 비닐봉지의 화려한 춤이었다.
그 시각 내가 가던 골목길엔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손에 커피를 든 채 분주하게 그곳을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찢어진 비닐봉지의 춤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오직 나만을 위한 단독 공연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핸드폰을 갖고 다니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그 아름다운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참을 멈춰 서서 비닐봉지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홀연히 떠오른 시편 말씀.
“그룹을 타고 다니심이여 바람 날개를 타고 높이 솟아오르셨도다”(시 18:10).
그날따라 바람이 심했다. 서울역 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무악재 쪽으로 가다가 적십자 병원 앞 빌딩 숲 사이에 갇혀 돌개바람, 회오리바람, 산들바람으로 음조를 바꿈에 따라 찢어진 비닐봉지는 그 바람에 실려 그토록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여준 것이다. 빈 봉투에 담긴 하늘의 바람 날개. 그 신비한 춤의 비밀이었다. 그 순간 이런 음성이 들렸다.
“저게 너다.”
그러했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한 과부의 막내아들로 어려서부터 가난과 고독을 벗 삼아 살았던 나. 초등학교 때 중이염, 중학교 때 골수염, 고등학교 때 폐결핵……. 이리 찢기고 저리 구멍 난 나를 목사로, 신학교 교수로 만드셨다. 그리고 당신의 영으로 내 빈 속을 채워서 전국 방방곡곡, 세계 여러 나라로 날아다니며 ‘주의 증인’(사 44:8)으로 살게 하셨다. 그렇게 칠십 년을 살게 하셨고 성령의 능력으로 사십 년 목사와 교수직을 감당하게 하신 주님의 하늘 은총이었다.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 날 오후, 도심 한복판에 한참 서서 찢어진 검은 비닐봉지의 초특급 춤 공연을 감상한 다음 버스에 오른 내 마음에 솟아난 기도.
“내 남은 시간 얼마일지 알 수 없으나 내 할 일은 오직 하나.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는 쓰레기 같은 정욕, 내 능력으로 무엇을 이루었다는 착각과 오만, 알려지고 칭찬받으려는 자아를 비우고 버리는 것뿐입니다. 그리하여 그야말로 ‘텅 빈’ 봉지가 되어 주님 부르실 때 가벼이 날아 올려 지기를 원합니다.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에 올려진 엘리야처럼(왕하 2:11).”
[책 속에 넣어둔 편지]


내 신앙에 과학이 대답할 줄이야


안지애 에디터

홍성사에 입사하여 처음 편집한 책이다. 원고에는 생소한 단어, 단위, 숫자에다 많은 도판까지 있어 걱정이었다. 그 마음으로 편집을 시작할 때는 무사히 탄생만 해도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소박하고도 현실적인 목표를 훌쩍 뛰어넘어 이 책은 제 1의 독자인 편집자에게 경이와 자유를 선물했다. 교회와 신앙의 언어를 넘어서지 못하는 기독교를 오랫동안 슬퍼하던 내게 예상 밖의 대답을 준 것이다.

‘광활한 우주,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 ‘창조론과 진화론 중에 어느 게 진짜일까?’ ‘하나님은 시간을 어떻게 초월하실까?’ ‘동물과 식물도 하나님을 찬양할까?’ ‘하나님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왜 만드셨을까?’ 일상과 맞닿은 신앙의 질문은 거대한 담론보다 일상 속, 눈으로 본 것과 귀로 들은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그에 대해 추상적인 교리나 종교의 언어에 갇힌 대답은 ‘진짜 대답’이 되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대 근동에서 아브라함과 대화하시던 구약 성경의 하나님은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 시대에도 계신 걸까.

이런 흔들림은 비단 나만 겪는 일이 아닐 것이다. 편집자이자 기독청년인 나의 고민은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책을 소개하기 위해 적었던 내용은 이 책을 통해 대답을 얻은 나의 진심이었다. “광대한 우주와 작고 작은 원자, 죽음과 삶의 순환 그리고 생태계, 빛과 소리, 먹을거리와 환경오염, 이상기후, 에너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이 내 신앙에 대답한다. 끊임없이 태어나고 소멸하는 행성들을 보며 ‘빛이 있으라’ 말씀하신 하나님의 광대함을 느낀다. 시간의 상대성을 알아갈수록 시간 너머에 계신 영원의 하나님을 묵상하게 된다. 삶과 죽음으로 순환하는 자연을 이해할수록 초개인주의 문화를 극복해야 할 이유를 발견한다. 과학의 렌즈가 세상 속에 여전히 계신 하나님에게로 초점을 맞추어 주는 것이다.”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신앙, 그리고 그 질문에 온 세계를 통해 다채롭게 대답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한다. 

[읽기의 순간들]



안세진, 테바교회 담임목사


‘교회는 보이는 유형교회와 보이지 않는 무형교회로 나누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목회자가 어디 있겠는가? 굳이 목회자가 아니라도, 제자훈련만 꼬박꼬박 잘 받아도 알게 되는 기본적인 교리다. 분명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가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교회’라 하면, 다들 눈에 보이는 유형교회만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뭘까? (개척교회 목사인 나도 교회당부터 떠올린다. 그것도 대형교회를…) 너무 당연해서 말하기도 입 아프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쉽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인비저블 처치》는 보이지 않는 교회를 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그것도 유화로 그리는 중이다.
수채화를 그리는 나 같은 목사는 두려움이 많다. 실수나 실패가 두려워 붓질 한 번을 제대로 못한다. 반면 저자는 거침이 없다. 덧칠이 가능하다는 강한 믿음으로 대차게도 붓질을 한다. 조심성이 많은 나로서는 시원한 그의 붓질에서 양가감정을 느낀다. 불안하면서 뭔가 안심이 된다. 불안한 것으로 말하자면 그 생경함 때문이다. 확신컨대 그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화풍으로 교회를 그리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너무 새로워서 동공이 다 커진다. 불안하다는 말이다. 반면에 안심이 되는 이유 역시 그 생경함 때문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했다. 보이지 않는 교회를 그리는 것이 새 술이라면 이전에 없던 목사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전에 없던 목사가 출연한 것 같아 안심이 된다. ‘무너져가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 이런 말은 오히려 구태의연하여 말하지 않겠다. 한국교회의 희망은 예나 지금이나 예수님이시다. 다만 저자와 같은 새부대가 많으면 좋겠다. 그럼 조금은 더 안심이 될 것 같다. 맞다. 그 안심. 그것이 내가 응원하는 이유다. 언젠가 ‘인비저블 처치’를 ‘비저블 처치’로 보게 될 그 날을 기대한다. 
[가까이 또 멀리]


시인들에게는 하나님을 사랑할 이유가 우리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영원한 기쁨을 주셨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 영원한 기쁨을 주시고자 그분이 죽음도 감수하실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더욱더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시편 기자들의 시에는 그분의 현존을 향한, 그분을 너무도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최고의 그리스도인들에게나 찾아오는 그런 마음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평생을 성전에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살고 싶어 했습니다(27:4).
C. S. 루이스 《시편 사색》 
새 책 나옵니다


𝓃𝑒𝓌 백소영의 따뜻한 비밀상담소(가제)
현실과 사투 중인 청년들에게 보내는 백소영 교수의 편지. 〈복음과 상황〉에 연재한 글에 꼭 필요한 내용을 더하여 출간한다. ‘사후세계가 존재하나요’, ‘자살이 더 쉬운 선택 같아요’, ‘나는 이제 순결하지 않은가요’, ‘하나님이 정말 계신지 모르겠어요’, ‘인서울이면 전공은 상관없다고?’ 등 솔직하고도 현실적인 질문에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학문에서 우러나온 새로운 시선과 따뜻한 응원으로 대답한다. 읽다 보면 ‘나만의 고민은 아니었구나’ 하는 연대감과 안도를 느끼는 동시에 우리의 일상과 신앙을 다시 뚜벅뚜벅 걸어갈 힘을 얻는 책이다.
백소영 지음 | 200쪽(예상) | 2023년 1월 출간

𝕤𝕠𝕠𝕟 청년을 위한 사무엘서 강의: 30주년 기념판(가제)

복음주의권의 대부 이승장 목사의 다윗은 그 시대에》 30주년 기념판. 1992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은 출판사를 옮겨 가며 판에 판을 거듭하였던 이 시대 고전이다. 저자는 30여 년 전, 이 땅의 시대 상황, 통일 문제에 대해 성경의 해답을 찾으려 몸부림을 쳤고, 사무엘서에서 희망을 찾았다. 이 책을 읽었던 청년·대학생들은 이제 50-60줄에 들어섰으니 사람과 책이 함께 세월의 풍파를 견디어 낸 것이다. 청년사역은 비록 쇠퇴기를 맞이하였으나 이 땅의 현실을 고민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면 여전히 이 책에서 희망을 건질 것이다.

이승장 지음 | 452쪽(예상) | 2023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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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도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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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의 벗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책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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