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SE BOOKFAIR │ DEC. 9~10, 2023 │ SANGSANG MADANG BUSAN 작은 이야기들의 축제 │ KT&G 상상마당 부산 4-5F │ 2023.12.9~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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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31일 = 안녕하세요 삶의 예술가 님! 프랭코입니다. 제1회 마우스 북페어가 끝난지 겨우 보름이 지났을 뿐인데 모두들 한아름의 보람을 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본 것이 아득히 먼일처럼 느껴집니다. 2023년의 마지막 뉴스레터로 북페어 팀과 스태프들의 후기와 남은 소식을 정리해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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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카프카의 밤 = 1년 전 프랭코와 “우리 같이 북페어 만들어볼까요?” 했던 카프카의 밤 책방지기입니다. 북페어 둘째 날 테이블에 놓여 있던 프랭코의 편지에서 그 대목을 읽고 식은땀이 났습니다. 그때 저의 방점은 ‘북페어’였지 ‘같이’는 아니었으니- 북페어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얼마나 많은 품이 들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판단과 행동과 도움과 자금 등이 필요할지, 고생길이 너무나 자명하지 않습니꺅?! 부산에서 종종 열리던 독립출판 마켓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테고요. 그래서 ‘제발 누가 북페어만 열어주면 신나게 즐길 수 있을 텐데’라는 가벼운 바람으로 떠들었던 것 같습니다. 북페어 환상계에 있었달까요?그런데 프랭코는 으쌰으쌰 멋진 동료들과 정말 레알 현실 북페어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했던 것이었습니다. 어느덧 저도 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되었고요. 서점 지박령 신세라 현장에서 몸으로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겠다 또 큰소리 쳤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 체질도 아니었으니… 빠릿빠릿 시원하게 일 처리하는 팀원들, 세심하고 찬찬하게 살피며 빈틈을 메꾸는 팀원들, 감탄하는 사이 북페어가 끝났더군요. 그들은 마치 치즈에 달려드는 쥐처럼 일거리로 달려가 순식간에 처리했습니다. 심지어 그 노동에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책에 대한 사랑, 동료 창작자와 독자를 향한 사랑, 축제가 열리는 이곳,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랑. 그게 아니고는 행사장에 가득했던 환대의 에너지를 설명할 길이 없을 듯합니다. 말빚 갚으러 왔다 한 마디 보탤 자리까지 얻어 빚만 느는군요. 일단은 어쨌든♬ 지금 저는 펀딩으로 받은 마우스북페어 아카이빙 북 ‘우리들의 첫 책’을 읽고 있습니다. 참 좋네요. 쑥스러워 책만 사고 돌아서거나 스쳐 지나간 부스들이 이렇게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단 걸 축제가 끝난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늦은 사랑을 부칩니다. 부산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처음’은 흘러갔지만 쇼는 계속되고 책은 영원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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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진하 = 작가님 손은 멋진 글 쓰는 손인데 이런거 하지 마세요, 몇 번씩 말해야만 이것까지만 할게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더 못 도와드려 죄송해요, 멋쩍게 웃으며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가시던 작가님들이 많았습니다.
북페어가 끝난 후 시트지 제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새 누군가가 옆에서 같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님들이 떠나고 혼자 쓰레기를 정리하려 하면 어느새 우리 스태프가 옆에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남은 시트지를 다 떼어냈다고 합니다. 혼자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 어느새 둘이 되어있고, 둘이서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일이 끝나 있습니다.
마우스 북페어가 그랬습니다. 고되고 어려운 상황이 오면 누군가 해결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입장 안내를 하고, 출판사 대표님은 페인트 칠을 하고, 대형 서점의 점장은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작가님은 시트지를 붙이고, 책방 대표님은 식사 준비를 하고, 디자이너는 현수막을 걸고, 책을 좋아하는 회사원과 학생들은 이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 ‘더 베어’ 라는 드라마를 보면 준비되지 않은 식당에 주문이 몰리면서 주문용지가 끝없이 쏟아지며 주인공이 망연자실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우리도 주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느 순간에는 망연자실했지만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이 일을 하게 했습니다.
작가님 손은 멋진 글 쓰는 손인데 이런거 하지 마세요 처음하는 이 북페어에 참여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책방 카프카의 밤 대표님의 말씀처럼 처음은 흘러갔지만 쇼는 계속되고 책은 영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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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지원 = 진정한 의미의 희생은 하나도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본인의 조각을 기꺼이 내놓았고, 저는 페어 기간 내내 생경한 기분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하고, 함께 손을 잡고 어깨를 동여맨 연대의 축제를 만들기를. 그 시간의 모두가 원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마음이 여러 사람을 같은 색으로 물들이기란 퍽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마우스 북페어는 ‘이해관계’라는 단어가 필요 없는, 참 이상한, 어쩌면 이상적인, 지금까지 남아 있었던 따뜻하고 부드러운 어떠한 존재들의 모임이 아닐까요.
어디선가 알 수 없는 힘이 저를 이리로 이끈 걸까요. 사람이 살아가며 얻는 행복과 불행의 양은 동일하다는데, 언제부터 저는 따뜻함을 이리 가득 얻을 예정이었을까요? 아무리 곱씹고 또 곰곰이 생각해 봐도 단맛만 가득해서, 마음이 저릿할 때 꼭 한 움큼씩 꺼내 먹고 싶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거친 길을 맨발로 걷는대도 괜찮을 만큼이요. 게다가 보고 싶은 이들을 참 많이도 떠올리게 되었으니, 당분간 텅 비어 시릴 일은 없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대들의 말간 미소를 간직한 채, 또다시 만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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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수현 = 혼자는 외롭지만 함께면 든든하지요. 모두가 함께 만든 축제. 함께여서 빛났던 순간들. 마우스 북페어라는 새로운 장르에 초대된 모든 주인공들을 응원합니다. 각자의 이야기로 125 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워주신 여러분, 함께하기 좋은 계절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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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연정 = 창작자를 환대하는 축제였다. 창작자들은 오래 외로웠을 것이다. 그 마음을 잘 아는 사람들이 축제를 열었다. 고생해서 만든 신간을, 독자에게 닿을 수 있게 다리를 놔주는 축제였다. 그 다리를 건너는 동안에는 작가와 독자, 모두가 웃고 있었다. 근심 없이, 마음이 따끈하게 데워지는 걸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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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유정 = 난 숫자 1을 미워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굽히지 않을 것 같은 올곧은 모양새의 1을. 그런데 계속 마음이 간다. 굴곡지고 꺾임이 많은 다채로운 숫자들 사이에서 선두로 용기를 내는 숫자 1에게 계속 마음이 간다. 2와 3은 부드러운 곡선에 생채기가 날까봐 조심스러웠을거고 4와 7은 꺾을 수밖에 없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주춤거렸을거다. 올곧은 1의 용기에 2,3,4,7도 따라나설 채비를 마친다.
이번 마우스 북페어에서는 1의 힘을 확실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곧게 뻗어져 나가는 직선 모양의 1에서 저는 하나의 점이 되어 함께 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한 뜻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내는지 그리고 처음이 가진 용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큰 울림을 주는지를 조금은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음에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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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발코니 = 생애 첫 북페어 참여가 2019년이었습니다. 마우스 북페어를 함께 준비하면서 2019년 당시 받았던 부스 배치도 파일을 열어봤습니다. 아쉽게도 활동을 멈추고 다른 길로 향한 팀이 과반이네요.
독립출판은 독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참 외로운 작업입니다. 언제나 혼자라는 기분을 지울 수 없고, ‘앞으로 몇 권의 책을 더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걱정에 빠지기를 반복하지요. 그럴 때면 익숙한 창작자님의 신간 소식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됩니다. ‘와 여전히 열심히 작업하시는구나!’ 감탄하면서 반가운 마음으로 저도 다시 힘을 내봅니다.
이번 마우스 북페어에 참여해 주신 감사한 창작자님. 오래오래 독립출판 경쟁자이자 동료로 남아주세요. 갈수록 창작하기 어려워지는 시절이지만, 서로가 서로의 등대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제2회 마우스 북페어 때 다시 책 꾸러미를 사이에 두고 만납시다.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버텼다며 반가운 신간 서로 나눠요. 저도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버텨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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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서점 = 마우스 북페어를 진행하는 주말 이틀동안 서점에 입고된 창작자님, 나락서점 손님들이나 제 얼굴만 아는 분들은 제게 말을 전해줬어요. ”부산에서 이런 북페어 열어줘서 너무 고맙다.“, ”너무 고생했다.“, ”북페어 너무 멋있다.“ 이런 칭찬들을. 사실 제 역량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이 말을 듣는 내내 이런 좋은 칭찬을 직접 들어야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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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코 = 북페어를 향한 칭찬 대부분이 바로 현장의 팀과 스태프를 향한 것이 었습니다. 훌륭한 마인드를 가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시작 전부터 북페어의 이야기와 가치를 깊이 이해하려는 분들이어서 기뻤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멀리 또 세심하게 관찰한 이야기들이 부드럽게 흐를 수 있게 도와주었고, 그래서 예술적인 팀웍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유려한 기획과 아름다운 디자인도 좋지만 그 안에 애정어린 마음을 붙들고 분주히 움직여 주었던 팀과 스태프 분들이야말로 <마우스 북페어>의 대명사라고 생각합니다. 깊이깊이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바쁜 일정에도 피카홈에 몇 번씩이고 방문해 여러 시간 같이 포장하고 애써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표면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일에도 기꺼이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장 곳곳에서 제 할 일을 찾아 척척 해결하면서도 마법처럼 다정하게 서로 연결되어 소통해주었던 모두에게 고마움 전합니다.
유능하고 다정한 당신들과 다시 마우스 북페어에서 만나 일하고 싶어요.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조건을 만드는데 내년을 걸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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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우스 테이블 어워드 = 제1회 행사에서는 테이블 구성에 진심인 작가님들께 조그만 선물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마우스 테이블 어워드>라는 이벤트를 마련했어요. 마우스 스태프의 의견을 받아 총 9개의 창작자분들께 택배로 도자기 트로피를 선물로 전달드렸습니다. 도자기 제작에 도움주신 마우스 팀의 따미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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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사 소개 = 아무런 성과지표나 성과 사진 한 장 없었던 마우스 북페어의 첫 행사에 기꺼이 투자해 준 파트너사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 두 말할 것도 없이 파트너사 여러분들 덕분에 창작자와 관람객, 그리고 우리 모두가 풍성한 선물을 한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시작과 기회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근사하고 예술적인 브랜드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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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북페어 뒤풀이 = 12월에는 마우스 북페어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을 모두 모아 뒤풀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부산에서 비건 식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오붓한에서 만났습니다. 나락서점에서 정성껏 준비한 식사와 함께 각자가 가져온 술과 케이크를 즐겼습니다.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와 소회를 나누는 시간까지 제대로 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발코니의 희석님의 후기: 어제는 마우스 북페어에 함께했던 분들과 다같이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아름다운 레터링 케이크는 마우스 북페어를 가장 빛내주신 스태프분들께서 마련해 주셨어요. 마우스 북페어는 복 받은 곳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서른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단 한 차례도 언성 높아지는 일이 없었다는 건, 서로가 서로를 먼저 이해해주고 양보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 마음이 관람객과 참가사분들께도 전해졌기에 마우스 북페어에 대한 평도 좋은 것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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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과 이후 판매처 안내 = 우리는 북페어 행사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자유롭게 성장하는 창작자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촉박한 후원 기간 속에서도 마우스 북페어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워드로 제1회 마우스 북페어에 참가자 작가님들의 첫 책 이야기를 담은 아카이빙 북과 함께 일곱 가지 구성품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문구 키트를 후원자 분들께 전달드렸습니다.
현재 일부 수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1월 중순까지 후원을 연장하여 진행하며, 이후에는 마우스 팀의 스토어 채널이나 입고 작업을 통해 판매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새해에도 마우스 북페어를 응원하는 후원에 참여해주신다면 행사 리플릿과 손목띠, 질문 메모집 등 한정 수량으로 다른 북페어 굿즈도 담아 리워드로 전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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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 = 현재 뉴스레터와 마우스 북페어 팀의 이후 계획을 전해드립니다.
(a) 현재 받아보신 뉴스레터는 재정비해서 새해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b) 마우스 북페어 팀은 내년 출간을 목표로 흥미로운 독립출판 세계를 다루는 매거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c) 제2회 마우스 북페어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장소 답사를 시작했고, 1월에 정기 회의 일정도 잡혔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부산에 아름다운 창작자들의 세계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새해 책복 많이 받으세요,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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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뉴스레터 마우스 북페어는 독립출판 세계를 사랑하는 분들을 독자로 운영되는 온라인 발행물 시리즈입니다.
마우스 북페어는 구독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함께 뉴스레터를 만들기를 바랍니다. 괜찮다면 답장하기 버튼을 눌러보세요: 이번 레터에 대한 생각, 다른 구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기록, 노하우, 추천, 질문, 응원, 흥미로운 제안까지. 무엇이든 좋습니다. 우리는 삶의 예술가인 당신의 이야기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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