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배경 설명
이 그림의 제목은 The Falling Wall로 알려져 있는데, 정식 명칙은 A House Collapsing on Two Firemen, Shoe Lane London, EC4 입니다. 2차 세계 당시 영국의 보조 소방관이었던 Leonard Henry Rosoman (1913~2012)이 그린 작품(1941)으로, 1940년 12월 29일 저녁에 시작된 Shoe Lane의 서적 창고(book warehouse)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일화를 그린 것입니다.
독일에 의한 런던 공습이 한창이던 날, Rosoman과 그의 절친한 친구인 Andrew Sansom은 보조 소방관으로 현장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몇 시간 동안 화재를 진압한 후, 상급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에 더 용이한 위치를 찾아서 Rosoman을 데리고 갔습니다. 대신 다른 소방관이 Rosoman의 자리에 배치되었는 데, 잠시 후 벽이 무너져 그 소방관이 사망했습니다.
이 그림은 Rosoman이 자신의 악마를 쫓아내려는 시도였습니다. 60여년이 지난 후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무 당혹스러워서 그 사건의 공포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는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The Falling Wall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일은 나를 오랫동안 괴롭혔고, 아직도 약간의 영향을 미칩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Rosoman의 절친, Sansom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1944년에 The Wall이라는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아주 갑자기, 벽돌과 시멘트가 터지면서 긴 균열이 그 순간을 뚫었다. 그리고 그 5층 건물의 윗부분이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그 벽은 우르렁거리는 소리를 내기 직전, 시간을 초월하여 거기에 정지해 있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인식되면 시간이 느려진다고 흔히 말합니다. Sansom은 벽이 무너지는 상황을 순간적으로 파악하면서, 자신의 탈출하려는 시도는 아마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긴 순간, 나는 최면에 걸려 있었다. 내가 신고 있던 고무장화는 도로 위에 붙어 버린 것 같았다. 머리 위 공중에 정지해 있는 뜨거운 벽돌이 나를 마비시켜, 나는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 밖에 할 수 없었다."
"무너지는 벽이 실제로 공중에서 정지해 있지는 않았겠지만, 그 때 나는 그 벽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소설] The Wall. 1944. William Sansom.
직장에서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이 날의 사건이 워낙 위협적이고 재앙적이었기 때문에, 그 일이 Rosoman과 Sansom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약 1.5%의 근로자가 직장에서 사망 사고, 대규모 재해, 사망 및 부상의 위협, 동료의 사망, 죽음의 목격, 그리고 폭행과 같은 충격적 사건에 노출된다는 보고가 있고, 그 결과 많은 근로자가 신체적, 정신적 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소방관, 구급요원, 경찰관, 의료 전문가, 기차 운전사, 언론인, 선원, 잠수부 등에서 업무 관련 외상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위협적이거나 재앙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입니다. 물론, PTSD는 1980년에서야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 제 3판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정신질환입니다. 이 후, PTSD 개념은 전 세계 정신의학 영역과 대중문화 담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의 공통어법과 사회적 통념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PTSD 환자들은 Rosoman과 Sansom과 같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회적 위축, 우울증, 자살 생각 및 시도, 약물 오남용, 신체적 고통, 업무수행 능력 저하, 대인 관계 및/또는 가족 갈등을 경험하곤 합니다. Rosoman은 1945년에 '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삶은 계속된다'라고 썼습니다.
[논문] 직업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업데이트된 체계적 고찰,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