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또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응원드리면서, 오늘의 뉴스레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오늘 다뤄볼 뉴스는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의회의 관계'에 대한 이야깁니다. 📂


다들 느끼고 계시겠지만, 홍준표가 대구시장으로 취임한 뒤로 여러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시민의 대표자로 집행부를 견제하고,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야할 시의회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시의회를 출입하면서 관련 문제에 꾸준히 관심가져온 이상원 기자와 함께 관련 뉴스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9대 대구시의회가 시정질문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전에 시정질문이란 게 뭐죠? 
 
이상원 기자🎤네, 시정질문은 국회의원 대정부질문과 같다고 보면 되는데요.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이 정부 국무위원들을 불러 세워놓고 몰아붙이기도 하고, 반대로 국무위원들이 의원들의 질의에 사이다 답변을 하는 장면이 짧은 동영상으로 소개되기도 하잖아요. 시정질문도 형식은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라면 대정부질문은 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상대로 할 수 없지만, 시정질문은 시정 최고 책임자인 시장에게 할 수 있다는 점이죠. 비슷하게 기초의회에서도 같은 제도가 있어요. 기초자치시는 마찬가지로 ‘시정질문’이라고 하고, 자치구는 ‘구정질문’, 자치군은 ‘군정질문’이라고 하죠. 📣

우리 지역 이야긴 아니지만, 경남 산청군의회는 지난 17년 동안 단 한 번도 군정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뉴스가 되기도 했는데, 지방의원 입장에선 이 질문 제도를 잘 활용하면 자신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의원 본연의 역할이랄 수 있는 집행부 견제의 효과적 수단으로 쓸 수 있습니다. 대구시의회의 경우에는 본회의를 TBC 방송국이 중계해주기도 해서, 중계가 있는 본회의날에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을 몰아서 하기도 해요. 모든 본회의를 방송국이 중계를 해주는 건 아니다 보니 의원들 사이에선 이날에 시정질문을 하거나 자유발언을 하려고 경쟁 아닌 경쟁이 일어나기도 하죠. 📹

특히 시정질문은 자유발언과 달리 질의 시간이 꽤 길게 허용이 됩니다. 대구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최대 50분까지 시정질문 시간이 주어집니다. 50분 동안 시장을 상대로 지역 현안 문제를 따져 물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시장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거나 그러지 못하더라도 몰아붙이는 모습을 연출해낸다면 지역민들에게 좋은 점수를 딸 수 있겠죠. 종종 시정질문 주제에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민들이 방청을 하기도 하니까, 자신을 알리는데 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대구시의회에 출석해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의회)
🤔시의원들 입장에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좋은 무기가 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이번 의회는 과거와 어떤 변화를 보였다는 건가요?

이상원 기자🎤 네, 본론인데요. 시정질문은 앞서 설명해드린 것처럼 최대 50분 동안 시장을 불러세워놓고 직접 물어보는 대면 질문과 서면 질문으로 나뉩니다. 앞서 한 설명은 대면 질문에 대한 것인데요. 대구시의회가 9대에 들어서 대면 질문을 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확 줄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걸 들여다 볼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요. 

대구참여연대가 얼마 전 9대 의회의 전반기 2년 활동을 평가하는 분석 자료를 낸 걸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어 추가적인 확인 작업을 했어요.  대구참여연대 자료만 놓고 보면 9대 의회 시정질문이 8대 의회보다 증가했거든요. 자료를 보는 순간, ‘그럴리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주로 출입하는 곳이 시의회여서 의원들의 질의하는 모습을 왕왕 지켜보는데, 눈에 띄게 질문하는 게 줄었다고 느끼는 중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양반들 참 질문 안하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이분들이 궁금한 게 없는 게 아니라 시장한테 대놓고 물어보지 못했던 거 뿐인거죠. 데이터를 보면 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9대 의회가 시정질문을 54회 했는데요. 8대 의회가 같은 기간(2018년 7월~2020년 6월)에 42회 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30% 늘어난 수치예요. 그런데 54회 중 15회 27.8%만 대면으로 했고, 72.2%를 서면으로 했더라구요. 8대 의회가 42회 중 37회(88.1%)를 대면으로 했고, 7대 의회도 44회 중 40회(90.9%)를 대면으로 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 줄어든거죠.

의아하죠? 잘만 활용하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시의원들이 선호하는 자리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잖아요. 이번에 뽑힌 사람들이 말하길 싫어하나? 그건 아닌거 같아요. 같은 기간 이뤄진 5분 자유발언을 보면 138회거든요. 8대 의회가 109회만 한 것과 비교해보면 26.6% 가량 증가한 거예요. 공개적인 발언을 꺼리는 게 아니란 의미기도 하겠죠. 그런데 왜? 🤷
▲9대 대구시의회 들어 시정질문을 서면으로 하는 비중이 급증했다.
🤔 그러게요. 그게 홍준표 시장 때문이라는 게 취재 내용이었잖아요.

이상원 기자🎤 맞습니다. 시의원 세 분에게 전화를 드렸어요. 두 분은 참여연대가 공개한 데이터상 시정질문을 많이 한 순으로 손가락 안에 꼽히는 분이고, 다른 한 분은 지난 8대에 이어 의원을 하고 있는 재선 의원입니다. 시정질문을 많이 한 분들에겐 질의 방식을 서면질문으로 주로 한 이유와 의회 내 분위기에 대해 묻기 위해서, 재선 의원에겐 이전 8대 의회와 차이를 물어보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세 분 중에 두 분이 홍준표 시장의 답변 태도를 그 원인으로 꼽더라구요. 홍 시장이 시정질문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하는 답변 태도를 보지 않았느냐는 거죠. 그 때문에 다른 의원들도 직접 질문하는 걸 꺼리는 게 아니겠느냐고 추측도 했어요. 저희도 보도를 통해 몇 번 다루기도 했는데 홍 시장이 의원들을 사실상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 건 한 두 번이 아니긴 했죠. 

김대현 대구시의원과 질의응답 과정에선 김 의원의 지적을 두고 “4년 뒤에 시장 나와서 해라”고 면박 아닌 면박을 주기도 했고요. 육정미 대구시의원과는 고성을 주고 받았죠. 윤권근 의원에겐 뭘 몰라 그런다는 투로 답하다가 자신의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에선 본래 자동차운전학원을 운영하는 윤 의원을 향해 “운전학원이나 하지”라고 희화하듯 말해 논란도 빚었습니다. 이러한 전례가 시의원들에겐 직접 질문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로 굳어진거 아니냐는 거죠. 🧐
🤔 안타깝네요. 의원들의 역할이란 게 시정이 올바르게 운영되는지 살피고 견제하는 거잖아요?

이상원 기자🎤그렇죠. 그런데 의원들이, 특히 의회의 최고 수장인 의장이 이 부분에서 전혀 문제 의식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구시의회는 최근에 지난 2년 동안 의회를 이끈 이만규 의장을 후반기 의장으로도 선출했는데요. 1991년 재개원 후 9대 의회까지 30년 넘게 대구시의회가 운영되어오면서 처음 있는 '전·후반기 연임' 의장이 탄생이어서 의회 안팎에서 참 말이 많았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론 이 의장의 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의원 33명 중 32명이 국민의힘으로 '시장과 동색'인데, 의장은 사실상 ‘산격동(홍 시장이 집무를 보는 시청사가 산격동에 있음) 출장소’ 같이 의회를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이 의장은 이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자신은 사전에 집행부와 조율을 많이 했다고 주장했고, 당선된 후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물밑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거든요. 그 자리에서 제가 물밑에서만 있으면 시민들도 기자들도 모르지 않느냐, 몇 가지 사례만 알려주시라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물밑 일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전 홍 시장의 임기 절반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홍 시장을 평가해달라고도 물었는데, “말하기 곤란하다”는 게 의장의 답이었습니다. “잘하는 점, 못하는 점이 다 있다”면서 “언론이 더 잘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이긴 했습니다.

잘하는 점, 못하는 점을 공개적으로 평가하지도 못하는 의장이 정말 물밑에서 제대로된 견제 활동을 하고 있다? 넌센스죠. 😶
▲이만규 의장(가운데)과 이재화(왼쪽), 김원규 부의장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그러다보니 대구시 집행부가 의회를 ‘패싱’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나 봐요. 

이상원 기자🎤 맞아요. 여러 사안에 대해서 ‘패싱’ 되고 있다는 내부 평가도 있었죠. 특히 임기 초반이었던 2022년 당시 대구시의 주요 정책을 의회와 논의 없이 먼저 발표해서 반발을 샀죠. 해당 정책들이 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가능한 것들도 꽤 있었는데, 당연히 의회가 동의할 거라는 투로 정책들이 발표됐거든요. 이만규 의장도 공개적으로 반발한 적이 있는데, 홍 시장이 동인동 대구시청사를 매각해서 신청사를 짓겠다고 했을 때입니다. 이만규 의장의 지역구가 동인동 시청이 있는 중구 일대이다 보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겠죠. 

최근에 논란이 되는 ‘패싱’은 인사청문회입니다. 원래 인사청문회는 대구시와 의회 간에 체결된 2017년 협약에 따라 4개 대구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운영됐는데요. 지난해 지방자치법에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규정이 신설됐고, 이에 따라 대구시의회도 관련 조례를 제정함에 따라 대상 기관이 대구시 산하 모든 공사, 공단, 출자출연기관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런데 조례가 제정된 후 대구시가 4차례 신임 기관장을 선임했는데 딱 한 번, 대구의료원장에 대해서만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습니다. 대구엑스코나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대구농수산유통공사는 인사청문회 없이 대표자를 모두 선임해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의회 인사청문회를 패싱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죠. 대구시는 법과 조례상 인사청문회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패싱’은 사실이 아나리고 반박하곤 있는데요. 재미있죠. 청문 대상은 맞는데, ‘의무’는 아니라니, 술은 마셨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주장이죠.
▲조례 제정 후에 이뤄진 인사청문회는 대구시와 2017년 맺은 협약에 따른 청문 대상인 대구의료원장 청문회뿐이다.
🤔 문제는 의회도 별 문제의식이 없다는 거 아닌가요?

이상원 기자🎤맞아요. 인사청문회는 사실 의회의 권능이죠. 시장이 능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측근을 단체장으로 쓸 수 있고, 단체장에게 자질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걸 걸러내야 할 의무가 의회에 있고, 그 의무에 따라 주어진 권능인거예요. 그런데 의회는 문제의식이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조례상 ‘의무’가 아니니 뭐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도 들었습니다. 의회가 자체적으로 조례를 만들 땐 대상 기관을 대구시 모든 공사, 공단과 출자출연기관으로 확대하자는 취지로 논의까지 했거든요. 그래놓고도 ‘의무’가 아닌 조례를 만든 것도 문제고, ‘의무’가 아니어도 조례상 대상 기관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의회가 요구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건 없이 손놓고 있는겁니다. 특히 이만규 의장은 작년에 조례를 제정할 때 대상 기관을 확대하는 계획을 담은 문서에 직접 서명도 했어요. 그런데도 말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의회를 우습게 생각하는 홍 시장의 언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홍 시장이 지난 6월에 취임 2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나서 간담회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의회의 역할에 대해 한 말이 있습니다. 홍 시장은 “최근에 시의회에 어떤 의원이 나와서 견제 기능이 상실됐다(고 하던데), 견제라는 건 잘못하고, 문제가 있을 때 의회가 나서야 한다. 잘하고 있는데 견제한다고 하는데, 그건 훼방”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자신은 잘하고 있으니, 지금의 의회가 할 일은 그걸 돕기나 하는 거, 라는 의미로 들리는 건 저뿐일까요. 🧐
2024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스쿨 🔖

뜨거운 주말 오후, 2024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스쿨이 진행 됐습니다.
올해 2회차를 맞은 올해 저널리즘스쿨은 '숨은 노동 찾기'라는 주제로 모였습니다.

15명의 참가자는 저널리즘과 노동에 대한 강의를 듣고,
팀을 나눠 취재에 들어 갑니다.
이들이 한달여 간 준비해 쓴 기사는 뉴스민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주최: 뉴스민, 성서공동체Fm, 시청자미디어재단 대구시청자미디어센터,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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