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 등급이 떨어졌습니다.

무슨 일이야?

"신용평가사"를 들어보셨나요? 기업/채권 등 다양한 것들의 신용을 평가해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아 운영되는 회사들인데요. 대표적인 3대 신용평가사로는 무디스, 피치, S&P가 꼽혀요. 

이들은 각 국가에도 신용 등급을 매기곤 하는데요. 이번에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AAA -> AA+) 낮췄다고 합니다.

아니,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 힘센 나라 아니었어?

미국의 국력이야 말할 것도 없이 세계 1위를 찍고 있지만, 신용 등급은 힘자랑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 나라가 돈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돈 문제는 없는지, 낭비벽이 심한지, 믿을 수 있는 국가인지, 특이한 리스크는 없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정하는 것이 신용 등급이죠.

이번에 미국의 신용 등급을 떨어트린 피치는 빠르게 불어나는 정부 부채,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재정 상태, 정치적 대립 등의 상황에서 뚝 떨어진 정부 신뢰도 등이 부정적인 요소였다고 했는데요. 한 마디로, 빚이 늘어났고 +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고 + 이러한 과정 속에 신뢰도를 잃어버렸다는 것. #보도자료 _영어

이로써 미국은 무디스에서만 최고 등급(Aaa)을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신용평가사(피치, S&P)에서는 한 단계 내려간 신용등급을 받아든 상황인데요. 이에 싱가포르, 유럽연합, 호주, 캐나다,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의 신용등급이 미국의 것을 근소하게 앞지른 상황이라고. #국가별 신용등급 현황

미국이 신뢰를 잃으면, 세계 경제도 혼란스러워지는 거 아니야?

2011년, S&P가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렸을 때에는 확실히 혼란이 있었습니다. 전세계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같은 길을 걸었었죠. 다만 당시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유럽 재정 위기 등이 부각되던 상황이라서 혼란이 특히 컸었대요. 

실제로 이번 발표 이후 각국의 주식시장에서 하락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2011년 당시에 비하면 매우 약한 수준의 하락이었다고. 피치사의 위상이 S&P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구요.

한편, 이러한 신용등급 강등이 불안감을 일으켜 사람들로 하여금 안전 자산을 찾게 하고, 이 때문에 가장 안정적인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미 국채 + 달러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대요.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