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탐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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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마다 찾아오는 요기요의 푸드탐험, <요기레터>의 첫 번째 호로 인사드려요.
요기레터는 익숙한 메뉴가 만들어지는 장소부터 동네 맛집까지, 
음식의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찾아가려 합니다🏃🏃

'이 음식은 평소에 너무 궁금했어🤔 더 알고 싶어🔍' 같은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요기레터가 대신 가 드릴게요. 
첫 번째 탐험 일지📜 
  🍕 피자 체험 공간에 가다: 도미노 모델스토어
      - 비밀이 많은 피자 뮤즈 
      - 대량 생산의 영혼 
      - 초심자가 만든 피자의 운명  
  🍖 따라 시킬 수밖에 없는 마법의 메뉴: 서울 서초구 '풍미감자탕' 
       - 요기요 담당자를 사로잡은 등뼈찜

피자 체험 공간에 가다: 도미노 모델스토어
일시: 2021. 6. 10 목요일 오후 
장소: 도미노피자 본사 1층 '도미노 모델스토어' 
탐험 난이도: 1.5/5.0 ➡ 오븐 열기 때문에 더웠지만 이 정도야🔥
획득 물품: 피자 뮤즈의 손길이 닿은 피자 2판🍕🍕  
세상에는도미노 모델스토어라는 곳도 있다. '키친 탐험'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갈 곳은 도미노피자였다. 본사 건물의 피자 매장을 재현해 둔도미노 모델스토어에서 피자 조리 과정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벌써 흥미로웠다. 내가 그런 것에 흥미를 잘 느끼는 성격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도미노피자 본사 건물'에서부터 조금 놀랐다. 내 마음속 도미노피자는 동네 가게 느낌이었는데. 낮춰 본 게 아니라 그만큼 친근한 브랜드라는 뜻이다. 그러나 도미노피자는 전국 규모의 대형 프랜차이즈다. 그쯤 되어야 본사 건물 1층에 모델스토어까지 둘 수 있겠지. 전에는 모델스토어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피자 교실을 했다고 한다. 피자 훈련소 같은 느낌이다.

피자 훈련소는 실제 도미노피자 점포의 공간 구성과 거의 비슷하다. 동선도 피자 만드는 순서를 따른다. 맨 왼쪽에서 도우를 편다. 편 도우 위에 토핑을 얹는다. 토핑이 얹힌 도우를 오븐에 넣는다. 오븐에서 나온 피자를 상자에 담고 자른다. 그러면 피자 한 판이 나온다.

한국 도미노피자는 도전적인 토핑과 눈에 띄는 작명으로 유명하다. ‘블랙타이거 슈림프 트리플 치즈 버스트 엣지 같은 이름만 봐도 피자 테두리에 얹힌 온갖 토핑과 치즈 맛과 역대 CF 모델이 생각난다. 와서 보니 이 느낌이야말로 철저한 현지화 브랜딩의 결과였다. 도미노피자의 근간은 철저한 개량과 매뉴얼이고, 이는 곧 상세 매뉴얼을 철저히 지키는 미국식 시스템을 뜻했다. 오븐을 보고 그 사실을 깨달았다. 도미노피자는 미국산 미들바이 앤 마샬 오븐을 쓴다. 찾아보니 1888년부터 오븐을 만들어서 아직도 미국에서만 생산하는 미국의 오븐 명가다

🍕피자 뮤즈는 비밀을 말할 수 없다

오늘의 뮤즈는 도미노피자 R&D팀 김대원 대리님. 피자 연구원이다. 살다 보니 피자 연구원도 다 보고. 김대원 대리님은 덩치가 크고 목소리가 가늘고 계속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가 오늘 피자를 만들어주고, 내 피자 체험을 도와줄 분이다. 피자 훈련소 교관이다.

"도우를 펴면서 시작해요." 교관님 아니 대리님이 어른 주먹만 한 도우를 펴면서 말했다. 도우는 천안의 도미노 도우 공장에서 생산된다. 도우는 담겨 있는 통을 세로로 들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끈끈했다.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끈끈한가 싶은데 의외로 재료는 다섯 개 뿐이라고 한다. 보안상 그 재료를 여기 다 적을 수는 없으나 들었을 때 아니 이것까지?’ 싶은 재료는 없었다

구경꾼 입장에서는 재료를 모두 무게로 표시한 게 눈에 띄었다. 저울 위에 토핑을 올리고, 눈앞에 있는 매뉴얼의 재료 무게를 따라 피자의 동그란 판 위에 균형 잡아 뿌려준다. 그렇지 않아도 피자 한 판에 들어가는 재료의 양을 어떻게 표준화하나 궁금했는데, 시간을 들이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시스템이 된 것이었다. '어디서 시켜도 비슷한 맛이란 이런 과정에서 나오는 거구나' 싶었다. 이런 게 브랜드지.

과정 자체는 간단해 보인다. 도우에 토마토 소스를 두르고, 치즈 뿌리고, 그 위로 토핑을 뿌린다. 그럼 오븐에 들어갈 준비 끝. 오븐은 헤어드라이어 터널 사이의 컨베이어 벨트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벨트를 지나면 피자가 완성된다. 길게 설명했지만 도우를 펴기부터 오븐 밖으로 피자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조리 몇 분, 오븐 몇 분 같은 상세 데이터는 비밀.
도미노피자는 비밀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각각의 도우 재료와 그 비율, 각 토핑의 무게, 모두 비밀이다. 그럴 법하다. 배달 피자는 도우+토마토 소스+치즈까지는 큰 차이 없는 음식이다. 그 위에 얹히는 토핑이나 링 등의 요소에서 차이점이 나온다. 나는 자세한 걸 많이 들었지만 '도미노의 마술 같은 노하우다' 정도로 설명하겠다.

오븐에서 갓 나온 피자를 보면 인간의 본능인 식욕 스위치가 켜지고 만다. 열원 속에서 방금 나왔으니 모든 곳에서 윤기가 반짝인다. 우리는 피자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안다. 저 피자를 손에 쥘 때의 감촉, 뜨거운 치즈 아래로 느껴지는 토마토 소스, 한 입 물었을 때 안에서 이리저리 느껴지는 익은 채소와 고기와 올리브 등의 다양한 향. 이른바 파인 다이닝에서는 얻을 수 없는 대량 생산된 맛 특유의 표준화된 박력.

"저걸 바로 먹으면 너무 뜨거워서 입천장이 다 까져요." 식욕 스위치가 켜져 헉헉대는 내게 김대원 대리가 말했다. 피자 가게 오븐의 열기는 450도에 이르고, 갓 만들어진 피자의 온도도 250도를 오르내린다. 그래서 구워진 후의 피자 조리 공정은 피자에 일체 손을 대지 않는다. 별도 도구로 피자를 종이 상자에 담는다. 가니쉬를 뿌린다. 피자를 자르고 상자를 닫는다. 그동안 피자는 맛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먹기 적당한 온도로 식어간다. 이 역시 피자 회사의 계산이라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의도가 있는지 잠깐 생각하게 된다

🍕대량 생산의 영혼과 뮤즈의 체중

피자를 먹어보았다. 조리 과정을 보고 먹으니 맛을 떠나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흔히 맛이나 요리는셰프의 영혼처럼 신성한 걸로 묘사된다. 도미노피자는 정 반대다. 전국 471개 지점에서 훈련된 피자 선수들이 매뉴얼에 따라 최소한의 오차 범위 안에서 피자를 만든다. 내가 오늘 역삼동 본사에서 먹은 피자의 맛은 며칠 후 대방동이나 평택에서 먹어도 거의 비슷할 것이다. 이것도 이것대로 대단한 일이다. 대량 생산의 영혼도 신성하다.

"전에는 전문 셰프였어요. 10년 정도 해외에서 일했습니다." 도미노피자 R&D 팀장 김창선도 비슷한 말을 했다. "R&D 센터에서 하는 일이 바로 요리를 해서 손님들께 드리는 일은 아니죠. 그러나 대량 생산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을 하고, 식재료 등을 찾아서 가능한 한 최고의 피자를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지하 R&D 센터에도 여기와 똑같은 부엌이 있어요. 여기서도 매일 레스토랑에서 하는 요리를 해요." 맞는 말이다. 맛을 설계하는 사람과 실제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다를 뿐이다.

설명만 듣고서는 부족할 것 같아 실제로 피자를 만들어 보았다. 역시 보통 일이 아니었다. 도우에 옥수수 가루를 뿌리고 한 손으로 도우를 고정시킨 후 다른 한 손으로 도우의 가장자리를 늘려나간다. 숙련된 연구원은 능숙하게 원형 도우를 만들었지만 내가 만드는 도우는 묘하게 자꾸 사각형이 되었다. 김대원 대리는 "괜찮아요. 처음엔 그럴 수도 있어요."라고 나를 격려해준 뒤 내가 만든 도우를 두 번 접어서 버렸다

요리에는 역할 분담이 있다. 레스토랑의 셰프는 맛의 설계와 제작을 모두 자신이 한다. 반면 프랜차이즈는 맛의 설계자와 실제 구현 팀이 멀리 떨어져 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설계자의 의도대로 얼마나 잘 만드는지가 프랜차이즈 성공의 한 요인일 것이다. 피자 훈련소의 R&D팀 사람들은 자신들의 피자에 대해 확실한 자부심이 있었다.

그나저나 피자 회사에서 일하면 몸무게가 늘까? "저는 똑같아요."라고 마케팅담당 직원은 답했다. "저는 여기 살이 좀 붙었어요." 김창선 팀장은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눈에 띄지는 않았다. '도미노피자 직원 분들 일도 체중 관리도 열심인가…'싶었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저는 20kg 쪘어요." 돌아보니 김대원 대리님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도미노피자를 시킬 때마다 김대원 대리님의 미소를 떠올린다. '그 사람이 20kg 찌워 가며 만든 피자인데 맛있겠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에디터 박찬용
분석적이면서도 읽는 맛이 살아있는 글을 쓰는 잡지 에디터. 에스콰이어 등에서 일하며 라이프스타일 업계를 취재하고 페이지 만드는 일을 해 왔다에디터 업무 내내 식당 취재가 업무의 일부였다. 첫 집 연대기 등 책을 4권 냈다지금은 디렉토리 부편집장으로 일하며 요즘 브랜드 2를 준비하고 있다

포토그래퍼 송시영
지금 한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젊은 사진가 중 하나. 레드벨벳, 트와이스, NCT K-팝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나 화보 작업을 다수 진행했다매거진 B》, 신세계 빌리브 등 에디토리얼 작업도 부지런히 병행한다.
님, 오늘은 피자 어때요? 
결제 단계에서 요기레터피자탐험 키워드 입력하시면 1,000원 할인해 드려요.   
선착순 2천명 한정  

배달 시킬 만큼 시켜 본 담당자를 사로잡은 그 향기 

배달 앱 회사에 다니면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확실히 회사에서 시켜 먹는 횟수는 많아지는 것 같다. 요기요에서 일한 이후로 나가서 먹는 점심보다 시켜 먹는 점심이 더 익숙하다. 
점심으로 샐러드를 주문한 어느 월요일, 방울토마토를 입에 넣으려는데 저 멀리서 엄청난 향기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옆 팀 사람들이 엄청나게 큰 용기에서 커다랗고 빨간 무언가를 덜어가고 있었다. 나는 홀린 듯 다가가 물었다. 

 "대체 이게 뭐죠?"
 "안 드셔 보셨어요? 이거 등뼈찜이라구..." 

회사 근처 '풍미감자탕'에서 주문할 수 있는 '등뼈찜'이라고 했다. 샐러드는 죄가 없지만, 등뼈찜 냄새를 맡으며 먹는 샐러드는 어딘가 허전하기 그지없었다. 

누군가 시키면 따라 시킬 수밖에 없는 등뼈찜의 마법 

다음날 점심시간, 등뼈찜을 체험하기 위해 세 명이 수저와 앞접시를 들고 모였다. 뜨끈뜨끈한 채로 배달된 등뼈찜 용기의 뚜껑을 열자마자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호쾌하게 들어 있는 등뼈, 매콤한 국물이 잘 배어 들어간 당면과 새우까지. 푹 고아진 등뼈에 붙은 부드러운 살코기를 다 먹고 나면 자작한 국물에 밥까지 비벼 먹을 수 있다. 우리는 그 날 이후로 정확히 세 번 더 등뼈찜을 시켜 먹었다. 

등뼈찜의 대단한 점은 맛뿐만이 아니다. 먹는 장면을 보면 반드시 따라 주문하게 된다. 우리가 등뼈찜을 먹었던 그 날에도 몇몇 분들이 오셔서 대체 어디서 주문했는지 묻고 가셨다. 

마치 돌림노래처럼 '풍미감자탕' 의 등뼈찜이 서울 서초구의 어느 빌딩 곳곳에 차례로 배달되고 있다. 
이번 탐험 담당자 - 아리아나 벤티☕
요기요 콘텐츠 마케터.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요기요에 온 지 2년째.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면 벤티 사이즈도 거뜬하다. 음식 외에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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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카테고리 3만원 쿠폰💰과 피자 아이템이 들어있는 🍕피자 키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 기간: 7/7-7/14
◾ 발표: 7/16 
   (인스타그램 DM 통한 개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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