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업을 듣게 되면 꼭 한번 정도는 보게 되는 단편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1929)를 보신적 있으신가요?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만들어서 유명하기도 한 <안달루시아의 개>(1929)는 루이스 부뉴엘의 첫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바로 느낌이 오시겠지만 루이스 부뉴엘은 당시에 아방가르드 초현실주의자였습니다. 달리와 부뉴엘은 <안달루시아의 개>(1929)의 플롯을 짤때에 '무논리적 연상'을 기본 규칙으로 삼았습니다. 사실상 '플롯'이라 할만한것이 없도록 의도한것이죠. 이 영화를 만들때에 부뉴엘은 또래의 자칭 '예술가'들을 화나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바로 자신이 모욕하고 싶어하였던 이들로부터 오히려 극찬을 받자 몹시 씁쓸해했다고 합니다.
부뉴엘은 이후에도 초현실주의적 요소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영화들 속에서 성, 계급, 종교 등에 대한 비판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그의 영화의 전복적인 면모때문인지 부뉴엘의 영화들을 감상하면 어떤 영화든지 항상 그의 영화라는것을 금방 알수 있습니다. 반면, 부뉴엘은 촬영장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일하기로 유명하였는데요, 영화 촬영 전 콘티를 전부 완성해놓고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영화를 집어넣은채로 촬영때는 딱 구상한대로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즉흥이 들어갈 부분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들과도 캐릭터의 의도를 같이 논의하거나 친절하게 동기를 설명해주는 감독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일하는 방식때문에 부뉴엘은 비슷하게 작업을 하는 히치콕과도 자주 비교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소개할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1972)은 부뉴엘이 만들었던 마지막에서 두번째 영화이자 그가 무려 72세때 만들었던 영화입니다. 72세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한껏 느껴지는 부뉴엘의 날카로운 풍자는 나이와 재능은 상관이 없음을 여실히 증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