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몇 년 전 즐겨 듣던 노래를 듣게 되었어요. 그 음악을 즐겨듣던 때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까 말까 고민하던 시기였죠. 아닌 건 확실한데 그만둘 용기가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출근하던 추운 겨울, 그 노래를 들으며 위안과 용기를 얻었어요. 한참 시간이 지났지만 그 음악을 다시 들으니,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어요. 당시의 막막함을 위로하던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가 지금의 나에게 ‘그래, 그동안 수고했어’라고 토닥여 주는 것만 같았죠. 음악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를 위로하기도, 기쁘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껏 슬퍼할 있게 도와주기도 해요. 그래서 내가 즐겨듣는 노래가 요즘의 내 감정 상태를 반영해주기도 하죠.

님은 오 아침 집을 나서며 어떤 음악을 들었나요? 음악을 듣고 특별히 떠오른 기억이나 감정이 있었나요?
내게 위로와 힘을 주는 음악 4
연인과 헤어지고 딱 죽겠다 싶은 날, 우연히 브로콜리 너마저의 <유자차>를 들었고 곧 제 인생 음악이 되었어요. 음악으로 위로받는 느낌,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실제로 음악 치유(Music Theraphy)는 심리 치료의 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죠. 음악 치유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나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다는 거예요. 음악은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효과적인 매개체에요. 같은 음악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기 때문에, 마음과 공명되는 음률과 가사를 듣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꺼내놓지 못했던 감정을 자연스럽게 꺼내게 되는 거죠.

어떤 사람은 슬플 때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슬플 때 그 감정을 더욱 고조시키는 구슬픈 음악으로 위로를 받곤 하죠. 나에게 맞는 ‘딱 그 노래(right music)’를 가지는 것만으로 아주 든든한 마음의 친구를 두는 것과도 같습니다. 음악은 어떤 상황이나 감정에 매몰되어 있을 때 나를 일으켜줄 수 있는 힘이 있어요. 밑미팀이 위로 받고 힘을 얻었던 음악 네 곡을 소개합니다. 오늘 님의 기분에 꼭 맞는 음악을 듣고, 올라오는 감정을 한 번 기록해보는건 어떨까요?
1. 타인의 개입에 지치는 날에
이러쿵 저러쿵 사회와 타인의 기준에 지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나답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겨요. 

그냥 길이 그냥 거기 있으니까 가는 거야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야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니가 나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2. 공감이 필요한 날에
하루를 마치고 지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깊은 숨을 쉬게 돼요. 따듯한 포옹을 받은 기분이 드는 노래에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3. 내가 잘 하고 있나 의심이 들 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 함께 공감해주는 것만 같아요.

내가 가는 이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4. 자존감이 바닥일 때
자존감이 바닥인 날은 내 자신이 한없이 밉죠. 내가 제일 못나 보이는 날, 이 노래를 들으면 나를 아껴주게 되는 힘이 생깁니다. 

Lit up like a crystal ball
유리구슬처럼 반짝반짝 빛이 나
That's cool, baby, so is you
자기도 그렇다구, 그럼, 빛이 난다구
That's how I roll
난 그런 사람이야
If I'm shinin', everybody gonna shine
내가 빛나면, 모두가 빛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밑미 리추얼메이커, 정혜윤 님의 이야기

Q. 혜윤님을 소개해 주세요!
A. 프리랜서 마케터이자 글을 쓰는 정혜윤 입니다. 최근까지 음악 관련 스타트업에서 브랜드마케터로 있었고, 지금은 융지트라고 이름 지은 저의 집이자 작업실에서 매일 음악을 들으며 저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Q.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다양한 것 같아요.
A. 어릴 때는 음악을 좋아하는 엄마를 통해 포크 음악을 접했고, 고등학교 때엔 밴드를 하면서 락과 인디 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성인이 되어서는 일렉에 빠졌고, 전 세계 공연과 뮤직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면서 다양한 음악을 접했죠. 주변에 적극적으로 디깅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들을 통해 음악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어요.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저의 일상에 다양한 음악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상황에 맞는 음악이 떠오를 때가 많아요. 제 안에 저도 모르는 사이 방대한 음악 데이터가 쌓인 것 같아요.

Q. 음악과 함께하는 혜윤님만의 리추얼은?
A. 눈 뜨자마자 물 한 잔 마시고, 이불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해요. 그리고 AI스피커에 아침 인사를 건네면 오늘 날짜와 날씨, 그리고 캘린더에 저장된 일정 세 개를 읊어줘요. 다음으로 제가 미리 설정해둔 음악을 자동으로 틀어주는데, 그 음악이 바로 히사이시 조의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라는 곡이에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의 OST죠.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저희 집 창밖으로 영화 속 바다가 펼쳐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아요. 매일 들어도 질리지 않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되죠. 프리랜서다 보니 자칫하다 흐트러질 수 있는데, 계속 반복되는 나만의 리추얼이 제 일상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Q.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요?
A. 보통 음악을 들을 때 배경음으로 틀어놓고 딴짓을 하곤 하죠. 그런데 ‘나를 위한 음악’을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하면, 음악을 대하는 관점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다른 것들은 잠시 내려놓고 귀 기울여 음악을 한 번 편안히 들어보세요.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음악을 들으며 올라오는 감정, 혹은 이 음악과 얽힌 이야기들이 있다면 글로 써보세요. 그러다 보면 ‘아 내가 기쁠 때 이 음악을 들으면 더 행복해지는구나’ ‘슬플 때 이 음악을 들으면 위로가 되네' 알게 되고, 내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쌓아갈 수 있어요.

같은 공간 안에서도 음악이 흘러나오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잖아요. 굉장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도 어떤 음악이 더해지면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하고..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나 자신에게 집중을 하면서, 내 인생에 어떤 배경음악이 깔리면 좋을까 한 번 생각해보세요.

*밑미레터를 다 읽고 나면 맨 아래에 유튜브 밑미TV 링크가 있어요. 혜윤님의 리추얼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밑미TV에서 만나보세요!
음악으로 매일 떠나는 새로운 여행

10월 리추얼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에 참여하신 '최예시'님의 소중한 후기입니다.
음악은 제게 커피와도 같아요. 없어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없으면 삶은 슴슴해지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 삶엔 음악이 흘러요. 당이 당길 때 달콤한 초콜렛이 먹고 싶은 것처럼 뻣뻣해진 삶을 마주할 때면 자연스럽게 음악을 트는 것 같아요. 아침 출근길엔 늘 에어팟을 두 귀에 꽂고 텐션을 높여줄 노래를 고르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는 잔잔히 흘러가는 노래에 몸을 맡깁니다. 일상 속에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 음악은 제게 그런 존재였어요.

이렇게 당연하기만 해서 음악을 펑펑 낭비할 줄만 알았던 제게 혜윤님의 리추얼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는 노래 하나하나를 꼭꼭 씹어 들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줬어요. 그동안 노래를 흘려보내기만 했었는데 온전하게 가사 하나에, 멜로디 하나에 집중해 보는 시간은 오늘 하루 동안의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떠나 과거로, 혹은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로 저를 데려다주었어요.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젖기도 하고, 새벽 이슬진 숲속을 저벅저벅 걷거나, 끝없이 펼쳐진 황야에서 말을 타고 신나게 달리기도 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말을 타고 달렸던 그날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흥이 흘러넘쳐 밤새 잠을 이룰 수도 없을 만큼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여행 다운 여행을 가지 못해 답답했는데, 매일의 일상에서 잊고 있던 마음으로 떠나는 음악 여행이 얼마나 삶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짧은 시간 안에 음악에 푹 빠져 그 분위기를 그대로 걸어보는 것, 그건 바로 음악만이 선물해 줄 수 있는 힘이겠지요.
힘들지? 고민을 말해봐~~ 🗣 
토닥토닥 님의 고민
코로나19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덕분에 '나'에 대해 돌이켜보는 시간도 늘었어요. 그동안 ‘나는 이 일을 좋아해'라고 생각하며 진로를 결정했는데, 요즘 내가 정말로 이 일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자꾸만 의문이 들어요. 업무가 힘들거나 대인관계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이 일을 계속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게 일시적인 감정인 걸까요? 아니면 그동안 나도 몰랐던 내 진짜 마음일까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박현순 님의 답변
코로나19로 불편하기도 하지만, 덕분에 잠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는 것 같아요. 토닥토닥님은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되셨네요. 이제까지 좋아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걸어왔던 길 위에서 갑자기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느낌, 막막하실 것 같아요.
자꾸만 ‘의문’이 든다고 하셨는데, 이 단어를 ‘궁금함’ ‘호기심’으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특별하면서도 미지의 존재인 ‘나’를 탐구해 보는 거죠. 내가 진짜 무엇을 좋아하고, 앞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살고 싶은지 나와 이야기해 보는 거예요. 어쩌면 그동안 나를 마주할 시간이 적었을지도 몰라요. 당장 진로를 결정 내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돌아보고 미래도 구상해 보세요. 진로를 바꾼다 해도 지금까지 해왔던 커리어들이 뒷받침되어줄 거고, 지금의 진로에 나만의 개성을 입힐 수도 있을 거예요.

아마 이 과정은 평생 반복될 거예요. 인생에는 코로나19처럼 예상치 못했던 변수도 생기고, 취업뿐만 아니라 연애, 결혼, 이사 등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가 우리 앞에 펼쳐져요. 그때 가장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목소리는 내 안의 이야기예요. 유재석과 이적이 함께 부른 <말하는 대로>의 노래 가사처럼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속 작은 이야기’가 중요해요. 그 이야기를 알아차리고, 주변 상황을 고려해 내가 선택할 수 있어요. 현재 고민하는 그 시간이 ‘진짜 나’를 만나는 과정이 되어줄 거예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밑미타임 #MeetMeTime

혹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있나요? 지쳐 있다가도 들으면 기분이 전환되는 나만의 음악을 한 번 찾아보세요. 음악 한 곡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밑미타임 #MeetMeTime)와 함께 올려주세요.
밑미 리추얼메이커 정혜윤 님의 이야기

이번 주 밑미레터,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솔직한 의견은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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