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7월의 깊은 그늘 속에서
님은 은밀한 발걸음으로 밤과 같이 고요히 걷고 계십니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오늘은 아침이 눈을 감고 있습니다.
소란스러운 동풍이 끈질기게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리고 두터운 장막이 언제나 깨어 있는
푸른 하늘 위로 드리워져 있습니다.
숲은 노래를 멈추었고, 집집마다 문이란 문은 모두 닫혀 있습니다.
이 황량한 거리를 지나는 외로운 나그네는 오직 님뿐입니다.
오, 하나뿐인 나의 친구여, 더할 수 없이 사랑하는 님이여,
내 집의 모든 문은 열려 있으니,
한 조각 꿈인 양 그냥 지나쳐 가지 마소서."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기탄잘리』:옮긴이 장경렬
(이미지 출처: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