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핸드폰 문제, 어떻게 하고 계세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솔직하게 해보려고 해요. 휴대폰 이야기는 전에도 했지만, 저희 집이라고 쉬운 건 아닙니다. 아이와 계속 이야기하며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AI까지 더해지니,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저도 혜린이가 어릴 때 밥 먹으면서 유튜브를 보게 했어요. 솔직히 저도 밥 한 끼는 좀 편하게 먹고 싶었습니다. 뽀로로도 봤고요. 뽀로로로 말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말투까지 뽀로로 같았어요. ㅎㅎ
그때는 그게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직은 제가 보여줄 때 보여주고, 그만 보게 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아이가 제 통제 안에 있으니 앞으로도 제가 잘 조절해주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 달라집니다. 초등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 엄마가 정한 대로만 움직이지 않아요. 친구들은 어떻게 쓰는지, 나만 못 하는 건 아닌지도 중요해지고요.
그동안 엄마가 멈춰주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던 어려움이 이때 드러나기도 합니다.
아이는 오랫동안 보고 즐기면서 익숙해졌는데, 이제 엄마가 그만하라는 말로는 멈추지 않는 거예요. 어릴 때 별문제가 없었다는 것과, 아이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던 거죠. 저도 처음부터 이걸 알지는 못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보내오는 DM을 읽고,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어요.
얼마 전 메타 행사에서도 다른 인플루언서분들, 교육 전문가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우리끼리 이런 말까지 나왔어요. “아, 진짜 핸드폰이 문제야. 핸드폰만 없어도….”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줄 때는 연락이 필요해서라는 이유가 크잖아요. 그런데 아이에게 생기는 건 전화만이 아닙니다. 유튜브와 게임, 카톡과 DM까지, 혼자 보고 듣고 사람을 만나는 곳이 한꺼번에 생기는 거예요.
우리가 인스타그램을 하는 이유는 저녁 메뉴도 좀 고르고, 교육 정보도 얻고,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키우나 보는 정도이지요.
그런 걸 주로 보니 내 화면에는 비슷한 것들이 계속 나옵니다. 그 안에 있으면 다른 곳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잘 몰라요.
한번 로그아웃하고 유튜브 쇼츠나 틱톡을 들여다보세요. 평소 내 화면에서는 못 보던 영상들을 만나면,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보는 화면만으로 아이가 접하는 세상을 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겠구나 싶어요.
제가 가장 걱정하는 건 그 안에서 아이가 배우는 생각과 태도입니다.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거나 비하하는 말도 웃긴 영상에 담기면 유행이 돼요. 다들 웃고 따라 하니까, 그 말이 왜 문제인지 생각해보기도 전에 익숙해질 수 있고요.
엄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아이가 보는 화면에서는 그런 사람이 재미있고 인기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우리는 아이가 영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그 안에서 무엇이 멋있고 어떤 말은 해도 되는지까지 배우고 있을 수 있어요.
저는 이게 공부할 시간을 빼앗기는 것보다 더 마음에 걸립니다.
저희 집은 혜린이가 6학년이 되면서 자기 휴대폰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해결되는 일은 아니더라고요. PC로 유튜브를 몰래 보다가 혼나기도 하고, 제 휴대폰으로 카톡 안에서 영상을 보기도 했어요.
제가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해서 이런 일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한 번 이야기했다고 다시는 안 하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제 마음 놓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지금도 일이 생길 때마다 이야기하면서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혼내요. 몰래 본 일은 짚고 넘어가고, 지켜야 할 약속도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너는 그 정도 통제력도 없니?”라고 끝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보고 싶은 마음은 혼났다고 없어지지 않잖아요. 엄마가 왜 걱정하는지 아이도 알아야 하고, 아이는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고 왜 멈추기 어려운지 저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제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아이가 자기 행동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을 테니까요.
얼마 전 학원 이야기에서도 그랬지만, 아이 생활에 이미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을 바꾸는 일은 참 복잡합니다. 몇 시간으로 정하면 된다, 못 보게 하면 된다, 대화를 하면 된다. 하나씩만 놓고 보면 맞는 말 같은데, 실제로 아이와 살아보면 그렇게 딱 떨어지지가 않아요.
휴대폰도 이렇게 어려운데, 이제는 AI까지 아이들 생활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아이들의 문해력이나 생활 태도가 한 계단 툭 내려온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 시기에 바뀐 것이 많았으니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아이들이 지내는 환경이 크게 달라졌을 때, 우리가 뒤늦게 알아차리는 변화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AI가 더 익숙해진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걱정돼요.
저도 AI를 많이 씁니다. 얼마나 편하고 많은 도움을 주는지 알아요. 그러니 아이들도 그 편리함을 알게 되면 자꾸 손이 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볼 때는 주로 다른 사람의 말과 생각을 받아들였다면, AI에는 내가 해야 할 생각을 대신 해달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어려운 글을 읽다가 바로 요약을 부탁하고,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쓸지부터 물어보고,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답을 구할 수도 있고요.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직접 읽고 생각해보기도 전에 답을 받는 일이 익숙해지면 어떨까요.
겉으로는 글도 잘 쓰고 숙제도 끝냈는데, 정작 아이가 혼자 생각해본 시간은 얼마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건 그거예요. 휴대폰 안에서 보고 들은 것이 아이의 생각이 되고, 이제는 그 생각을 정리하고 판단하는 일까지 맡기게 되는 것.
아직 자기 기준을 만들어가는 아이에게는 어디까지 도움을 받고 어디서부터 직접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제가 영상을 꺼줄 수 있다고 해서 아이가 스스로 멈추는 법까지 아는 건 아니었잖아요. AI도 아이가 능숙하게 쓴다고 해서, 그 답을 따져보고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구나 싶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아이와 참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봤는지,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AI의 답을 듣기 전에 자기는 어떻게 생각했는지요.
아이에게 잘못된 생각이 있나 검사하려는 마음으로만 물으면 대화가 이어지기 어렵겠지요. 저부터 궁금해하고, 제 생각도 이야기하고, 함께 알아가려고 합니다.
저도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한 엄마가 아닙니다. 어릴 때는 잘 몰랐고, 지금도 아이를 키우면서 제 생각을 고칩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로 충분할 줄 알았다가 다시 이야기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러니 지금 휴대폰 문제로 아이와 부딪히고 있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때 영상을 보여준 나를 계속 탓하지도 마시고요.
지금 아이가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거기서부터 다시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더 편리한 도구가 생겨도 자기 생각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었으면 해요. 도움을 받으면서도 “나는 어떻게 생각하지?” 하고 자기에게 물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저도 혜린이와 계속 이야기하면서 그 힘을 함께 길러가보려고 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쿨한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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