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오늘 보내드리는 레터는 2022년 7월11일 발송했던 레터를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에버그린콘텐츠(언제 읽어도 가치 있는 콘텐츠)라는 의미로 EG 라는 말머리를 달아보았습니다.
웹툰작가 출신의 유튜버 침착맨(이말년)이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을 얻었다는 기사를 혹시 보셨나요? 가장 성공을 거둔 유튜버 중 하나인 침착맨의 매출은 유튜브만 집계한 것으로 실시간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에서 발생한 매출은 포함되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튜브는 잘 알려져 있어도 '트위치'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트위터랑 헷갈리기 쉬운 이름. 😹 오늘은 트위치와 함께1인 방송,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한 번 다뤄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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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치의 짧은 역사
- 커지는 라이브스트리밍 시장
- 스트리머들은 어떻게 돈을 벌까?
- 한줄뉴스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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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는 2007년 한 예일대 학생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됐어요. 저스틴 칸이라는 이 중국계 미국인은 시애틀에서 태어나서, 대학에서는 물리와 철학을 전공했는데요. 2005년 친구들과 함께 키코소프트웨어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유명 실리콘밸리 엑설러레이터인 Y컴비네이터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를 이베이에 매각하고 친구들과 시작한 두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트위치’였습니다. 처음 트위치는 저스틴TV라는 이름으로 저스틴의 24시간을 생중계하는 서비스로 시작했는데요. 잠자는 시간까지 포함해 자신의 24시간을 생중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뉴스미디어에서 관심을 보였고 순식간에 저스틴TV 는 유명해졌습니다. 저스틴TV는 저스틴 외의 사람들도 채널을 만들수 있도록 허용했고 그해 10월에는 누구나 방송채널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좋아. 계획대로 되고있어! 🧐)
사실 실시간 방송 플랫폼이 트위치가 처음은 아니었어요. 전 세계 1인 방송 서비스의 원조로 꼽히는 것 바로 한국의 아프리카TV 에요. 원래는 나우누리라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던 나우콤이 2005년부터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를 시작했고 지금도 잘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글로벌 라이브방송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은 트위치였어요. 어째서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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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 등장한 K/DA <리그오브레전드>
게임방송으로 크게 성장
트위치를 가장 성공적인 방송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만든 것. 그것은 바로 게임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게임하는 것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된거죠! 저스틴TV는 2011년 게임방송 부문만 ‘트위치’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게임방송이 워낙 잘 되다보니 2014년 회사 이름을 아예 트위치로 바꿨습니다. 바꾸고 나서 채 1년도 안 돼 트위치는 아마존에 9억7000만달러(약 1조원)에 팔렸어요. 트위치는 2014년 아마존에 인수된 이후 크리에이터 확보에 많은 투자를 하고, AWS라는 세계 1위 클라우드컴퓨팅 업체의 지원을 받아 서버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해요.
아마존에 매각된 이후 저스틴 칸을 포함해 기존 공동창업자들은 회사를 대부분 떠났고, 창업자 CEO로 남아있던 에밋 쉬어만이 올해 3월 회사를 떠나면서 트위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어요. 아마존에 매각될 당시 트위치의 시청자수는 월간 40만명, 스트리머(방송하는 사람)수는 1만명 수준이었는데요. 2022년 기준 시청자수 250만(코비드 와중에는 300만), 스트리머는 9만명(코비드 와중에는 10만명)에 달합니다. 트위치의 2022년 매출은 28억달러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 중계
트위치에서 방송되는 게임 중에서도 제일 인기가 많은 게임은 바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롤이라고 하죠)입니다. 2009년 세상에 나온 리그오브레전드는 곧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1년부터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LoL에 트위치라는 캐릭터가 있죠!) 롤은 이미 자리 잡은 트위치TV를 통해서 프로게임 방송을 중계했고 자연스럽게 트위치는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가장 중요한 방송 플랫폼이 되었어요. 우리가 아는 롤드컵(LoL 월드챔피언십)이나 LCK(LoL 한국리그) 는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생중계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청인원을 보면 트위치 쪽이 좀더 많아요.
이제 트위치는 게임회사들이 신작을 홍보하는 중요한 광고채널이에요. 유튜브 처럼 트위치 내에 광고를 하기도 하고, 게임을 하는 스트리머들에게 광고를 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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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 시장은 트위치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출처>
비디오 게임시장은 젊은 남성이 중심에 있습니다. 트위치도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죠. 대략 트위치 시청자의 70%정도가 남자이고, 절반 정도가 10대~20대 인 것으로 추정됩니다(참고로 트위치는 만 13세가 넘어야만 가입가능합니다). 트위치는 20-30대 젊은 남성들의 문화가 중심에 있고, 그러다보니 이들이 좋아하는 여러 '밈'이 생성되는 공간이기도 해요.
하지만 전반적인 1인 방송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을 넘어 트위치의 방송 영역은 확대되고 있어요. 스트리머가 노래를 부르는 방송, 음악을 연주하는 방송, 단순히 대화를 하는 방송도 많습니다. 이말년(침착맨), 주호민(주펄), 슈카와 같은 분들이 트위치를 주력으로 방송을 하고 있지만 핵심 콘텐츠가 '게임'은 아닌 스트리머들입니다.
급성장한 유튜브 라이브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뛰어든 것도 1인 방송 시장을 전반적으로 확대하고 있어요.
2010년부터 실시간 방송을 테스트하던 유튜브는 2017년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기존의 유튜브는 영상을 올리는 것에 그쳤다면 이 때부터는 유투버의 채널에서 실시간 방송이 가능해졌어요. 여기에 방송중에 시청자들이 후원을 할 수 있는 슈퍼챗(2017년), 영상에 대해서 후원을 할 수 있는 슈퍼땡스(2021년) 등이 도입되면서 트위치와 경쟁할 수 있는 1인 방송 플랫폼으로 요소를 모두 갖추게됐어요.
트위치는 게임에서 시작된 만큼 '애니메이션' '코스프레'같은 서브컬처와도 가깝습니다. 반면 유튜브의 게임방송 외에도 일반적인 주제의 라이브 방송이 많은 편이에요. 기존의 언론사들이 뛰어들기도 하고, 시사, 정치, 재테크를 주제로 하는 라이브 방송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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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도 트위치를 통해 버추얼 유튜버로 데뷔했습니다. <숲튽훈 유튜브 채널>
Z세대의 미디어
트위치를 비롯해 1인 방송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지금의 젊은 세대가 보는 미디어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의 세대는 TV 편성표에 맞춰 정해진 시간에 TV를 보는 것보다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선호하죠. 하지만 트위치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방송시간에 맞춰 트위치를 켜기도 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맞는 라이브 시청 방식이 있는 거죠.
미라클레터에서도 몇번 소개시켜드린 적이 있는 버추얼유튜버들(이세계아이돌, 플레이브)도 한국의 경우에는 트위치를 기반으로 방송하는 경우가 많아요. 만화 캐릭터 아바타를 사용해 방송을 하는 버추얼유튜버들은 요즘 1인 방송 시장이 성장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해요. 매력적인 외모를 갖고 있지 않아도, 혹은 나의 진짜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도 1인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버추얼유튜버가 가진 큰 장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버추얼유튜버 방송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1인 방송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스트리머는 언제든 방송을 통해 만날 수 있고, 말도 걸수 있기때문이에요. 나도 방송을 통해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는 것도 젊은 세대에게 스트리머들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유에요. 평범한 사람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하나쯤은 갖고 있는 것처럼 지금의 Z세대는 방송용 트위치 계정 하나쯤은 만들 수 있는거죠. 물론 시청자는 별로 없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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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맨 구독자가 1년사이에 60만명이 늘었습니다.<침착맨 유튜브>
트위치는 2015년 한국에 직접 진출해 당시 한국 1위였던 아프리카TV 의 방송인들을 스카웃해갔습니다. 1인 방송 시장에서 크리에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인데요.
지금도 아프리카TV와 트위치는 크리에이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아프리카TV는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를 BJ, 그들에게 현금으로 방송중 후원하는 것을 별풍선 이라고 하죠. 반면 트위치에서는 각각 스트리머, 도네이션 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1인 방송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방송을 운영하고 어떻게 돈을 벌까요? 트위치와 유튜브는 1인 방송에서 경쟁관계에 있지만, 트위치 스트리머도 별도로 유튜브 계정을 운영해요. 라이브 방송은 트위치에서 하지만, 방송된 내용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기 때문입니다. 검색 등을 통해서 유튜브 사용자들이 트위치 방송으로 유입되게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스트리머의 팬(시청자)들이 실시간 방송의 일부를 자신이 편집해서 자신의 유튜브나 쇼츠 채널에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처럼 '클립'영상을 팬들이 2차 창작으로 만드는 것은 트위치 스트리머들로부터 시작된 독특한 문화입니다. 클리퍼라고 불리는 이런 팬들은 2차 창작한 클립영상으로 수익을 얻지는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를 영업(잘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는 것)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팬덤 사이에서 유명해지거나, 유명세를 넘어 직접 스트리머로 데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네과 구독으로 먹고산다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방송 중에 얻게 되는 수익이 제일 큽니다. 이것이 그들이 방송을 하는 이유죠. 도네이션(별풍선)이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이 직접 현금을 크리에이터에게 주는데 이것을 플랫폼과 나눕니다. 도네이션 외에도 크리에이터에 대한 정기후원(구독)도 중요한 수익원. 트위치의 경우 유튜브처럼 광고 수익을 스트리머들에게 나눠주기도 합니다. 팬덤이 확고한 스트리머들은 각종 굿즈를 팔거나 외부 사이트를 통해서 후원을 받기도 합니다. 인기 많은 스트리머는 팬카페를 운영하면서 여기에 광고를 붙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가장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일까요? 전 세계 트위치로 보면 남성 게임 스트리머들이 최상위권에 올라있습니다. 특히, 영어권이나 스페인어권 등 인구가 많은 언어권의 경우 엄청난 구독자수를 자랑합니다. 얼마전 스페인어권의 게임 스트리머인 이바이(Ibai) 는 실시간 동시 시청자수 330만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최근에는 만화캐릭터 아바타를 사용하는 ‘버추얼유튜버’들이 유튜브와 트위치 양쪽에서 크게 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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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드림SMP '악어의 놀이터'로 트위치 방송을 하는 침착맨. <침투부>
2022년 화제의 게임방송 '드림SMP'
지난해 6월 말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는 ‘비드콘(VidCon)’이라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유튜버, 스트리머, 틱토커와 같은 비디오 크리에이터들이 중심이 되는 행사입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드림 SMP’라고 하는 크리에이터 들의 오프라인 미팅이었습니다.
SMP 란 Survical Multi Player의 약자로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한 서버의 이름. 플레이어의 자유도가 높은 마인크래프트는 직접 세계를 만들고 이 안에 다른 플레이어들을 초대할 수 있는데요 이 서버를 만든 사람이 바로 ‘Dream’이라는 구독자 3000만명의 유명 마인크래프트 스트리머. 2020년부터 시작한 이들의 마인크래프트 트위치 방송은 다양한 상황극과 스토리가 붙으면서 게임방송시장에서 엄청난 시청자들을 끌어모았어요. 시청자가 가장 많았을 때는 65만명이 동시에 봤다고 하죠. 재미있는 것은 드림 외에도 이 게임에 참여한 다른 스트리머들도 유명세를 얻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토미인잇(TommyInnit)이라는 크리에이터의 유튜브 구독자는 1390만명, 트위치 팔로워는 740만명에 달합니다.
메타버스 시대의 콘텐츠 개척자들
오프라인 미팅은 이 드림SMP에 참여하는 스트리머 13명이 참석하는 자리였는데 2000명이나 되는 팬들이 모이면서 연예인 팬미팅을 방불케 했다고 해요. 지금의 Z세대들에게는 마인크래프트 스트리머가 연예인과 다름이 없는거죠.
드림 SMP 는 이 같은 1인 방송 콘텐츠 들이 점차 대형화하고 프로젝트화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실시간 방송에 참여하고, 이들이 '메타버스'라고 부를만한 콘텐츠를 집단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한국에서도 이런 콘텐츠 대형화 추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왁굳이라는 스트리머는 '왁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인크래프트 스트리머 '악어'도 유명한데요. 올해 4월~5월동안 그가 운영한 '악어의 놀이터'라는 대규모 콘텐츠는 한국판 SMP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인기 스트리머들이 참여하기도 했어요. 가장 많을 때는 25만명이 동시에 시청했다고 해요. 한 방송에 25만명이 들어온 것은 아니고 이 실시간 콘텐츠에 참여한 스트리머들의 시청자 수를 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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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부족으로 곤란겪는 오픈AI : 챗GPT 를 운영하는 오픈AI 가 GPT 자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기사. 이 기사에서 오픈AI 의 단기 로드맵도 공개되었어요.
AI 클라우드 스타트업 코어위브 2억달러 투자유치: 기업들에게 AI 를 위한 GPU 를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코어위브가 2억달러 투자를 유치. 이 회사는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한 회사. AI 자체를 만들기보다 GPU 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미국 정부 부채한도 합의안 하원 통과: 오래 끌어왔던 미국 정부 부채한도에 대한 양당의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했어요. 오랜 불안요소였던 것이 해소된 것은 미국 주식시장에 긍정적!
'대퇴직 시대' 끝났다? :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올랐던 미국 노동자들의 퇴사율이 정상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해요. 인력이 부족하면서 대퇴직시대(The Great Resignation)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죠.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좋지만 노동력 부족은 점차 해결되고 있다는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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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와 1인방송의 세계. 신기하신가요? 지난 2022년과 비교해 1년만에 1인방송 시장은 더 커진 것을 저는 느끼고 있는데요. 1박2일, 삼시세끼, 지구오락실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낸 나영석 PD가 얼마전에 침착맨의 트위치 생방송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인 방송이 점점 인기와 영향력을 얻으면서 그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를 직접 듣기위해서인데요. 나영석PD 도 '채널십오야'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돌아보면 PC 나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의 보급을 가속화한 것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였어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흔들어 놓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유튜브와 트위치는 앞으로 또 어떻게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을까요? 오늘 레터가 너무 낯선 내용은 아니었나요? 미라클러님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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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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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KLE LE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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