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b 9.0] 리서치 딜리버리 #1 : 미술관은 왜 실험실이 되어야 할까요💥 큐레이터 마리아 린드(Maria Lind)는 동료 큐레이터 옌스 호프먼(Jens Hoffmann)과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공유된 공간에서 예술이 이해되고 존재하게 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하고, 복합성을 설명하며, 강화할 수 있는 형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형식만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모든 것에 하나의 패키지를 적용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이러한 고민을 안고 다수의 미술관은 전시라는 전통의 형식을 넘어, 토크, 워크숍, 출판, 스크리닝, 레지던시 등 다양한 실천을 큐레이팅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술을 실험하고, 확장하며, 스스로를 ‘실험실’ 혹은 ‘연구실’로 재정의하기도 합니다.
2017년, 코리아나미술관이 하나의 예술 실험으로 *c-lab을 시작한 이유 또한 같았습니다. *c-lab이 주목했던 것은 고정된 해답이 아니라, 감각적 실험과 다양한 해석을 통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능성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철학 아래 시작한 *c-lab은 2025년, 지난 9년간의 시도 속에서 스스로 정형화되는 부분을 포착하며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려 합니다.
왜 미술관은 실험실이 되어야 할까요?
미술관의 실험은 누가, 누구와 함께 이뤄질까요?
미술관에서 실험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진행될 *c-lab 9.0 리서치 딜리버리는 이번 주제인 ‘미술관/실험실’과 얽혀있는, 미술관에서 이뤄져 온 다양한 실험과 그 주변의 실천적 흐름을 개념, 서적, 연구자료, 실제 사례 등 여러 방식을 통해 탐색할 예정입니다.
*c-lab 9.0의 시간 동안 실험실로서의 미술관, 그리고 예술에서 실험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함께 나누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술관은 어떤 모습인가요?
*Jens Hoffmann and Maria Lind, "To Show or Not to Show," Mousse Vol. 31, 2011. 한국어 번역: 옌스 호프먼, 마리아 린드, "전시로 보일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변현주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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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딜리버리 vol.1에는...
[RESEARCH] ① 뉴 뮤지엄, R&D 시즌: 아카이브(2013) / ② 나에게 실험실을 달라, 그러면 내가 세상을 들어올리리라
[RE:research] 미술관과 실험실 사이
[NEWS] 9.0 프로젝트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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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에서는 미술관/실험실과 관련된 책, 연구, 프로그램, 자료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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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뮤지엄, R&D 시즌: 아카이브(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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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뉴 뮤지엄(New Museum, New York)은 시즌별로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R&D 시즌(R&D Season)을 기획했습니다. 첫 주제를 ‘아카이브(Archives)’로 설정한 미술관은 가장 먼저 5층 전시 공간을 ‘전시/실험실 Exhibition/Lab’ 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그리고 VHS, Betamax, MiniDV 등 구식 매체에 담긴 예술가들의 영상 자료를 영상 전문가들과 함께 디지털로 전환하고, 관람객들이 전환된 자료를 통해 디지털 아카이빙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XFR STN(Transfer Station)’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XFR STN’ 뿐만 아니라 여러 실험적 실천이 아카이브라는 주제 아래 진행되었습니다. 예술가, 평론가, 큐레이터들이 제도적 한계를 어떻게 실험하고 확장해 왔는지에 대해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되짚는 전시가 기획되었으며 퍼포먼스의 일부이자 매체로 삼는 예술가들의 실천을 공연, 아티스트 토크, 워크숍의 방식으로 조망하는 〈퍼포먼스를 기록하는 퍼포먼스 Performance Archiving Performance〉가 진행되었습니다.
ESP(Experimental Study Program) 또한 아카이브 시즌의 주요 실천 중 하나였는데요.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작가들과 함께 사회적·예술적 이슈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아카이빙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야니라 카스트로(Yanira Castro)는 자신의 차기 프로젝트를 위한 리서치를 참여자들과 공동으로 수행하는가 하면, 참여자들은 사라 우키(Sara Wookey)의 reDANCE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안무라는 비물질적 예술 형식을 함께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뉴 뮤지엄은 온라인 기반 커미션 프로그램인 <처음 마주하기: 온라인 기반의 동시대 미술 First Look: New Art Online>을 통해 매달 새로운 작가들과 디지털 기록의 조건, 사회적 시스템, 대중문화 등의 주제를 탐색하며, 웹이 제안하는 아카이브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습니다.
기존 ‘전시’의 형태로 예술을 보여주는 방식에서 나아가 다양한 큐레토리얼 실천을 통해 지식을 전달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미술관을 다수가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뉴 뮤지엄이 지향한 실험적인 미술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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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실험실을 달라, 그러면 내가 세상을 들어 올리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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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b 9.0의 주제문에서 언급되는 「나에게 실험실을 달라, 그러면 내가 세상을 들어올리리라 Give Me a Laboratory and I Will Raise the World」는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 1947-2022)가 1983년에 쓴 논문으로, 실험실 내의 실천이 어떻게 사회적 변화에 기여하는지 조명합니다.
라투르는 글에서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의 탄저균 실험을 예로 듭니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질병이었던 탄저병의 원인을 미생물이 아닌 환경적인 요인에서만 찾던 다른 이들과 달리 파스퇴르는 실험실에서 탄저균을 분리하고 이를 배양한 뒤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을 통해 예방 백신을 개발한 파스퇴르는, 실험실 내 연구 결과를 농장에 적용하여 거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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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라투르는 실험실에서의 미세한 조작이 외부에서의 큰 사회적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실험실은 단순히 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합니다.
미술관이 실험실을 자처하는 이유도 ‘실험실’이라는 ‘지렛대’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고자 했던 라투르의 주장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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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왜 실험하는가. 실험은 어떻게, 누구를 통해 이루어지는가… 이번 미술관/실험실을 고민하며, 참 많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책상에 앉아 질문들을 되뇌이는 이 순간, 이러한 질문들을 여러분과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c-lab 9.0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함께’ 사유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시작합니다. 리서치 딜리버리의 새로운 코너, RE:research [리:리서치]! RE:research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미술관/실험실에 대한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기 전 제 얘기를 먼저 해보자면, 저는 지난 봄 서울시립미술관의 프로그램인 <예술가의 런치박스>에 참여하였습니다. 미술관 앞마당에 놓인 테이블 위의 다양한 음식 재료들을 활용하여 즉흥적인 조각과 드로잉을 실험해 보았는데요. 처음 프로그램을 참여했을 땐 촉각과 시각에 집중한 활동이겠거니 했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과 채소, 파스타 면, 각종 소스는 더운 날씨로 인해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그 독특한 냄새로 인해 후각이 엄청나게 확장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후각이 이렇게 예민해질 수 있다니!
여러분도 저처럼 미술관(혹은 미술관 프로그램)에서 특별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것이 왜 실험적이었는지,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여러분의 기억 한 편에 자리한 미술관 활동을 남겨주세요.:-)
여러분이 보내주신 생각과 이야기를 선정하여 리서치 딜리버리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선정된 분에게는 추후 *c-lab 9.0 자료집을 증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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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b 9.0 프로젝트 공모
*c-lab 9.0 Project OPEN 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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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더 실험할 수 있는가?
코리아나미술관 *c-lab 9.0은 ‘미술관/실험실’이라는 주제 아래, 실험의 가능성을 함께 엮어갈 프로젝트 창작자를 공모로 통해 모집합니다. *c-lab 프로젝트는 매해 하나의 연간 주제에 대해 창작자와 함께 이를 다각도로 탐구하고 해석하여 워크숍, 퍼포먼스, 전시 등 고정되지 않은 실천 방식으로 다채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선보여 왔습니다.
올해 *c-lab 9.0 프로젝트 공모는 실험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새롭게 사유하고자 하는 창작자와의 만남을 기대합니다. 그동안 미처 닿지 않았던 창작자들과의 ‘연결’을 기다리며,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실험의 씨앗을 *c-lab을 통해 피워가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7/15(화) 홈페이지와 SNS에 공개되는 자세한 일정과 모집 요강을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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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① New Museum, R&D Seasons: ARCHIVES (링크)
② Christopher Anderson/Magnum, for The New York Times (링크)
③ 서울시립미술관, 2025 예술가의 런치박스 <느린 충돌> 1회차 (링크)
👀 더 읽어보기
① Jens Hoffmann and Maria Lind, "To Show or Not to Show," Mousse Vol. 31, 2011. 한국어 번역: 옌스 호프먼, 마리아 린드, "전시로 보일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변현주 옮김. (링크)
② Bruno Latour, “Give Me a Laboratory and I Will Raise the World,” in Science Observed, eds. Karen Knorr-Cetina and Michael Mulkay (London: SAGE, 1983). 한국어 번역: 브뤼노 라투르, 「나에게 실험실을 달라, 그러면 내가 세상을 들어 올리리라」, 김명진 옮김, 『과학사상』 44호 (2003년 봄).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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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uly 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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