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한 피터틸의 벤처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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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s Fund - 벤처캐피탈 2.0 선두주자
  
피터틸의 벤처캐피탈 Founders Fund - 창업자의, 창업자에 의한, 창업자를 위한 벤처캐피탈
파운더스펀드는 페이팔의 창업멤버였던 피터틸(Peter Thie), 켄 호웨리(Ken Howery), 루크 노섹(Luke Nosek), 그리고 냅스터의 창업자이자 페이스북의 첫 대표이사를 맡았던 션 파커(Sean Parker)가 2005년 설립한 벤처캐피탈입니다. 현재는 창업 파트너 중 피터틸만이 남아 투자사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파운더스펀드는 안드리센호로위츠와 함께 1) 닷컴버블 이후 등장하여 2) 성공한 창업자가 설립하였고 3) 기존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의 메카로 불렸던 샌드힐 로드(Sand Hill Road)를 멀리하고 스타트업들이 즐비한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갔던 2세대 벤처캐피탈의 대표 주자입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스페이스X, 팰런티어, 스트라이프,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어펌, 누방크 등 이미 수십 수백조 원의 가치로 성장한 기업들이 즐비합니다.

파운더스펀드가 흥미로운 점은 벤처캐피탈이라는 업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입니다. 우선 투자사의 이름 자체가 '창업자들의 펀드'인 것처럼 파운더스펀드는 창업자들이 만든 창업자를 위한 펀드를 표방합니다.

  • 파운더스펀드는 벤처캐피탈이 '운영그룹', '포트폴리오그룹' 등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조직을 갖추는 것에 철저히 반대합니다. 회사의 경영에 대해서는 창업자가 가장 잘 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규모 스타트업 지원 조직을 갖춘 안데르센호로위츠와 철저히 대척점에 있는 사안입니다.

  • 마찬가지로 파운더스펀드는 인력을 뽑을 때 MBA 학위나 금융전문가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핵심 파트너인 피터틸과 키스 라보이스는 페이팔을 함께 일구었고, 그 이후에도 각각 팰런티어(NYSE:PLTR)와 오픈도어(NASDAQ:OPEN)를 창업한 사업 및 운영 전문가입니다. 주요 파트너들 또한 창업자 또는 유니콘 기업의 초기 직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창업자에 집중하기 때문에 투자 단계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심지어 기회를 포착했을때는 심사역이 공동창업자로 나서 인큐베이팅 역할을 맡으며, 매력적인 기회라고 판단되면 프리IPO 단계에도 투자를 집행하고, 자신들이 신뢰하는 창업자라면 매 단계 팔로우온 투자에도 적극 나섭니다. 
파운더스펀드의 투자 철학 - '인기는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에 투자함

Founders Fund의 시작 - 페이스북

파운더스펀드가 처음부터 담대한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시작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파운더스펀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틸은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여 상당한 부를 축적한 2002년만 하더라도 벤처캐피탈보다는 헤지펀드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자신의 독특한 역발상 (Contrarian) 접근법을 시장에 적용하여 또다른 성공 사례를 쓰고 싶었던 피터는 자신이 설립한 Clarium Capital을 통해 롱숏 및 매크로 펀드를 운영하였으며, 2003년에는 팰런티어를 공동창업하며 직간접적으로 다시 사업에 뛰어든 바 있습니다.

피터틸은 당시 페이스북의 첫 대표이사를 맡았던 션 파커와의 인연으로 2004년 페이스북의 첫 외부투자자로 50만 불을 투자합니다. 이후 페이스북의 급속한 성장을 지켜본 피터는 2005년 Accel의 리드로 진행된 시리즈A 라운드에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기업가치가 너무 빠르게 올라가 자체 자금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지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피터는 페이스북의 팔로우온 투자에 참여하기위해 자신의 자금 및 과거 페이팔 동료들의 출자를 모아 5백만 불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데 이것이 파운더스펀드의 1호 펀드가 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엔젤투자가 대박이 나면서 우연한 기회에 벤처캐피탈을 설립하게 된 것이죠.
2012년 기준 파운더스펀드의 성과 - 페이스북, 팰런티어, 야머를 편입한 1호 펀드는 7년만에 6.1배 성과 달성
펀드의 설립파트너 4명이 출자한 자금이 전체 펀드의 76%를 차지했던 1호 펀드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피터틸이 엔젤투자한 페이스북, 피터틸이 공동창업한 팰런티어, 페이팔의 COO를 맡았던 데이비드삭스(David Sachs)가 창업한 야머(Yammer) 등입니다. 특히 2012년 페이스북 상장 및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야머의 투자 성과에 힘입어 1호 펀드는 결성 7년만인 2012년 펀드 원금의 6.1배 성과를 기록하였으며, 최종 청산 기준으로는 7.1배의 펀드 멀티플을 기록하며 성과를 입증합니다.

Founders Fund의 전략 - 모든 것의 컨트래리언

파운더스펀드는 2007년 결성한 2호 펀드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자금 유치에 나서면서 '벤처캐피탈 모델의 혁신'이라는 전략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피터틸의 제로투원 전략은 많이 알려져있지만 이러한 철학이 벤처 펀드 운용에 어떻게 녹아있는지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1) 경쟁하지 않고 독점하는 비즈니스 모델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피터틸의 역발상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난 문구 중 하나일 것입니다. 큰 시장에서 수많은 경쟁자와 경쟁하는 것보다 작은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설파하는 피터는 '이미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시장에 가져가는 글로벌 진출'을 지양하고, 한 가지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경쟁력을 가진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철학을 강조합니다.
"A huge set of sectors and opportunities resides within the intersection of the good and the unpopular, which we seek to exploit. In particular, companies willing to take tractable technology risk remain anomalously unpopular. These companies, which take reasonable technology risk - neither zero risk (zero-risk firms tend to achieve only modest value and have few barriers to entry) nor infinite technology risk (at least from the perspective of VC's capital budget) - can be richly rewarded."

"우리가 찾는 것은 인기는 없지만 꽤 괜찮은 아이디어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산업, 그리고 여기서 창출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회입니다. 특히, 일정 수준의 기술적 리스크를 감수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이상하리만큼 (실리콘밸리에서) 인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기술적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는 기업(소프트웨어 등)과 벤처캐피탈 자본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난제(수명 연장, 지구 온난화 등)에 도전하는 기업의 중간 영역에 위치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기대를 뛰어넘는 월등한 성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파운더스펀드는 투자 대상 스타트업에서부터 '특별한 기술적 차별점' 없이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가져와 빠른 실행과 자금력으로 승부하는 실리콘밸리의 전형적인 SaaS 기업을 멀리하고, 팰런티어, 스페이스X, 딥마인드와 같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적인 독점력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2) 인기가 없는 섹터에서 진주 발견하기

파운더스펀드의 역발상 접근법은 사업 모델 뿐 아니라 투자 섹터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섹터에 구애받지 않는 투자를 추구하는 특성 상 매 펀드마다 섹터 별 비중이 바뀌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철저하게 모멘텀 투자를 지양하고 남들이 주목하지 않지만 잠재력이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물색한다는 점입니다.
파운더스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팰런티어와 같은 유명한 기업들도 즐비하지만 사실 가장 성공적이었던 투자 중 하나는 바이오 기업 Stemcentrx 입니다. 암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생체지표 특이성 치료제를 개발하는 Stemcentrx는 파운더스펀드가 2012년부터 여러 펀드에 걸쳐 총 3천억 원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기업입니다.


Stemcentrx는 2017년 생명공학 기업 Abbvie에 약 12조 원에 인수됩니다. 그 결과 VC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던 파운더스펀드는 단일 투자 건으로 2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합니다. 해당 투자를 이끈 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브라이언 싱걸먼 (Brian Singerman)은 이후 파운더스펀드의 실세로 떠오르며 현재도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브라이언 싱걸먼이 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었고, 파운더스펀드는 Stemcentrx 투자 이전, 그리고 이후에도 바이오 기업 투자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브라이언은 이후 인터뷰에서 Stemcentrx에 투자한 것은 '철저하게 창업자에 집중'했기 때문이었으며, 섹터 전문성이 없었기 때문에 외부자의 관점에서 편견없이 회사를 바라보고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3)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전략

파운더스펀드는 벤처캐피탈 대박의 본질이 그저 그런 평균 수준의 기업 여러곳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는 기업을 발굴하여 매 라운드마다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하면서 최대한 지분을 확보하는 투자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피터틸은 페이스북 초기 더 공격적으로 팔로우온 투자를 하지 못한 것, 에어비앤비 시리즈C를 리드할 당시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되는 대목이라고 늘 이야기합니다. 펀드의 몇 배를 돌려주는 것이 중요한 벤처캐피탈의 기대수익률을 생각해볼 때 100조 원이 될 기업에 100억을 투자하는 것이 1조 원이 될 기업 100곳에 1억 씩 투자하는 것보다 나은 전략이라는 관점입니다. 
성과가 좋은 2 - 3개의 포트폴리오가 전체 벤처펀드의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이 실리콘밸리가 이야기하는 벤처투자의 승수법칙(Power Law) 입니다. 결국 투자를 평가하는 기준 또한 실현가능성이 다소 낮더라도 펀드 전체 규모를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잠재성이 높은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1호 펀드에 편입했던 페이스북과 야머 사례를 보면 벤처투자에서 IRR이 얼마나 의미 없는 지표인지를 잘 이야기해줍니다. 투자 이후 단기간에 M&A에 성공하며 원금 대비 2배를 벌었던 야머는 IRR이 400%를 넘어섰지만 수익 규모는 크지 않았던 반면 페이스북은 8년이 걸렸지만 단일 투자건으로 펀드 전체의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안겨주며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투자 성공 사례로 남게 됩니다. 그 누구도 야머가 페이스북보다 나은 투자였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벤처캐피탈 '승수법칙(Power Law)'의 핵심인 것입니다.

Founders Fund의 진화 - 우리는 창업자다 (과거형 아님)

파운더스펀드를 그 어떤 투자사와도 차별화되게 만드는 요소는 투자 파트너들이 여전히 현역 창업자로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과거에 성공한 창업자가 엣싯 이후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돈도 벌며 여생을 즐기기 위해' 투자자로 나서는 일반적인 사례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파운더스펀드는 자신들의 이론에 적합한 스타트업이 없으면 심사역이 직접 팀을 꾸려 창업에 나서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펀드의 출자자들 또한 이러한 독특한 접근법을 파운더스펀드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1) OpenStore - Keith Rabois (General Partner) 2021년 공동 창업

파운더스펀드에서 피터틸, 브라이언 싱걸먼과 함께 최종 의사결정자 3인 중 한 명인 키스 라보위스는 페이팔의 임원으로 시작, 링크드인 VP와 스퀘어 COO로 근무한 바 있고, 2013년부터 코슬라벤처스의 파트너로 활동하며 2014년에는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오픈도어를 창업한 유명 인사입니다. 2019년 파운더스펀드에 합류한 키스는 여전히 자신을 '투자자'라는 구분에 한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꾸준히 창업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키스가 옛 오픈도어 동료들과 함께 2021년 공동창업한 오픈스토어는 한국의 스마트스토어와 유사한 쇼피파이(Shopify) 기반의 중소 셀러들을 인수하는 '이커머스 어그리게이터'입니다. 차별점이 있다면 오픈도어가 부동산 감정, 평가, 인수 과정을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으로 자동화했듯이 이커머스 어그리게이터 모델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인수 및 실사 과정을 혁신하고 자체 데이터 분석 엔진을 통해 매력적인 인수 대상을 직접 찾아나선다는 점입니다. 
OpenStore의 공동창업자 Keith Rabois
창업 2년차인 OpenStore는 이미 1,5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선 유니콘 기업입니다. 시드 라운드는 '당연히' 파운더스펀드가 리드하였으며, 시리즈A는 자신의 옛 친정인 코슬라벤처스, 시리즈B 라운드는 제너럴 카탈리스트가 리드하며 기업가치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파운더스펀드는 매 라운드 팔로우온 투자를 집행하며 키스의 스타트업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2) Anduril - Trae Stephens (Partner) 2017년 공동 창업

군수 산업을 혁신하고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전투 장비를 실제 전장에 투입하는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한 곳입니다. 오큘러스 공동창업자 팔머 럭키의 두 번째 스타트업으로도 유명한 안두릴은 이전 뉴스레터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미국 우선주의'를 상장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안두릴의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이 파운더스펀드의 파트너인 트레이 스테판(Trae Stephens)이라는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팰런티어의 초기 직원으로 정부 계약 및 공공 사업 개발을 담당한 후 2014년 파운더스펀드에 합류한 트레이는 피터로부터 스페이스X와 팰런티어의 다음을 이을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라는 과제를 부여받습니다.

시장 규모가 방대하면서 정부가 독점하고 있어 혁신이 더딘 산업에서 기회를 확인한 피터는 스페이스X가 NASA를 대체하고 팰런티어가 CIA의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고도화한 것처럼 또다른 '기술력으로 독점할 수 있는' 혁신 영역을 찾고 있었던 것이죠. 트레이와 팔머는 이전부터 아이디어를 교환해오다 팔머가 자의반타의반 페이스북을 떠나게되면서 본격적으로 '국방부'를 혁신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합니다. 무기시스템이 하드웨어에 너무 많은 R&D를 집중해 소프트웨어가 빈약하다는 점을 기회로 본 것입니다.
국방 및 군수 스타트업의 선두주자 Anduril - 파운더스펀드가 시드부터 시리즈E까지 모든 라운드에 참여
트레이는 예전 팰런티어의 동료였던 브라이언 쉼프(Brian Schimpf)와 맷 그림(Matt Grimm)을 설득하여 안두릴의 공동창업자로 데려옵니다. 그리고 팰런티어 시절 정부 계약 수주가 얼마나 지난하며 불확실성이 큰 업무인지 경험했던 이들은 이번에는 하드웨어를 우선 납품하면서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심어 시스템을 일단 진입시키는 '트로이목마' 전략으로 창업 첫 해부터 국경보안시스템을 포함한 정부 수주 산업 참여 기회를 얻습니다. 

파운더스펀드는 안두릴의 시드, 시리즈A 및 시리즈B를 연달아 리드하며 지금의 안두릴을 만든 가장 큰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2022년 말 진행된 시리즈E에서 1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안두릴은 스페이스X와 팰런티어에 이어 파운더스펀드의 또다른 초대박 투자 사례로 등극할 예정입니다.

3) Varda Space Industries - Delian Asparouhov (Principal) 2020년 공동 창업

극미중력 제조 스타트업 바르다(Varda)는 파운더스펀드의 이사로 재직 중인 델리안이 공동창업하여 현재도 대표를 맡고 있는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입니다. 광섬유, 의약품, 반도체와 같이 극미중력 환경이 제조에 유리한 제품들을 우주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나의 제조시설을 갖춘 로켓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바르다 또한 델리안이 근무하는 파운더스펀드가 시드투자자로 나섰으며, 2021년 진행한 시리즈A 당시에는 코슬라벤처스, 제너럴 카탈리스트, 럭스 캐피탈 등이 공동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국방 및 군수 스타트업의 선두주자 Anduril - 파운더스펀드가 시드부터 시리즈E까지 모든 라운드에 참여
피터틸이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나서는 학생들을 위해 만든 틸펠로우십 출신인 델리안은 2020년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스페이스X의 하드웨어 오퍼레이션 담당 빌 브루이(Bill Bruey)와 의기투합하여 2020년 창업에 나섭니다.

앞의 두 사례와 마찬가지로 파운더스펀드의 심사역을 겸하는 델리안은 아이디어와 인력 리쿠르팅, 그리고 투자유치를 담당하고, 실무를 맡아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창업자와 함께 공동창업에 나서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바르다는 이미 나사와 기술제휴 파트너쉽을 체결하였으며, 2023년 첫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입니다. 
Founders Fund의 미래

벤처펀드처럼 장기간 일관된 원칙에 따라 자금을 관리해야 하는 펀드의 경우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운용 인력의 겸직 및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부업을 엄격히 제한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파운더스펀드는 이해상충은 커녕, 투자자로 근무하고 있는 인력들이 직접 공동창업자로 나서 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팔로우온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오히려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입니다.

물론 이러한 창업과 투자의 경계가 모호한 파운더스펀드의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이미 피터틸이 공동창업한 팰런티어라는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파운더스펀드는 팰런티어가 진행한 2005년 시리즈B부터 2011년 시리즈E 단계까지 모든 라운드의 투자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2011년 당시 진행한 시리즈E의 기업가치가 $1.5 billion 이었는데 현재 상장된 팰런티어의 기업가치가 $15 billion 수준이니 만약 시리즈E 주식을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현재 투자 성과가 무려 10배에 달했을 것입니다.
파운더스펀드의 팰런티어 투자 사례 - 시리즈B 라운드부터 투자에 참여해 높은 수익을 회수함
파운더스펀드는 오히려 이런 자신들의 독특한 '창업 + 투자'의 접근법이 펀드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파합니다. 창업경험을 가진 파트너가 '세상에 없던 혁신적이고 독점적인' 기업을 직접 창업하고, 이러한 기업에 시드 단계부터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한 후, 나아가 파트너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니 오히려 완벽한 이해관계의 일치를 달성하면서 뛰어난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파운더스펀드가 운용역이 공동창업한 회사에 투자한 것은 '특수관계인간 거래'가 아니라 '매력적인 투자 기회에 대한 독점적 접근권'으로 봐야한다는 것이죠.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파운더스펀드 초기에도 피터털이 Clarium Capital이란 헤지펀드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팰런티어의 공동창업자도 맡고 있는 것에 대해 LP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적으로 증명하고나니 이제는 출자자들도 파운더스펀드만의 인큐베이팅 전략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설립 17년 만에 시리즈 펀드 규모를 100배로 키운 파운더스펀드
파운더스펀드도 나름 고민은 있습니다. 펀드의 핵심이자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피터틸의 상징성이 너무 커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실 2016년 트럼프 지지 선언 이후 투자나 사업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이 많은 피터가 여전히 펀드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점점 부담으로 다가오는 모양새입니다. 2016년부터 4년 간 파운더스펀드의 파트너로 재직했던 실리콘밸리의 유명 엔젤투자자 사이앤 바니스터(Cyan Banister)는 "자신이 어떤 투자를 진행해도 언론에는 피터틸의 투자로 언급되는 것이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라고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운더스펀드의 경쟁력은 팬데믹을 지나면서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때 아직까지는 잠재력에 한 표를 주는 의견이 많습니다. '세콰이어 - FTX'처럼 명성에 금이 갈만한 눈에 띄는 실패 사례도 없고, 팬데믹기간 Web3/블록체인 투자에 뛰어드는 대신 2014년부터 꾸준히 매입한 비트코인을 2022년 대부분 정리하여 2조 원의 수익을 올리며 여전히 컨트래리언으로서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파운더스펀드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를 수 있을 지 흥미가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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