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세계관은 실현됐을까
 Season 6  vol 30. 💡2025.12.05~2025.12.11.

그저 '응원군' 취급하지 말라 
동덕여대, 공학 전환하나
필요할 때만 찾는 '워킹맘'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12월 첫 플랫레터로 인사드려요.

작년 이맘때의 기억이 안 떠오를 수가 없는데요. 저는 대통령 긴급 발표 예고 속보를 봤을 때만 해도 별 생각 없이 메이플월드를 탐험 중이었거든요. ‘쓸 데 없는 소리나 하겠거니’ 하면서 라이브를 틀어보니 폭탄과도 같은 말이 떨어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12월 3일이 될 것 같아요. 

다들 마찬가지 아닐까요? 입주자님들이 <1년 전, 광장에서 만났던 응원봉 동지를 다시 찾습니다>로 보내주신 목소리를 모아 플랫은 불법계엄 이후 1년을 돌아봤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확인해 주세요!
 

탄핵과 정권 교체가 이어졌던 지난 1년 동안 ‘광장의 세계관’은 얼마나 실현됐을까요? 지난 광장에서는 2030 여성과 소수자들이 단상에 올라 정체성을 드러냈고, ‘모든 혐오와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는데요. 한마디로 광장은 ‘윤석열 탄핵’이란 구호 이상의 공간이었습니다.

그 광장의 주역들은 광장의 요구가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비동의강간죄나 차별금지법 등의 정책이 새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지 않았다든지, 이재명 대통령이 ‘남성 역차별’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것 등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한 30대 여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응원봉과 ‘빛의 혁명’을 꼬박꼬박 언급했던 정치 세력이 성범죄 대응처럼 중립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젠더) 이슈조차 너무 눈치를 보는 것 같다.”

다른 20대 여성 역시 실망을 표했는데요. “이번에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기를 바랐어요. 그런데 일단 큰일은 넘겼으니 됐지 않냐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과연 2030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집회에 많이 나왔다면 이렇게나 조용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러한 실망감은 정치권이 여성과 소수자를 ‘응원군’ 정도로 인식했다는 비판으로 수렴합니다. “전 정권을 탄핵시킨 최대 공신이 2030 여성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그에 걸맞은 정치 권력을 갖길 기대하기보다는 단순 ‘응원군’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기성 정치가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낼 그릇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내란 재판과 다가올 선거 앞에 광장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지는 건 아닐까 우려스럽습니다.


동덕여대가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앞서 동덕여대 공학전환 공론화위원회가 공학전환 권고안을 채택했는데요. 학교 측이 바로 이어 공학 전환 방침을 밝힌 것입니다.

재학생과 동문들은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했습니다. 숙의조사·타운홀미팅·온라인 설문 등 공론화위원회가 실시한 모든 조사에서 학생·교원·직원·동문의 응답이 1:1:1:1로 반영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의 의견이 지나치게 축소됐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입니다. 총학생회는 별도로 학생 총투표를 진행해 학교 측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11월 동덕여대는 학생들과 논의하지 않은 채 공학 전환을 추진하려다 거센 반발을 맞았습니다. 학생들은 본관과 100주년기념관 등을 점거하는 시위를 벌였고 캠퍼스 곳곳에 “공학 결사 반대”, “총장 퇴진” 등의 문구를 칠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안팎에서 공격과 위협을 받으면서도 공학 전환에 반대해왔는데요.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나 맞은 결과가 공학 전환 예고인 만큼 학생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동덕여대는 재물손괴·업무방해 등 혐의로 학생들을 형사 고소했고, 이후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이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학생 22명이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새벽배송이 없어지면 장은 어디서 보나, 워킹맘의 분노”
“워킹맘까지 들고 일어났다, 새벽배송 금지가 답일까”

쿠팡 새벽배송 논쟁을 지켜본 남지원 젠더데스크 겸 플랫팀장의 칼럼입니다. 남지원 데스크는 워킹맘 당사자로서 “나의 분노의 슬픔에 이 사회가 그동안 이렇게까지 공감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싶어 황송해졌다고 하는데요.

칼럼은 먼저 “워킹맘으로서 말하자면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살림의 책임을 자연스럽게 엄마 몫으로 돌려버리는 언어에 대해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다”고 밝힙니다. “어째서 아침 식재료를 사고 아이 준비물을 챙기고 집안의 자잘한 생필품을 보충하는 일은 모두 ‘워킹맘’의 역할인 건지, 워킹대디는 왜 안 들고 일어나는지” 같은 의문, 아마 입주자님도 품어보신 적 있을 것 같아요. 성별 고정관념이 언론 보도를 통해 다시 강화되는 것입니다.

또한 칼럼은 “워킹맘에게 필요한 것은 새벽배송이라기보다는 시간”이라고 지적합니다. 장시간 노동에 치여 장을 보거나 아이와 함께할 여유조차 없기 때문에 새벽배송을 활용하는 것이지, 일하는 시간만 조금 줄어들어도 새벽배송 그 자체가 꼭 필수이진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문제는 항상 외면하는 주체들이, 오로지 기업 논리를 방어하거나 노동시간 규제를 비판할 때만 ‘워킹맘’을 핑곗거리로 소비하는 것은 좀 치사하고 비겁한 일이다.” 그래서 칼럼은 “워킹맘을 만능방패 삼아 노동자끼리 싸움 붙이는 대신, 어떻게 안전한 일터를 만들지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제안합니다.


이번 주에도 김연서 인턴기자가 꾸립니다😘 흥미로운 드라마를 가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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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와카코와 술> 


혹시 ‘셀프 데이트(self date)’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한국어로는 ‘나와의 데이트’ 정도로 옮길 수 있는데, 혼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자신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뜻합니다. 최근 해외에서는 셀프 데이트를 즐기고 인증하는 문화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단어는 낯설지 몰라도 자신을 소중히 대하려는 감각 자체는 익숙하실거예요. 나와 데이트를 하는 방식도 다양할 텐데, 그중 🧵퇴근 후 나와의 데이트를 다룬 드라마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무라사키 와카코 26세. 술을 원하는 혀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오늘 밤도 여자 혼자서 술 한잔 걸칠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와카코와 술>은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 시리즈입니다. 시즌 9까지 방영된 이 작품에서 주인공 와카코(타케다 리나)는 일상의 작은 장면을 힌트로 삼아 그날 마실 술을 고릅니다. 이를테면 모르는 사람의 배려에 따뜻함을 느낀 날엔 데운 정종을, 상사의 갑작스러운 야근 지시에 화가 난 날엔 시원한 맥주를 선택합니다. 주종보다 더 중요한 건 안주입니다. 그는 술과 완벽한 페어링을 이루는 안주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합니다.


이를테면 겨울 분위기가 가득한 시즌 2의 2회에서 와카코가 고른 안주는 ‘바지락 술찜’이었어요. 그날 먹기로 결정한 따뜻한 정종과 잘 어울리는 요리이기 때문이지요. 점원은 버섯국과 나물 기본 안주를 내어주며 “따뜻한 음식을 먼저 먹으면 다음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와카코는 그대로 맛본 뒤 감탄하고, 특유의 추임새인 “푸슈~”를 내뱉습니다. 바지락 술찜에 곁들여 나온 허브를 음미하면서는 바지락의 감칠맛을 살린다며 기뻐합니다. 다 먹은 뒤 주점을 나서며 “즐거웠어”라고 말하고, 극 중 가게의 실제 위치를 공유하며 회차가 마무리됩니다.


‘반주의 미학’. 와카코를 보며 떠올린 말입니다. 그는 오늘 자신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 정확히 아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거나 더 잘 느낄 수 있는 안주를 골라냅니다. 정성껏 음식을 선택하고, 그것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식을 알고 있습니다. 혼자 마시는 것은 그가 ‘적극적으로 선택한’ 행위입니다. 회사 동료들의 저녁 약속 제안이나 연인의 데이트 요청에도 혼자 먹고 마시겠다고 말합니다. 지친 와카코를 위로하는 것은 타인보다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감각일 것입니다.


이 시리즈를 보게 된다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티빙, 왓챠, 웨이브에서 볼 수 있어요.



👤 너무 감동적이다. 우리나라도 저런 사고방식이 정착되어 장애인을 다르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뭐든 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부럽다.

👤 구르님, 김지우 작가님의 여행을 응원합니다!! 멋져요💕

  
👀 From.Flat 

📣 '퇴근 후를 어떻게 풍요롭게 꾸려갈 수 있을까'는 정말 풀리지 않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일단 남지원 데스크의 칼럼처럼 일하는 사람의 시간은 한정적이고 그 한정된 시간 속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돌봄이나 학업, (이제는 생존이 된) 운동 등을 채워넣다 보면 아무래도 내 기분만을 위한 시간은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셀프 데이트라는 명명이 '굳이' 필요한 이유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놓쳐버리기가 쉬워서인 것 같습니다. 입주자님들의 셀프 데이트는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분들이 저희 플랫으로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신 덕분에 12월 첫 기사를 더 풍성하게 꾸릴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차 공개될 플랫의 여러 이벤트와 기획에도 계속해서 많은 관심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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